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에 대한 오해와 진실

원종혁
발행날짜: 2018-06-19 11:27:26
  • 내시경 검사∙치과 시술 전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 중단 여부 고민 많아



1년 전 심근경색을 경험해 혈전생성의 위험성이 있는 김순자씨(여∙만 68세)는 심혈관질환 재발 방지 목적으로 하루 한 알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쯤 건강검진을 받아 왔던 김씨는 올해도 건강검진을 앞두고 지인과 대화를 나누던 중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하지 않으면 위장관내시경 검사 시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하자니 심혈관질환 발생이 걱정되고, 계속 복용하자니 지인의 말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심혈관질환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김순자씨와 같은 고민에 빠진 적이 있을 것이다.

심혈관질환은 전 세계 1위, 한국인의 2위 사망원인으로 심장과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에 이상이 생긴 질환을 포함한다. 고지혈증∙고혈압∙당뇨병과 같은 선행질환과 더불어 비만∙흡연∙운동부족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그 중 저용량 아스피린은 혈전 생성을 억제해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심혈관계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효능이 입증돼 심혈관질환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저용량 아스피린 제품으로는 바이엘의 아스피린프로텍트가 있다.

저용량 아스피린의 혈전 생성 억제 효과는 바로 김순자씨를 고민에 빠뜨린 원인이기도 하다. 저용량 아스피린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감소시켜 주지만, 동시에 과거에 궤양이 있거나 소염진통제를 같이 복용하는 경우 출혈 발생 위험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사례와 같이 심혈관질환을 경험한 환자의 경우, 재발 방지를 위해 아스피린 복용은 반드시 필요하다. 환자 스스로 결정해 무작정 복용 중인 아스피린을 끊어서는 안 되기 때문.

아스피린을 둘러싼 정보들,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최유정 교수는 "시술의 출혈 위험성과 환자의 동반질환 여부 및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고려해 환자 상태에 따라 시술 전 아스피린 복용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며 "이를 결정할 때 반드시 본인의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확인하고 전문의의 의견에 따라 복용 중단이 필요한지 복용을 지속해야 하는지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최근 관상동맥질환으로 스텐트 삽입술을 받은 환자는 시술이나 수술 시 아스피린을 중단했을지라도 이후 가급적 빨리 재복용 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해1. 내시경 검사 받기 전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 중단해야 한다?

-내시경 검사 또는 시술의 종류에 따른 출혈 위험도와 환자의 기저질환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에 대해서 꼼꼼히 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태평양소화기학회(APAGE)와 아시아태평양소화기내시경학회(APSDE)가 2018년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출혈 위험이 큰 초고위험 내시경 시술이 아니라면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하지 않아도 된다고 권고했다.

오히려 혈전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의 경우에는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질환이 더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시경 검사 또는 시술이 예정돼 있다면, 아스피린 복용 지속 가능 여부에 대해 아스피린 처방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오해2. 치과치료 전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혈이 필요하지 않는 발치 및 치과 수술은 출혈 저위험 수술로 간주된다. 2017년 치의학 임상연구 저널(Journal of Clinical and Experimental Dentistr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환자의 일반적인 건강 상태는 치과 시술보다 중요하며, 치과 수술 시 지혈 방법을 통해 출혈을 잘 조절하면서 아스피린을 포함한 항혈소판제 복용을 지속하는 것이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치과 시술을 포함한 모든 수술 전, 아스피린 처방의에게 수술 사실을 알리고 복용 지속 가능 여부에 대해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오해3. 고령일수록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면 출혈 위험이 커진다?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 시 심혈관질환 예방에 대한 이득과 출혈 부작용에 따른 위험성이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 2017년 란셋(Lancet)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심혈관질환 재발 방지를 위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복용하는 고령의 환자의 경우 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나 위산분비를 억제해 주는 프로톤펌프억제제(PPI)를 함께 복용 시 출혈을 예방할 수 있다.

PPI는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등의 치료를 위해 널리 처방되고 있는 약물로, 장기간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환자가 함께 복용할 경우 위장관 출혈 위험을 70~90% 감소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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