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교육부학장 "성인 학습자로서 자기주도적 평생학습 능력 키워줘야"
"제도가 바뀐 후 공부 자체는 쉽지 않지만 적어도 동기들 사이에 경쟁하는 것 때문에 오는 스트레스는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적다."
절대평가제도를 경험한 연세의대 학생들은 동기들과의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확실히 줄었다고 말하고 있다.
상대평가를 통한 줄세우기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합격(PASS), 불합격(NON-PASS)로만 평가하는 절대평가제도를 도입한 연세의대가 첫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그동안의 변화를 공개했다.
연세의대는 22일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에서 의과대학 학생평가제도 혁신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연세의대는 2014년 절대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사회가 요구하는 의사상을 위해 필요한 4개 분야의 졸업성과를 설정, 이에 따른 36개 졸업역량을 정해 교과 과정을 개편, 적용했다.
연세의대가 설정한 사회가 요구하는 의사상은 훌륭한 의사, 탁월한 의학자, 효과적인 의사소통가, 신뢰받는 전문가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세의대 김동석 교육부학장(신경외과)은 "스스로 공부해서 발달해 나가지 않으면 도저히 그 자리를 지킬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1등부터 120등까지 등수를 정했을 때 임팩트는 하나도 없지만 1등인 학생과 100등이 넘는 학생 사이에 엄청난 갈등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에게 해줘야 하는 것은 성인 학습자로서 자기주도적인 평생학습을 할 수 있는 태도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절대평가를 경험한 연세의대 본과4학년 허성택 학생은 "경쟁이 없다보니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봐도 편하게 답하고 모르는 것은 같이 찾아보는 협력하는 관계라는 인식이 커졌다"며 "시험점수 기준이 성적이 아니라 자기 만족으로 바뀌는 과정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배울 것을 배우면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니까 학교가 학생을 믿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제도"라며 "발전과 성취의 기준을 자신에게 맞추는 제도"라고 덧붙였다.
"학습태도, 학업성취도 좋아졌다"
의학교육학교실 안신기 교수는 절대평가제도의 성과를 발표했다. 자기주도학습, 학업동기 등 학습태도는 유의미하게 높아졌으며 학업성취도에 저하도 없었다. 대신 학업관련 스트레스나 자존감에는 차이가 없었다.
학업성취도가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의사국시 합격률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70% 이상이 전국 평균 이상의 성적을 받았다.
지난해와 올해 졸업생들의 의사국시 평균이 전국 평균과 비슷하거나 더 높았다.
안 교수는 "절대평가제도를 도입한 외국대학들에서도 의사국시 성적을 지표로 삼고 있다"며 "절대평가를 도입했다고 해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저하는 없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연구역량도 늘었다.
연세의대는 모든 학생이 연구입문과 연구멘토링 과정을 통해 연구제안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교과과정을 만들었다. 연구입문을 마친 학생들은 1학년 2학기부터 2학년 2학기까지 3학기 중 1학기를 선택해 지도교수에게 일대일 연구 멘토링을 받는다.
2014~2016년 282명이 관련 과정을 이수했고 215명의 지도교수가 참여했다. 학생연구논문집도 발간됐다.
안 교수는 "학생 연구력 과정을 경험유무에 따라 연구참여 활동과 연구결과물 빈도가 확실히 높아졌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논문을 찾아읽고, 배경지식을 습득하며, 주제를 선정, 가설을 세우게 됐으며 미래에도 계속 연구를 하겠다는 구체적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유급에 대한 기준과 관행도 바뀌었다. 유급과목이 있는 학기를 재학습하도록 하던 것을 절대평가제도 도입에 따라 과목단위 재학습정책으로 바꾼 것. 학생들은 패스하지 못한 과목만 재수강했다.
또 전임상과정 학생들은 매분기 학습이 끝나면 자신의 학습과 관련해 성찰에세이를 작성한 후 이를 바탕으로 학습공동체 지도교수와 성찰면담을 가졌다.
안 교수는 "성찰면담은 학점이 부여되는 공식적인 교과과정이지만 분위기는 매우 인격적이고 개별적"이라며 "임상과정에 들어간 3, 4학년 학생들은 1학기에 한번씩 진로지도를 중심으로 지도교수와 성찰면담을 진행하고 4학년부터는 의대 학습과정을 돌아보는 포트폴리오 면담을 갖는다"고 했다.
안 교수는 절대평가제도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졸업성과와 역량에 대한 재검토 작업, 교수들의 평가와 관련한 지원이 체계화 돼야 한다는 과제도 내놨다.
그는 "과목책임 교수를 위해서는 역량의 정의와 평가 설계를 위한 지원, 평가를 했을 때 평가작업에 대한 지원, 평가 후의 후속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센터가 별도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교수법의 실제적 변화 및 다양한 교육방안이 필요하다. 교수법이 변하려면 교수가 변해야 한다는 소리"라며 "ICT 기술 발전으로 대학의 공간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다. 학생들이 미리 공부하고 상호작용하는 강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의 변화는 하나의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가 학교 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미 지식은 학교라는 경계를 넘어가고 있다. 교수들이 학생을 위해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면 학생들에게도 다른 기대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절대평가제도를 경험한 연세의대 학생들은 동기들과의 경쟁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확실히 줄었다고 말하고 있다.
