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B형간염약 다른 간암발생률...국내이어 홍콩서도 확인

원종혁
발행날짜: 2019-04-16 06:00:57
  • 유럽간학회 대규모 국가 코호트 및 관찰 결과 발표
    테노포비르 엔테카비르대비 "간세포암 30% 수준 더 낮아"

만성 B형간염약 2종이 간암 예방 성적표를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치료제 시장 오랜 라이벌 품목으로 자리잡은 '바라크루드(엔테카비르)'와 '비리어드(테노포비르)'가, 국가 대규모 코호트 결과 간세포암 발생 위험에 있어 큰 격차를 보인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결과지는 한국을 비롯한 홍콩 국가 코호트 임상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나며, 추후 처방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만성 B형간염 성인 2만9000여 명을 대상으로 엔테카비르와 테노포비르를 비교한 대규모 추적관찰 결과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올해 유럽간학회(EASL) 연례학술회장에서 발표되며 이목이 쏠렸다.

학회기간 공개한 관찰연구 결과에 따르면, 테노포비르(TDF) 치료군에서는 엔테카비르(ETV) 치료군 대비 간세포암 발생 위험이 최소 30% 이상 낮은 것으로 보고했다.

주목할 점은 이번 결과가 올해 초 공개된 국내 대규모 코호트 결과와도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는 대목이다.

따라서 현재 간암 예방효과와 관련, 두 약제를 직접 비교한 헤드투헤드 임상이나 리얼월드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진료현장에 처방 근거자료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행 B형간염 가이드라인에서는 1차 치료제로 엔테카비르와 테노포비르 등을 추천하고 있지만, 간암 예방효과에 선호도를 놓고는 어떠한 언급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홍콩에서 진행된 이번 연구를 살펴보면, 전체 2만9123명의 성인 B형간염 환자에서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외래나 입원을 통해 최소 6개월 가량 엔테카비르와 테노포비르를 투약받은 환자들을 비교했다.

임상 등록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53.7±13.3세로 남성 비율이 63.5%로 더 많았다. 또한 초치료 약제로 엔테카비르가 95.8%로, 테노포비르(4.2%)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이 포함됐다.

3.3년의 추적관찰 결과, 간세포암 진행은 테노포비르 치료군 0.7%로 엔테카비르 치료군 5.3%에 비해 7배 이상 큰 격차를 보였다.

5년 누적 발생률을 계산했을 때엔 엔테카비르 치료군과 테노포비르 치료군은 각각 7.5%, 1.3%로 유의한 격차를 보였다.

주저자인 홍콩중화의대 Terry Yip 교수는 현장 발표를 통해 "B형간염은 간염증을 유발해 추후 간섬유화증이나 간경화로 악화되다가 비대상성 간질환이나 간세포암으로 진행할 우려가 높다는데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규모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결과 테노포비르 치료군에서 간세포암 위험이 더 낮게 나타났다"며 "추적관찰 임상이라는 제한점은 있지만 앞서 발표된 대한민국 코호트와도 일관된 경향성으로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B형간염 국가 코호트…"테노포비르 간암 위험 낮아"

올해 1월 먼저 공개된 대한민국 국가 코호트 연구도 같은 결과지를 제시하고 있다.

엔테카비르와 테노포비르 치료군에서 간세포암 위험을 비교한 해당 결과는 국제의학술지인 JAMA 1월호에 실린 것.

국가 코호트 임상을 진행한 울산의대 최종기 교수(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는 "엔테카비르와 테노포비르는 바이러스 치료 반응 등 유효성을 고려해 같은 권고수준인 1차약제로 추천되고 있다"면서도 "간세포암 진행 위험을 두고는 여전히 명확한 임상자료가 없는 상황으로 간암 발생이나 사망, 간이식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봤다"고 설명했다,

연구에는 2012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엔테카비르 치료군(1만1464명)과 테노포비르 치료군(1만2692명)의 결과 등이 대거 포함됐다.

여기서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48.8세로 남성 환자 비율이 61.3%로 나타나 이번 유럽간학회에서 발표된 홍콩 관찰연구와도 비슷했다. 환자 의무기록은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 자료를 이용했다.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인구 기반 코호트 분석에선 연간 간세포암 발생률이 테노포비르 치료군에서 100환자-년(PY) 당 0.64로 엔테카비르 치료군 1.06보다 유의하게 낮게 나왔다.

또 다변량 분석 결과의 경우 테노포비르 치료군에서는 간세포암을 비롯한 모든 원인에 기인한 사망 또는 간이식 위험이 엔테카비르 치료군 대비 각각 39%, 23%가 낮았다.

최종기 교수는 "인구 기반 코호트 분석에서 테노포비르 치료군은 간세포암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낮게 나왔다"며 "간세포암에 나쁜 예후가 가진 환자, 즉 만성 B형간염 환자에서는 이러한 암 예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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