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조정훈 위원
지난 13일 대한한의사협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진단기를 사용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내세우는 근거가 소위 '한방 치료를 위한 정확한 진단'이었다. 의사들은 한의사의 의과 의료기기 사용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필자는 이에 대해 먼저 두 가지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의사의 의과 의료기기를 불법 논란을 감수하고서라도 쓰겠다는 얘기인데 그럼 그동안 한방에서는 정확한 진단도 없이 환자에게 소위 한방치료라는 걸 해왔다는 말인가?
또 한 가지는 그 많은 한방기기는 어떻게 하고 굳이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의사의 의료기기를 쓰려고 저렇게 노력할까 하는 것이다. 게다가 손금, 관상, 사주팔자로 진단한다는 한방도 꽤 있지 않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기준으로 한방기관에서 사용하는 양도락기, 맥파기, 맥전도기, 경락기능검사기 등 한방의료 기기는 무려 총 8만9546개에 달하며 일부는 건강보험 적용까지 받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한방에서 한방의료 기기를 못 미더워한다는 점이다.
2012년 상지대 한의대 연구팀이 한의협 회원 1만3957명(응답자 1225명)을 대상으로 조사 후 작성한 '한방기기 사용 현황 및 개발 수요에 대한 조사 연구'라는 논문에 의하면 진단용 한방의료기기에 대한 불만사항으로 25.1 %가 '낮은 재현성, 낮은 신뢰도를, 16.3 %가 '불확실한 유효성'을 꼽았다.
한의학연구원이 2004년 한방의료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방임상 사용기기 성능평가 연구'에서도 응답기관의 과반수인 53%가 한방 진단기기에 불만족이라고 답했고 만족한다는 답변은 21%에 불과했다.
불만족의 이유로는 '한방기기의 결과를 임상에 적용하기 어려워서’라는 답변이 98%였고 나머지 2%는 ‘측정방법 및 결과에 신뢰성과 재현성이 없어서’라고 응답했다.
또 한의학연구원은 2011년 3월 발간된 대한한의학회지(제32권 제2호)에 게재한 '한방기관 의료기기 보유 현황에 대한 조사 연구'라는 논문에서 "한방기기인 경락기능검사기, 맥진기, 양도락 등은 건강보험 적용도 되는 상황임에도 한방기관 전체 보유 비율이 낮은 이유는 한방기기의 임상 적용에 대한 어려움과 재현성이 떨어지는 등 한방의 부정적인 요소 때문"이라고 밝힌 바도 있다.
결국 한방에서는 한방기기가 이미 아주 많이 있음에도 그걸 믿지 못하는 상태라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의사들의 방해'를 운운하면서 의과 의료기기를 쓰려고 할 게 아니라 자신들의 한방기기나 제대로 연구하고 쓰는 게 올바른 방향 아닌가.
한방에서 '의과 의료기기'를 쓰면 안 되는 이유는 논란의 여지가 없이 명확하다. 가장 큰 이유는 한의사는 의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동차에 대해 분해, 조립을 할 정도로 잘 알아도 운전면허가 없으면 운전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엑스레이를 사용하고 혈액검사기로 검사하는 것 등이 현대의학적 의료행위라는 것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것이고 우리나라에서도 건강보험법에 따른 행위 분류에 엄연히 현대의학적 의료행위로 분류되어있다. 10mA 이하 방사선 발생 장치도 한방에서는 사용 불가임을 대법원에서 이미 판결 내린 바도 있다.
결론적으로 한의사는 의사 면허증이 없기에 그러한 행위를 할 수 없는 것이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의사들은 한방에서 과학의 혜택을 이용하는 것, 그리고 엑스레이와 혈액검사기를 사용하는 것 등을 반대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어디까지나 한방에서 '현대의학적' 혈액검사, 엑스레이 진단기기 사용을 반대하는 것이다.
한방에서 엑스레이나 혈액으로 한방이론인 '기와 혈, 음양오행' 등을 측정하는 한방기기를 만들고 이후 ‘확실한 검증’을 받고 사용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지 않은가.
문제는 의사가 아닌 한방에서 자신들의 학문과는 전혀 다른 현대의학적 이론에 따른 진단기기를 사용하려고 하니 무면허 의료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한방의 의과의료기기 불법사용으로 대한민국이 전 세계의 웃음거리, 국제적인 망신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 어디에서도 전래요법하는 사람들에게 현대의학적 전문 의료기기를 전면 허용한 나라는 없다. 이는 무자격자에게 허용하면 안전상의 문제, 특히 오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그렇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 것을 제대로 막고, 안전을 도모하는 게 선진국의 덕목 중 하나라고 본다. 일부에서 자꾸 중국 사례를 드는데 중국은 선진국도 아니고 우리가 따라가야 할 모델도 아니잖는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더 이상 한방에서 불법에 따른 처벌을 각오하면서까지 그렇게 일을 저지른다는 안타까운 모습은 그만 보았으면 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한방은 이미 많이 있는 한방기기를 제대로 쓰면 된다.
정 불법으로 처벌 받는걸 감수까지 하면서 그러고 싶으면 한의협 임원 위주로만 솔선수범을 보이고 일반 회원은 부추기지 말기 바란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이제 한방에서도, 비록 불법이라고 해도 의과의료기기를 써야겠다'고 한다.
글쎄, 그건 전혀 아니다.
그것보다는 ‘시대가 바뀌었으니 이제 우리는 중국 잔재인 한방의 존폐를 논해야 할 시점'이라는 게 제대로 된 정답 아닐까?
