"건보공단, 방문 이유 명시없이 공문 한장 달랑…현지조사와 다를 바 없어"
#. "6개월치 진료기록부, 본인부담금 수납대장 제출하세요.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해주시고요. 내일 나갑니다."
최근 대전 C내과 원장은 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 건보공단 직원이 다음날 현지확인을 나온다고 통보한 시각은 전날 오후 5시. 이유는 C내과가 검진당일 대장내시경 부당청구 기관으로 의심된다는 것.
#. 대전 K내과 원장은 건강보험공단 직원이 현지확인 명목으로 의원에 3일간 머무르며 6개월치 자료를 조사했다. 그리고 건강검진 당일 진료비 청구분 168건에 대해 요양급여비 환수처분을 내렸다. 여기에는 검진 당일 대장내시경 비용도 포함돼 있으며,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암을 발견한 것도 환수 대상이었다.
부산과 경상남도 지역에 이어 대전에서도 검진당일 대장내시경 부당청구를 적발하기 위한 건보공단의 무차별 현지확인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일선 개원가에 따르면 건강검진 당일 대장내시경 진료비 청구에 대해 건보공단이 현지조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현지확인이 이뤄지고 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관계자는 "최근 대전지역에서 개원 1~2년차 검진 의원을 대상으로 건보공단이 현지확인을 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진자조회 등을 통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병원에 의심 환자 자료를 요청하는 등의 절차가 있는데 6개월치의 광범위한 자료를 달라고 하고 머물 공간까지 따로 요구한다"며 "현지조사와 뭐가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실제 건보공단이 C내과에 발송한 현지확인 요청 공문을 보면 현지확인을 나오는 이유도 없이 방문일자, 방문자, 제출자료만 나와 있다. 언제, 어떤 자료를 내야 하는지도 나와있지 않다.
이 관계자는 "검진당일 대장내시경에 대해 현지확인을 한다고 하면서 지역마다 확인 내용에 대해 표준화도 안 돼 있다"며 "건강관리 기록지에 대장내시경 관련 증상이 적혀 있어야 한다는 곳도 있고 용종이 꼭 있어야 한다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건보공단의 이 같은 행태는 궁극적으로 대장암 발생률을 낮추는 방해 요소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소리다.
개원내과의사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5대 암 중 대장암 발생률만 유일하게 안 꺾이고 있으며 대장내시경을 한 번도 안 받은 사람들이 많다"며 "건보공단의 무차별 현지확인은 대장내시경 검사 자체를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현장에서 건보공단의 무분별한 환수 조치가 얼마나 부당한지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서울 A내과 원장은 "40세 이상 국민 대부분이 검진대상자라서 검진당일 대장내시경을 하는 것은 대부분의 외래환자가 원하는 방식"이라며 "대장암이 줄지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 건보공단이 과도하게 제한, 환수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경기도 B내과 원장도 "건강검진 날 검진을 하는 게 원칙인데 대장내시경이 꼭 필요한 환자가 있다"며 "설사를 자주 하거나 변비가 있다고 하면 검진을 하면서 금식을 해야 하니 한꺼번에 하는 경우가 많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경기도 C병원 원장도 "의사 입장에서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검진 당일 대장내시경을 하면 임의비급여가 되니 진료비 청구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며 "정상 진료를 한 것인데 그 비용과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생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기록 반드시 남기고 수진자조회도 대비해야"
의료계는 검진당일 대장내시경의 급여화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부산시의사회도 성명서를 내고 "환자에게 적절한 진료를 하고도 검진당일 대장내시경을 한다는 이유로 불법 진료로 매도당하고 있다"며 "의사 진료권 존중 및 환자 편의성을 위해 검진당일 대장내시경 검사의 보험 적용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원협회는 검진당일 대장내시경은 최근 현지조사 타깃이 되고 있기 때문에 청구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안내하고 있다. 피할 수 없다는 조심하고 보자는 것이다.
의원협회가 2012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복지부 현지조사 사례 108건을 분석한 결과 13건(12%)이 검진당일 대장내시경 진료비 청구 문제였다.
관련 증상이 기록에 있어도 수진자조회 시 환자 의견과 다르면 부당청구가 된다. 환자 본인부담금만 받으면 부당청구, 비급여로 비용을 추가로 받으면 허위청구가 된다.
윤용선 회장은 "증상이 있어 급여로 시행했다는 기록을 반드시 해놓고 수진자조회에 대비해 환자에게도 자세히 설명을 해야 한다"며 "정해진 본인부담금 이외에 추가로 수가를 받으면 허위청구가 될 수 있어 받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일선 진료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인지하고 정부와 개선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약 1년 전부터 이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의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선행진료가 있으면 당연히 비용을 인정해줘야 한다"며 "급여기준의 문제이기 때문에 복지부, 심평원과는 공감을 한 상황이다. 개선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전 C내과 원장은 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 건보공단 직원이 다음날 현지확인을 나온다고 통보한 시각은 전날 오후 5시. 이유는 C내과가 검진당일 대장내시경 부당청구 기관으로 의심된다는 것.
