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보건의료학회, 2월부터 TFT 운영 "다양한 의견 수렴"
"의사나 간호사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없어서 속상해요."
"탈북민의 특수성을 알아주는 정신심리쪽 상담과를 많이 개설해주세요."
북한이탈주민의 우리나라 의료환경에 바라는 점이다.
통일보건의료학회는 이같은 북한이탈주민의 바람 등을 집약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15일 연세암병원에서 남북하나재단과 공동 개최한 춘계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
전우택 이사장(연세의대)은 "통일 연구를 한 지가 30년이 돼 가는데 살아있는 동안 남북관계에서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위해 논의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공동체로서의 삶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영역이 보건의료분야"라며 "보건의료는 남북관계에서 소통이라는 것을 보여줄 상징적인 영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보건의료학회는 지난 2월 남북한 의료인 및 의료대상자를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 TF팀을 구성해 지침서에 담을 내용의 범위를 설정했다.
이혜원 대외협력이사(서울의료원 공공의료팀 과장)은 "북한 보건의료시스템 특징 중 하나가 예방의학 중심이라는 것"이라며 "지역별로 120~130명의 가구를 담당하는 호담당 의사가 있으며 실질적 검사가 필요하면 우리나라 2차병원 개념인 인민병원으로 진료를 의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민병원이라도 진단할 수 있는 장비가 많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의사가 촉진, 시진, 문진해서 질병을 판단하는 포지션이 상당히 크다"고 덧붙였다.
TF는 국내외 북한 및 통일보건의료 관련 문헌 23편을 최종 선정, 분석해 정보, 증상, 문화, 약 등 4개의 대주제를 선정해 다시 각 주제별로 소주제를 선정했다.
이 이사는 "북한은 우리나라 한의학과 비슷한 고려의학이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전인적 접근법에 익숙한 의료환경"이라며 "반면 우리나라는 검사장비가 많이 발달돼 있어 실질적 검사를 통해 이뤄지는 진단이 많고 양의와 한의가 명확히 구분돼 있어 북한이탈주민에게는 불만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탈주민이 진료실을 찾아오는 과정부터가 쉽지 않다"며 "진료실에서 사용하는 언어, 진료이후 과정이 북한 현실과 다르기 때문에 진료를 받는 환자나, 진료를 해야 하는 의료진이나 지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회가 만든 가이드라인은 보건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10대 가이드라인과 북한이탈주민을 진료하는 보건의료인을 위한 10대 지침 등 크게 두가지다.
북한이탈주민이라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자 ▲올바른 건강습관을 유지하자 ▲몸이 아픈 것은 삶의 여건이나 주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 ▲마음이 아프면 몸에 병이 없어도 몸이 아플 수 있다 ▲정확한 정보가 빠르고 확실한 치료를 이끌어 낸다 ▲신뢰할 수 있는 의사에게 꾸준히 치료 받는 것이 좋은 치료결과를 이끈다 ▲증상이 바로 없어지지 않는다고 치료 효과가 없는 게 아니다 ▲약이 효과를 나타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보약도 많이 먹으면 독이 된다 ▲의료 이용 정보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 등을 지침으로 삼는 게 좋다.
북한이탈주민을 진료하는 보건의료인을 위한 10대 가이드라인은 ▲북한이탈주민은 증상 정도로 질환의 경중을 판단하곤 한다 ▲신체 증상이 심리적 어려움과 관련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삶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증상 호소 표현을 잘 이해해준다 ▲꼼꼼한 문진과 신체검사를 한다 ▲의사-환자 사이 신뢰관계가 치료과정에 큰 영향을 준다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준다 ▲약 효능과 효과 발현 시점 등 환자 눈높이에 맞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약물 오남용 및 과용의 위험성을 설명한다 ▲건강보험 자격을 확인한다 등이다.
전우택 이사장은 "북한은 의사의 처방 없이도 얼마든지 의약품 구입이 가능하다"며 "배가 왜 아픈지, 허리가 왜 아픈지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보다는 약을 먹은 다음 즉각적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고 현실을 전했다.
그는 "10대 가이드라인은 많은 탈북자와 탈북자를 진료했던 보건의료인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해 그들이 느꼈던 가장 큰 문제의식을 정리한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중요하고 통일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의미있는 문건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 역시 학회가 만든 가이드라인을 공공의료기관 등에 전국적으로 배포하고 학회와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김신곤 학술이사(고려의대)는 "하나재단과 10대 가이드라인에 대한 해설서를 만들기로 합의했다"며 "이후 진료현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는 것을 후속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민의 특수성을 알아주는 정신심리쪽 상담과를 많이 개설해주세요."