필자는 이에 대해 먼저 두 가지 의문을 제기하고자 한다
첫째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의사의 의과 의료기기를 불법 논란을 감수하고서라도 쓰겠다는 얘기인데 그럼 그동안 한방에서는 정확한 진단도 없이 환자에게 소위 한방치료라는 걸 해왔다는 말인가?
또 한 가지는 그 많은 한방기기는 어떻게 하고 굳이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의사의 의료기기를 쓰려고 저렇게 노력할까 하는 것이다. 게다가 손금, 관상, 사주팔자로 진단한다는 한방도 꽤 있지 않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3분기 기준으로 한방기관에서 사용하는 양도락기, 맥파기, 맥전도기, 경락기능검사기 등 한방의료 기기는 무려 총 8만9546개에 달하며 일부는 건강보험 적용까지 받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한방에서 한방의료 기기를 못 미더워한다는 점이다.
2012년 상지대 한의대 연구팀이 한의협 회원 1만3957명(응답자 1225명)을 대상으로 조사 후 작성한 '한방기기 사용 현황 및 개발 수요에 대한 조사 연구'라는 논문에 의하면 진단용 한방의료기기에 대한 불만사항으로 25.1 %가 '낮은 재현성, 낮은 신뢰도를, 16.3 %가 '불확실한 유효성'을 꼽았다.
한의학연구원이 2004년 한방의료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방임상 사용기기 성능평가 연구'에서도 응답기관의 과반수인 53%가 한방 진단기기에 불만족이라고 답했고 만족한다는 답변은 21%에 불과했다.
불만족의 이유로는 '한방기기의 결과를 임상에 적용하기 어려워서’라는 답변이 98%였고 나머지 2%는 ‘측정방법 및 결과에 신뢰성과 재현성이 없어서’라고 응답했다.
또 한의학연구원은 2011년 3월 발간된 대한한의학회지(제32권 제2호)에 게재한 '한방기관 의료기기 보유 현황에 대한 조사 연구'라는 논문에서 "한방기기인 경락기능검사기, 맥진기, 양도락 등은 건강보험 적용도 되는 상황임에도 한방기관 전체 보유 비율이 낮은 이유는 한방기기의 임상 적용에 대한 어려움과 재현성이 떨어지는 등 한방의 부정적인 요소 때문"이라고 밝힌 바도 있다.
결국 한방에서는 한방기기가 이미 아주 많이 있음에도 그걸 믿지 못하는 상태라는 얘기인데, 그렇다면 '의사들의 방해'를 운운하면서 의과 의료기기를 쓰려고 할 게 아니라 자신들의 한방기기나 제대로 연구하고 쓰는 게 올바른 방향 아닌가.
한방에서 '의과 의료기기'를 쓰면 안 되는 이유는 논란의 여지가 없이 명확하다. 가장 큰 이유는 한의사는 의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동차에 대해 분해, 조립을 할 정도로 잘 알아도 운전면허가 없으면 운전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엑스레이를 사용하고 혈액검사기로 검사하는 것 등이 현대의학적 의료행위라는 것은 전 세계가 인정하는 것이고 우리나라에서도 건강보험법에 따른 행위 분류에 엄연히 현대의학적 의료행위로 분류되어있다. 10mA 이하 방사선 발생 장치도 한방에서는 사용 불가임을 대법원에서 이미 판결 내린 바도 있다.
결론적으로 한의사는 의사 면허증이 없기에 그러한 행위를 할 수 없는 것이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의사들은 한방에서 과학의 혜택을 이용하는 것, 그리고 엑스레이와 혈액검사기를 사용하는 것 등을 반대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어디까지나 한방에서 '현대의학적' 혈액검사, 엑스레이 진단기기 사용을 반대하는 것이다.
한방에서 엑스레이나 혈액으로 한방이론인 '기와 혈, 음양오행' 등을 측정하는 한방기기를 만들고 이후 ‘확실한 검증’을 받고 사용한다면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지 않은가.
문제는 의사가 아닌 한방에서 자신들의 학문과는 전혀 다른 현대의학적 이론에 따른 진단기기를 사용하려고 하니 무면허 의료행위가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한방의 의과의료기기 불법사용으로 대한민국이 전 세계의 웃음거리, 국제적인 망신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 어디에서도 전래요법하는 사람들에게 현대의학적 전문 의료기기를 전면 허용한 나라는 없다. 이는 무자격자에게 허용하면 안전상의 문제, 특히 오진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그렇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 것을 제대로 막고, 안전을 도모하는 게 선진국의 덕목 중 하나라고 본다. 일부에서 자꾸 중국 사례를 드는데 중국은 선진국도 아니고 우리가 따라가야 할 모델도 아니잖는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더 이상 한방에서 불법에 따른 처벌을 각오하면서까지 그렇게 일을 저지른다는 안타까운 모습은 그만 보았으면 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한방은 이미 많이 있는 한방기기를 제대로 쓰면 된다.
정 불법으로 처벌 받는걸 감수까지 하면서 그러고 싶으면 한의협 임원 위주로만 솔선수범을 보이고 일반 회원은 부추기지 말기 바란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이제 한방에서도, 비록 불법이라고 해도 의과의료기기를 써야겠다'고 한다.
글쎄, 그건 전혀 아니다.
그것보다는 ‘시대가 바뀌었으니 이제 우리는 중국 잔재인 한방의 존폐를 논해야 할 시점'이라는 게 제대로 된 정답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