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지방에서 일어난 사건이 SNS에서 회자된 바 있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PC방간에 양보와 타협없는 치킨게임으로 동반 몰락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발단은 그랬다. 새롭게 리모델링을 마친 의욕적인 사장은 경쟁 PC방 손님을 끌어오기 위해 1시간에 1500원대에 형성돼 있던 이용료를 1000원대까지 할인 행사를 열기 시작했다.
그러자 가장 인근에 위치한 PC방은 행여 손님을 뺏길새라 900원으로 가격을 낮췄고 가격 경쟁의 여파로 주변 PC방들까지 모두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가격 경쟁은 시간당 300원 수준까지 내려가며 출혈 경쟁이 지속됐고 보다 못한 PC방 협의체와 지역 상가연합회 등이 중재에 나섰지만 그들은 그 출혈 경쟁을 멈추지 않았다.
이미 감정싸움 양상으로 번진 후이기에 그들은 이제 자신의 PC방의 영업이익보다도 경쟁 PC방의 몰락이 더 중요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은 허무하게 지어졌다. 인근에 유명 프랜차이즈 본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초대형 PC방이 들어서면서 이미 치킨게임으로 경쟁력을 잃어버린 기존 업체들이 줄폐업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초호화 PC방이 들어오고 있는데도 감정싸움을 이어가며 가격경쟁력만을 내세웠던 PC방들은 속절없이 무너졌고 이 사건은 00대첩이라는 이름으로 회자됐다. PC방을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도 이들의 치킨게임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는지 모른다.
이는 비단 PC방 업종에서만 국한되는 일은 아니다. 의료계에서도 이러한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이 사실이다. 저수가 체제 속에서 영역없는 무한 경쟁을 펼치다보니 의료계 내에서도 치킨게임이 일어나는 경우를 본다.
최근 전 대한의사협회장 탄핵 운동까지 사건이 확대됐던 의료전달체계 개편안도 굳이 비교해볼 수 있을 듯 하다.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의료계 누구나 공감하는 숙원사업 중 하나다. 특히나 개원가에서는 사생결단을 해서라도 지켜내야 하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고 있다. 종별 구분없이 펼쳐지는 무한 경쟁에 개원가는 속수무책으로 환자를 뺏기고 있고 대형병원들은 쏟아지는 경증환자로 신음하고 있다.
특히나 최근 3대 비급여 폐지를 기조로 선택진료비가 폐지되고 상급병실이 급여화되면서 그나마 유지되던 가격 빗장은 이미 무너졌고 이제는 예외없는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으로 몰렸다.
몇 번의 기회는 있었다. 국가적 재난인 메르스 사태로 정부가 먼저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수립이라는 떡을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 공포를 경험했던 시민단체들도 함께 손을 들어줬다.
10년 넘게 지속된 의료계의 외침에도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던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정부와 국민들이 의료계 코 앞까지 밀어주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개편안이 공개되며 1, 2, 3차 종별로 의료계는 각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가장 중심선에 있었던 개원가는 내과와 외과로 나뉘어 극단적 분열이 일기 시작했다.
결국 개편안은 수차례 수정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나지 않았고 보다 못한 정부와 시민단체들이 나서 의료계가 안을 만들어오라는 통큰 제안까지 내놨지만 이미 감정싸움은 극에 달해있었다.
당장 눈 앞에서 초호화 PC방으로 손님들이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치킨게임을 멈추지 못했던 PC방 업주들처럼 말이다.
그렇게 눈 앞에서 의료전달체계 개편의 기회를 날려버린 현재 또 다른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의정협의를 중심으로 또 다시 의료전달체계 개편 논의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오월동주(吳越同舟).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탔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로 적대 관계에 있는 사람끼리도 사지에 몰리면 힘을 합친다는 의미다.
계속되는 무한경쟁에 내과와 외과는 물론 내과 내에서도, 외과 내에서도 전문과목별로 각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겠지만 지금의 개원가는 사지와 다름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치킨게임은 공멸을 부른다. 강을 건넌 후에 칼을 겨누는 한이 있어도 지금은 오월동주의 마음으로 배가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이 확정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배가 뒤집히면 모두 죽는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PC방간에 양보와 타협없는 치킨게임으로 동반 몰락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발단은 그랬다. 새롭게 리모델링을 마친 의욕적인 사장은 경쟁 PC방 손님을 끌어오기 위해 1시간에 1500원대에 형성돼 있던 이용료를 1000원대까지 할인 행사를 열기 시작했다.
