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음주·흡연과 무관…방사선도 영향 없어"

발행날짜: 2016-12-14 05:00:40
  • 삼성서울병원 정재훈 교수 "근거중심 가이드라인 단초"

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흡연과 음주 등이 갑상선암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기 검진 등의 논란도 있었지만 초음파 등 검진율도 암의 발병과 진단,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재훈 교수는 최근 갑상선암 발병 요인과 조기발견, 치료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메디칼타임즈와의 만남에서 그 결과를 공개했다.

정 교수는 2011년 8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갑상선 유두암으로 진단받은 1146명과 양성이나 결절로 진단받은 1095명 등 총 2241명을 추적해 대조 분석했다.

그 결과 흡연과 음주, 의료방사선 노출 등 과거에 제기됐던 위험 요인들 중 대부분은 갑상선암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재훈 교수는 "갑성선암 환자들이 대조군에 비해 체지방량이 더 높은 증거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또한 흡연과 간접 흡연 등과의 관련성도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한 음주량이 많을 수록 오히려 갑상선암 위험도가 낮아지는 역 관련성이 발견됐다"며 "결국 위험요인으로 대두됐던 흡연과 비만, 음주 등이 갑상선암 발병과는 큰 연관이 없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결국 기존에 갑상선암 발병 요인으로 대두됐던 위험요인 대부분이 사실은 암의 발병과 관련이 없었다는 의미다.

또한 최근 대두되고 있는 새로운 암의 발병 원인들, 즉 비만과 햇빛 노출량, 방사선 노출 등도 실상은 갑상선암과 큰 연관성이 없었다.

햇빛 노출량의 경우 전체 노출 시간과 관련성이 전혀 없었으며 주중 노출 시간만 파악했을 때 주당 10시간 이상인 경우 오히려 갑상선암 위험도가 낮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갑상선 초음파 검진율 또한 환자군과 대조군 간에 차이가 전혀 없었다. 새로운 가설들도 대부분 갑상선암 발병과 관련이 없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정 교수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학계와 논의한 뒤 대국민 암 예방 교육에 활용할 계획이다.

정재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대국민 암 예방을 위한 근거 중심의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나아가 이번 연구에서 입증하지 못한 가족력과 흉부 X레이 등 의료방사선력 등의 요인에 대한 보다 큰 규모의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모아진다면 갑상선암 예측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갑상선암의 유전적 소인에 대한 연구도 함께 진행됐다는 점에서 향후 맞춤 치료법 개발에 큰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 교수의 연구 결과 TERT promoter 변이는 우리나라 갑상선유두암의 9.8%, 여포함의 16.7%, 저분화암 및 미분화암의 43.8%에서 발견됐다.

또한 나이가 많을수록, 병기가 진행될수록, 탈분화가 심할수록 많이 발견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즉 TERT promoter 변이가 갑상선 분화암 환자의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독립적인 인자라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다.

정 교수는 "TERT promoter변이 검사가 향후 환자의 치료 계획을 수립하거나 예후를 평가하는데 매우 중요한 인자가 될 것"이라며 "유전자 변형만으로 전이암의 유전자 변형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 맞춤형 치료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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