북한이탈주민의 우리나라 의료환경에 바라는 점이다.
통일보건의료학회는 이같은 북한이탈주민의 바람 등을 집약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15일 연세암병원에서 남북하나재단과 공동 개최한 춘계학술대회에서 공개했다.
전우택 이사장(연세의대)은 "통일 연구를 한 지가 30년이 돼 가는데 살아있는 동안 남북관계에서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위해 논의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공동체로서의 삶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영역이 보건의료분야"라며 "보건의료는 남북관계에서 소통이라는 것을 보여줄 상징적인 영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보건의료학회는 지난 2월 남북한 의료인 및 의료대상자를 위한 가이드라인 개발 TF팀을 구성해 지침서에 담을 내용의 범위를 설정했다.
이혜원 대외협력이사(서울의료원 공공의료팀 과장)은 "북한 보건의료시스템 특징 중 하나가 예방의학 중심이라는 것"이라며 "지역별로 120~130명의 가구를 담당하는 호담당 의사가 있으며 실질적 검사가 필요하면 우리나라 2차병원 개념인 인민병원으로 진료를 의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민병원이라도 진단할 수 있는 장비가 많지 않아 실질적으로는 의사가 촉진, 시진, 문진해서 질병을 판단하는 포지션이 상당히 크다"고 덧붙였다.
TF는 국내외 북한 및 통일보건의료 관련 문헌 23편을 최종 선정, 분석해 정보, 증상, 문화, 약 등 4개의 대주제를 선정해 다시 각 주제별로 소주제를 선정했다.
이 이사는 "북한은 우리나라 한의학과 비슷한 고려의학이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전인적 접근법에 익숙한 의료환경"이라며 "반면 우리나라는 검사장비가 많이 발달돼 있어 실질적 검사를 통해 이뤄지는 진단이 많고 양의와 한의가 명확히 구분돼 있어 북한이탈주민에게는 불만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탈주민이 진료실을 찾아오는 과정부터가 쉽지 않다"며 "진료실에서 사용하는 언어, 진료이후 과정이 북한 현실과 다르기 때문에 진료를 받는 환자나, 진료를 해야 하는 의료진이나 지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회가 만든 가이드라인은 보건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10대 가이드라인과 북한이탈주민을 진료하는 보건의료인을 위한 10대 지침 등 크게 두가지다.
북한이탈주민이라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자 ▲올바른 건강습관을 유지하자 ▲몸이 아픈 것은 삶의 여건이나 주변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 ▲마음이 아프면 몸에 병이 없어도 몸이 아플 수 있다 ▲정확한 정보가 빠르고 확실한 치료를 이끌어 낸다 ▲신뢰할 수 있는 의사에게 꾸준히 치료 받는 것이 좋은 치료결과를 이끈다 ▲증상이 바로 없어지지 않는다고 치료 효과가 없는 게 아니다 ▲약이 효과를 나타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보약도 많이 먹으면 독이 된다 ▲의료 이용 정보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 등을 지침으로 삼는 게 좋다.
북한이탈주민을 진료하는 보건의료인을 위한 10대 가이드라인은 ▲북한이탈주민은 증상 정도로 질환의 경중을 판단하곤 한다 ▲신체 증상이 심리적 어려움과 관련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삶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증상 호소 표현을 잘 이해해준다 ▲꼼꼼한 문진과 신체검사를 한다 ▲의사-환자 사이 신뢰관계가 치료과정에 큰 영향을 준다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행동지침을 준다 ▲약 효능과 효과 발현 시점 등 환자 눈높이에 맞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약물 오남용 및 과용의 위험성을 설명한다 ▲건강보험 자격을 확인한다 등이다.
전우택 이사장은 "북한은 의사의 처방 없이도 얼마든지 의약품 구입이 가능하다"며 "배가 왜 아픈지, 허리가 왜 아픈지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보다는 약을 먹은 다음 즉각적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고 현실을 전했다.
그는 "10대 가이드라인은 많은 탈북자와 탈북자를 진료했던 보건의료인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해 그들이 느꼈던 가장 큰 문제의식을 정리한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중요하고 통일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의미있는 문건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인 남북하나재단 역시 학회가 만든 가이드라인을 공공의료기관 등에 전국적으로 배포하고 학회와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김신곤 학술이사(고려의대)는 "하나재단과 10대 가이드라인에 대한 해설서를 만들기로 합의했다"며 "이후 진료현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는 것을 후속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