#. 대전 K내과 원장은 건강보험공단 직원이 현지확인 명목으로 의원에 3일간 머무르며 6개월치 자료를 조사했다. 그리고 건강검진 당일 진료비 청구분 168건에 대해 요양급여비 환수처분을 내렸다. 여기에는 검진 당일 대장내시경 비용도 포함돼 있으며,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암을 발견한 것도 환수 대상이었다.
부산과 경상남도 지역에 이어 대전에서도 검진당일 대장내시경 부당청구를 적발하기 위한 건보공단의 무차별 현지확인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일선 개원가에 따르면 건강검진 당일 대장내시경 진료비 청구에 대해 건보공단이 현지조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현지확인이 이뤄지고 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관계자는 "최근 대전지역에서 개원 1~2년차 검진 의원을 대상으로 건보공단이 현지확인을 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진자조회 등을 통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병원에 의심 환자 자료를 요청하는 등의 절차가 있는데 6개월치의 광범위한 자료를 달라고 하고 머물 공간까지 따로 요구한다"며 "현지조사와 뭐가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실제 건보공단이 C내과에 발송한 현지확인 요청 공문을 보면 현지확인을 나오는 이유도 없이 방문일자, 방문자, 제출자료만 나와 있다. 언제, 어떤 자료를 내야 하는지도 나와있지 않다.
이 관계자는 "검진당일 대장내시경에 대해 현지확인을 한다고 하면서 지역마다 확인 내용에 대해 표준화도 안 돼 있다"며 "건강관리 기록지에 대장내시경 관련 증상이 적혀 있어야 한다는 곳도 있고 용종이 꼭 있어야 한다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건보공단의 이 같은 행태는 궁극적으로 대장암 발생률을 낮추는 방해 요소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소리다.
개원내과의사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5대 암 중 대장암 발생률만 유일하게 안 꺾이고 있으며 대장내시경을 한 번도 안 받은 사람들이 많다"며 "건보공단의 무차별 현지확인은 대장내시경 검사 자체를 위축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현장에서 건보공단의 무분별한 환수 조치가 얼마나 부당한지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서울 A내과 원장은 "40세 이상 국민 대부분이 검진대상자라서 검진당일 대장내시경을 하는 것은 대부분의 외래환자가 원하는 방식"이라며 "대장암이 줄지않고 있는 현 상황에서 건보공단이 과도하게 제한, 환수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경기도 B내과 원장도 "건강검진 날 검진을 하는 게 원칙인데 대장내시경이 꼭 필요한 환자가 있다"며 "설사를 자주 하거나 변비가 있다고 하면 검진을 하면서 금식을 해야 하니 한꺼번에 하는 경우가 많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경기도 C병원 원장도 "의사 입장에서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검진 당일 대장내시경을 하면 임의비급여가 되니 진료비 청구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며 "정상 진료를 한 것인데 그 비용과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생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기록 반드시 남기고 수진자조회도 대비해야"
의료계는 검진당일 대장내시경의 급여화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부산시의사회도 성명서를 내고 "환자에게 적절한 진료를 하고도 검진당일 대장내시경을 한다는 이유로 불법 진료로 매도당하고 있다"며 "의사 진료권 존중 및 환자 편의성을 위해 검진당일 대장내시경 검사의 보험 적용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한의원협회는 검진당일 대장내시경은 최근 현지조사 타깃이 되고 있기 때문에 청구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안내하고 있다. 피할 수 없다는 조심하고 보자는 것이다.
의원협회가 2012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복지부 현지조사 사례 108건을 분석한 결과 13건(12%)이 검진당일 대장내시경 진료비 청구 문제였다.
관련 증상이 기록에 있어도 수진자조회 시 환자 의견과 다르면 부당청구가 된다. 환자 본인부담금만 받으면 부당청구, 비급여로 비용을 추가로 받으면 허위청구가 된다.
윤용선 회장은 "증상이 있어 급여로 시행했다는 기록을 반드시 해놓고 수진자조회에 대비해 환자에게도 자세히 설명을 해야 한다"며 "정해진 본인부담금 이외에 추가로 수가를 받으면 허위청구가 될 수 있어 받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일선 진료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인지하고 정부와 개선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약 1년 전부터 이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의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선행진료가 있으면 당연히 비용을 인정해줘야 한다"며 "급여기준의 문제이기 때문에 복지부, 심평원과는 공감을 한 상황이다. 개선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