그러자 가장 인근에 위치한 PC방은 행여 손님을 뺏길새라 900원으로 가격을 낮췄고 가격 경쟁의 여파로 주변 PC방들까지 모두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가격 경쟁은 시간당 300원 수준까지 내려가며 출혈 경쟁이 지속됐고 보다 못한 PC방 협의체와 지역 상가연합회 등이 중재에 나섰지만 그들은 그 출혈 경쟁을 멈추지 않았다.
이미 감정싸움 양상으로 번진 후이기에 그들은 이제 자신의 PC방의 영업이익보다도 경쟁 PC방의 몰락이 더 중요해져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은 허무하게 지어졌다. 인근에 유명 프랜차이즈 본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초대형 PC방이 들어서면서 이미 치킨게임으로 경쟁력을 잃어버린 기존 업체들이 줄폐업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초호화 PC방이 들어오고 있는데도 감정싸움을 이어가며 가격경쟁력만을 내세웠던 PC방들은 속절없이 무너졌고 이 사건은 00대첩이라는 이름으로 회자됐다. PC방을 이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도 이들의 치킨게임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는지 모른다.
이는 비단 PC방 업종에서만 국한되는 일은 아니다. 의료계에서도 이러한 일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이 사실이다. 저수가 체제 속에서 영역없는 무한 경쟁을 펼치다보니 의료계 내에서도 치킨게임이 일어나는 경우를 본다.
최근 전 대한의사협회장 탄핵 운동까지 사건이 확대됐던 의료전달체계 개편안도 굳이 비교해볼 수 있을 듯 하다.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의료계 누구나 공감하는 숙원사업 중 하나다. 특히나 개원가에서는 사생결단을 해서라도 지켜내야 하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고 있다. 종별 구분없이 펼쳐지는 무한 경쟁에 개원가는 속수무책으로 환자를 뺏기고 있고 대형병원들은 쏟아지는 경증환자로 신음하고 있다.
특히나 최근 3대 비급여 폐지를 기조로 선택진료비가 폐지되고 상급병실이 급여화되면서 그나마 유지되던 가격 빗장은 이미 무너졌고 이제는 예외없는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으로 몰렸다.
몇 번의 기회는 있었다. 국가적 재난인 메르스 사태로 정부가 먼저 의료전달체계 개편안 수립이라는 떡을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 공포를 경험했던 시민단체들도 함께 손을 들어줬다.
10년 넘게 지속된 의료계의 외침에도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던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정부와 국민들이 의료계 코 앞까지 밀어주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개편안이 공개되며 1, 2, 3차 종별로 의료계는 각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가장 중심선에 있었던 개원가는 내과와 외과로 나뉘어 극단적 분열이 일기 시작했다.
결국 개편안은 수차례 수정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나지 않았고 보다 못한 정부와 시민단체들이 나서 의료계가 안을 만들어오라는 통큰 제안까지 내놨지만 이미 감정싸움은 극에 달해있었다.
당장 눈 앞에서 초호화 PC방으로 손님들이 빨려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치킨게임을 멈추지 못했던 PC방 업주들처럼 말이다.
그렇게 눈 앞에서 의료전달체계 개편의 기회를 날려버린 현재 또 다른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의정협의를 중심으로 또 다시 의료전달체계 개편 논의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오월동주(吳越同舟).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탔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로 적대 관계에 있는 사람끼리도 사지에 몰리면 힘을 합친다는 의미다.
계속되는 무한경쟁에 내과와 외과는 물론 내과 내에서도, 외과 내에서도 전문과목별로 각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겠지만 지금의 개원가는 사지와 다름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치킨게임은 공멸을 부른다. 강을 건넌 후에 칼을 겨누는 한이 있어도 지금은 오월동주의 마음으로 배가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이 확정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배가 뒤집히면 모두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