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이어 부산도 "전공의 폭행문화 이젠 바꿀 때"

박양명
발행날짜: 2017-08-02 12:00:40
  • 보건의료노조 "P대학병원 교수 폭언·폭행 사건 철저히 조사해야"

폐쇄적이고 수직적 문화의 병원 내 폭언, 폭행, 성희롱 문제 근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공의 폭행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전라북도 J대학병원에 이어 교수가 간호사와 전공의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한 부산 P대학병원 사례가 이어지면서 이같은 주장이 공론화 되고 있는 것.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2일 "병원은 내부 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 가해자가 누구더라도 철저히 진상을 조사하고 마땅한 징계조치를 해야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며 "병원의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가 실시한 보건의료 노동자 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7%가 폭언을 경험했고 폭언의 가해자가 의사인 경우가 30.9%나 됐다. 국립대병원과 사립대병원에서는 각각 35%로 더 높게 나타났다.

폭언, 폭행, 성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응답률은 각각 1.4%, 4.3%, 3.2%에 불과했다. 67~82%의 응답자가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참고 넘겼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에 전공의는 포함되지 않지만 이들의 고충도 다르지 않다"며 "4년간 전공의 과정을 마치기 위해서는 교수 눈 밖에 나서는 안되기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문제 삼기 보다는 대부분 참고 넘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원 대부분 업무가 아픈 사람을 돌봐야 하고 환자 건강과 생명을 좌우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엄격한 위계질서, 상명하복의 수직적 조직문화"라며 "이는 상호 존중하고 배려하는, 소통하고 협력하는 문화 형성을 방해한다"고 꼬집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해 병원 내 폭언폭행, 성폭력 근절을 위한 매뉴얼을 마련했다. 올해는 환자-직원-노동이 존중받는 3대 존중 병원 만들기 운동을 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의 폭언, 폭행 사건이 불거진 P대학병원은 철저히 조사하고 가해자를 엄중히 문책하며 이후 확실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의사를 포함한 전직원 폭력예방 교육과 상호존중 프로그램 등을 실시해 조직문화를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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