상대평가를 통한 줄세우기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합격(PASS), 불합격(NON-PASS)로만 평가하는 절대평가제도를 도입한 연세의대가 첫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그동안의 변화를 공개했다.
연세의대는 22일 에비슨의생명연구센터에서 의과대학 학생평가제도 혁신을 위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연세의대는 2014년 절대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사회가 요구하는 의사상을 위해 필요한 4개 분야의 졸업성과를 설정, 이에 따른 36개 졸업역량을 정해 교과 과정을 개편, 적용했다.
연세의대가 설정한 사회가 요구하는 의사상은 훌륭한 의사, 탁월한 의학자, 효과적인 의사소통가, 신뢰받는 전문가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세의대 김동석 교육부학장(신경외과)은 "스스로 공부해서 발달해 나가지 않으면 도저히 그 자리를 지킬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1등부터 120등까지 등수를 정했을 때 임팩트는 하나도 없지만 1등인 학생과 100등이 넘는 학생 사이에 엄청난 갈등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에게 해줘야 하는 것은 성인 학습자로서 자기주도적인 평생학습을 할 수 있는 태도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절대평가를 경험한 연세의대 본과4학년 허성택 학생은 "경쟁이 없다보니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봐도 편하게 답하고 모르는 것은 같이 찾아보는 협력하는 관계라는 인식이 커졌다"며 "시험점수 기준이 성적이 아니라 자기 만족으로 바뀌는 과정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배울 것을 배우면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니까 학교가 학생을 믿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제도"라며 "발전과 성취의 기준을 자신에게 맞추는 제도"라고 덧붙였다.
"학습태도, 학업성취도 좋아졌다"
의학교육학교실 안신기 교수는 절대평가제도의 성과를 발표했다. 자기주도학습, 학업동기 등 학습태도는 유의미하게 높아졌으며 학업성취도에 저하도 없었다. 대신 학업관련 스트레스나 자존감에는 차이가 없었다.
학업성취도가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의사국시 합격률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70% 이상이 전국 평균 이상의 성적을 받았다.
지난해와 올해 졸업생들의 의사국시 평균이 전국 평균과 비슷하거나 더 높았다.
안 교수는 "절대평가제도를 도입한 외국대학들에서도 의사국시 성적을 지표로 삼고 있다"며 "절대평가를 도입했다고 해서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저하는 없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연구역량도 늘었다.
연세의대는 모든 학생이 연구입문과 연구멘토링 과정을 통해 연구제안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교과과정을 만들었다. 연구입문을 마친 학생들은 1학년 2학기부터 2학년 2학기까지 3학기 중 1학기를 선택해 지도교수에게 일대일 연구 멘토링을 받는다.
2014~2016년 282명이 관련 과정을 이수했고 215명의 지도교수가 참여했다. 학생연구논문집도 발간됐다.
안 교수는 "학생 연구력 과정을 경험유무에 따라 연구참여 활동과 연구결과물 빈도가 확실히 높아졌다"며 "학생들이 스스로 논문을 찾아읽고, 배경지식을 습득하며, 주제를 선정, 가설을 세우게 됐으며 미래에도 계속 연구를 하겠다는 구체적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유급에 대한 기준과 관행도 바뀌었다. 유급과목이 있는 학기를 재학습하도록 하던 것을 절대평가제도 도입에 따라 과목단위 재학습정책으로 바꾼 것. 학생들은 패스하지 못한 과목만 재수강했다.
또 전임상과정 학생들은 매분기 학습이 끝나면 자신의 학습과 관련해 성찰에세이를 작성한 후 이를 바탕으로 학습공동체 지도교수와 성찰면담을 가졌다.
안 교수는 "성찰면담은 학점이 부여되는 공식적인 교과과정이지만 분위기는 매우 인격적이고 개별적"이라며 "임상과정에 들어간 3, 4학년 학생들은 1학기에 한번씩 진로지도를 중심으로 지도교수와 성찰면담을 진행하고 4학년부터는 의대 학습과정을 돌아보는 포트폴리오 면담을 갖는다"고 했다.
안 교수는 절대평가제도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졸업성과와 역량에 대한 재검토 작업, 교수들의 평가와 관련한 지원이 체계화 돼야 한다는 과제도 내놨다.
그는 "과목책임 교수를 위해서는 역량의 정의와 평가 설계를 위한 지원, 평가를 했을 때 평가작업에 대한 지원, 평가 후의 후속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센터가 별도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교수법의 실제적 변화 및 다양한 교육방안이 필요하다. 교수법이 변하려면 교수가 변해야 한다는 소리"라며 "ICT 기술 발전으로 대학의 공간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다. 학생들이 미리 공부하고 상호작용하는 강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의 변화는 하나의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가 학교 간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미 지식은 학교라는 경계를 넘어가고 있다. 교수들이 학생을 위해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면 학생들에게도 다른 기대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