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내과학회 색다른 소통 "딱딱한 학회 이제 그만"

황병우
발행날짜: 2019-03-08 05:30:58
  • 학회 홍보위원 교수 4인방 '그 암이 알고 싶다' 콘텐츠로 올바른 정보 전달

진료실을 벗어나 유튜브로 환자를 만나는 의사들|

진료실은 좁다. 유튜브의 바다로 뛰어들어 환자들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는 의사들이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환자들과의 소통의 장을 확대하는 의사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① 성형수술 고민 해결해주는 윤인대 원장
②소아환자 부모에게 쓴 소리 마다 않는 하정훈 원장
③초심 잃지 않기 위해 영상소통나선 류영석 원장
④구독자 12만 명 조혈모세포은행 홍보대사 닥터프렌즈
⑤한정된 진료시간 영상 통해 기회마련 김수연 원장
⑥기존 학회 홍보 틀 벗어나 환자와 소통하는 대한종양내과학회 교수 4인방
"오늘 설명할 암 중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물어보면 김 선생님이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약물명까지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말하기엔 근거가 부족하지 않나요?", "환자들이 이해하기에는 좀 더 직접적인 사례를 통해 접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얼핏 들으면 열띤 토론현장 속의 대화 같아 보이지만 대한종양내과학회 팟캐스트 '그 암이 알고 싶다'의 녹화 전 회의시간의 표정이다.
(왼쪽부터)이현우 교수(아주대병원 ), 이상철 교수(순천향대 천안병원), 이경은 교수(이대목동병원), 김달용 교수(동국대 일산병원)

종양내과학회는 기존에 학회들이 특정한 기간에만 국민 인식 개선 등 대국민 홍보에 나선 것과 달리 지난해 12월부터 팟캐스트, 유튜브 등을 통해 환자들과 소통하며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팟캐스트와 유튜브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환자의 고충을 듣고 조언해주고 있는 종양내과학회의 '그 암이 알고 싶다'. 콘텐츠가 만들어진 계기는 잘못된 정보가 범람하는 '암'에 대해 공신력 있는 학회가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좋은 취지로 시작했지만 진료실 밖으로 나와 영상이나 목소리 출연은 환자와 맞닿아 있는 교수들에게도 어려운 일.

'그 암이 알고 싶다'를 만들기 위해 소위 ‘총대를 맨’ 사람은 학회 홍보위원으로 인연이 깊은 이상철 교수(순천향대 천안병원), 이경은 교수(이대목동병원), 이현우 교수(아주대병원 ), 김달용 교수(동국대 일산병원) 등 4인방이다.

"사실 SNS홍보 방식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온 것은 2년 전이지만 이것을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노력해줄 의사가 많지 않았습니다. 특히 진료가 바쁘고 전문지식 특성상 본인이 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문제도 고민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에 친분도 있고 홍보위원으로 유대가 있던 4명의 교수가 함께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주기적으로 모이는 4명의 교수는 사전에 환자들이 올린 질문을 모아 주제를 정하고, 촬영 전 이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 할지 회의를 실시한다.
영상 촬영 전 회의시간은 30분이지만 기자가 찾은 이날도 1시간이 넘는 열띤 회의가 이뤄졌다.

회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지만 4명의 교수의 눈빛과 마음만큼은 진지하다. 암 특성상 환자들이 무겁게 느끼는 경우가 많고, 민간요법이나 잘못된 믿음도 많기 때문에 더욱더 올바른 정보의 전달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NS 특성상 너무 정보가 어렵게 전달되거나 무거우면 거부감이 들 수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다가가려고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만큼은 가볍지 않습니다. 암과 관련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 있는 만큼 회의를 통해 충분히 논의한 뒤 촬영에 임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회는 이러한 콘텐츠 제작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환자 진료에도 도움이 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4명의 교수는 각자의 전문 분야가 있기 때문에 서로 부족한 점을 채우면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환자에게 암이나 항암제 등을 설명을 할 때 시간이 충분할 때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부족하고, 반대로 시간이 충분함에도 환자가 고령인 경우가 많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제한된 시간에 반복적인 설명을 하고 있고 이에 대해 가이드라인 영상이 있다면 추후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즉, 제한된 진료 시간 중 모든 환자에게 실시하는 똑같은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도움을 주고 환자 개인에게 맞출 수 있는 밀도 있는 진료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4명의 교수는 각자의 병원에서 진료 등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의 연속성을 살리기 어렵다는 점을 토로하기도 했다.

"두려운 것은 계속 하다가 중간에 힘들면 못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있습니다. 환자들에게 정확한 정보 전달을 통해 도움을 주겠단 취지지만 이를 위해 시간을 내려는 젊은 선생님은 부족한 편입니다. 더 많은 선생님이 동참해준다면 콘텐츠의 수명은 길어지고 개인에게 떨어지는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암이 알고 싶다'의 교수들은 현재는 주요 10대 암을 다루고 있지만 향후 영상을 더 많이 촬영한다면 암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10대 주요암을 다룬 뒤에는 정밀의학, 면역요법, 연명의료 등 모든 암환자에 해다 될수 있는 개론적이고 이슈가 되는 것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콘텐츠가 신뢰도를 바탕으로 힘을 가지게 된다면 이를 바탕으로 정책적 제언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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