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의사 구직난 결국 응급실까지 폐쇄 지방병원 날벼락

발행날짜: 2019-06-28 06:00:59
  • 전남 나주시 영산포제일병원, 인력기준 위반으로 병원 문닫을 위기
    송종기 원장 "위반 인정하지만 열악한 현실에 어쩔 수 없었다"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 "이번 달이 개원 17주년인데 응급실 폐쇄를 넘어 병원 폐원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1년 이하 자격정지가 떨어질 수 있는데, 70명 넘는 병원 직원들이 걱정이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영산포제일병원 송종기 대표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의 목소리는 침울했다.

전라남도 나주시에 위치한 영산포제일병원(자료 출처 : 다음 로드뷰)
전라남도 나주시에 위치하며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해왔던 영산포제일병원은 지난 24일 응급실을 폐쇄했다. 마침 개원 17주년 되는 날이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4명의 의사가 의기투합해 2002년 150병상 규모로 개원했던 영산포제일병원은 지역 인구 감소 등으로 5년 전부터 100병상으로 입원병상을 줄였지만 응급실은 운영해왔다. 인근에 이렇다할 지역거점병원이 없다보니 평일 30~40명, 주말에는 50~70명의 나주시 주민들이 병원 응급실을 내원하는 상황에서 응급실을 접을 순 없었다. 공동원장 4명이 돌아가며 당직을 서며 버텨왔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간호사 등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응급실 운영에 한계에 부딪혔다. 결국 응급실 운영을 위해 간호사 역할을 응급구조사로 대신했다.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매일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최근 나주시보건소로부터 문제가 적발되면서 응급실 폐쇄가 결정됐다. 당장 지역 주민과 의료계는 발칵 뒤집혔다. 이제 나주시 지역 내 응급실을 갖춘 의료기관은 단 한곳. 나주종합병원 응급실은 북새통으로 마비지경이다. 영산포제일병원을 내원했을 응급환자까지 몰린 것이다.

또한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응급구조사 7명 중 6명 졸지에 직장을 잃게 됐다. 1명의 응급구조사의 경우도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기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억지로 병원에 근무하는 형편이다.

송종기 대표원장은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하던 응급실을 어떻게 없앨 수 있겠나"며" "지역 주민이 매일 찾는데다 인근 영암군에는 응급실조차 없는 실정이라 해당 지역 환자까지 진료하면서 더 응급실을 접을 수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금요일 보건소 점검이 다녀간 후 월요일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행정처분에 영업정지까지 받게 된 마당에 무슨 의미가 있겠나"며 "지난 화요일 응급실 폐쇄를 결국 결정했는데 앞으로는 다시 응급실 운영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송 대표원장은 지역 거점병원의 역할을 해야 하는 100병상 규모 중소병원들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던 선택이었다고 하소연 했다.

이 병원은 2002년 개원 당시만 해도 간호인력 전원 간호사로 운영했다. 하지만 간호사 구인난이 극심해지면서 상당수 간호조무사로 대체했지만 응급실을 유지하려면 그도 부족했다. 결국 응급구조사 1~2명을 채용하기 시작한 것이 어느새 7명까지 늘어났다. 송 원장도 위법임을 인지했지만 열악한 현실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강행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도 한몫했다. 그는 "좋은 제도지만 중소병원 입장에선 빨대 역할을 했다"며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취약지의 상황은 더 심각해졌다. 서비스 불평등이 심화된 것인데 이 후 간호사 채용은 생각도 못하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터질 게 터졌다. 송 대표원장은 영업정지와 행정처분은 각오하면서도 현재 근무 중인 71명의 직원들을 걱정했다. 향후 병원의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질 경우 폐원해야 할 처지인데 현실화된다면 직원들도 오갈대가 없기 때문이다.

송 대표원장은 "1년 이하의 자격정지와 3개월의 영업정지 처분에 처해질 수 있다고 하는데, 응급실을 폐쇄하니까 병동도 100병상에서 54병상으로 줄였다"며 "보건소에서는 나대신 대진의를 채용해서 병원을 운영하라고 하는데, 병원 내 4명의 의사가 집도 못가고 당직을 서는데 무슨 봉직의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최근 건강보험공단이 속도 없이 와서 9명 간호사 추가 채용하면 되는데 왜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참여 안하냐고 하더라. 100병상인 병원에서 간호사 뽑기 어려워 겨우 9명을 유지하는데, 의료현실을 너무 모르는 얘기만 하더라"며 울먹였다.

한편, 영산포제일병원 응급실 폐쇄 결정을 접한 복지부 측은 보건소 측이 유권해석을 결정하지 않는 한 기준대로 할 수 밖에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 응급의료과 관계자는 "보건소에서는 그 지역 응급의료기관 현황을 감안해서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처분의 관해서는 애매한 점이 있다면 유권해석을 요청을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봐서는 사실관계가 명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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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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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골 2019.07.24 08:49:27

    간호사가 지원을 안해요
    여러분 영산포 제일병원 오신적 있으신가요 간호사분들이 지원을 덜하는 위치에 있어요 영산포 시민으로써 답답합니다 영산포 제일병원 힘들면 요즘처럼 시골일 많으셔서 응급할때 시골분들 어디로 가라고 하는지 응급환자들은 시간이 중요하자나요 제일 피해를보는 사람들은 영산포시민 그주위에 힘들게 일하시는 시골분들 답답 합니다 이런글을 쓴다고 해서 아무소용 없다는걸 알지만 오죽답답하면 눈이 아픈데 글을 쓰네요

  • 일반인 2019.07.23 20:35:46

    너무합니다
    난 잘모르지만 영산포에 거주하고 있는 시민으로써 유일하게 응급실이 있는병원 우리가족이 응급할때 응급실 이용했던 시민으로써 너무하네요 병원 운영을 잘하던 잘못했던 지역시민을 불편하게 하는정부가 이해가 안됩니다 영산포제일병원에서 큰사고가 일어난것도 아니고 응급구조사가 하는일이나 간호사가하는일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모르겠지만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면되는거 아닌가요 이해가안됩니다

  • 간호사 2019.07.01 21:17:48

    간호사진짜부족한거 아닌것같은데
    간호사처우는 해주기싫으니깐 안뽑는게 맞죠.

  • 응급구조과 학생 2019.06.29 20:52:28

    간호사가 없어서 응급구조사를 뽑는다니요..
    간호사가 응급실에서 간호사의 역할이 있듯이. 응급구조사는 응급실에서응급구조사만의 업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간호사가 없어서, 응급구조사를 뽑았다며 신세 한탄을 하는식으로 글을 적는지요? 불쾌합니다..

  • 간호사 2019.06.28 20:38:17

    간호사 진짜 안뽑히는걸까
    간호사들에게 일방적희생강요 낮은 처우와 근무환경 간호사들이 못견뎌서 떠난겁니다. 간호사 구할수없는것아니죠. 간호사가 일할수 없는 환경이겠죠. 간호사를 구할수 있도록 월급의 일부분을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제도가생겼으면좋겠습니다. 중소병원에 일했던간호사로서 조무사들보다 월급도 작으면서 간호사라는 이유로 희생을 바래요. 너네는 간호사니깐 희생해야지 이런식 진짜 견디기힘들게 합니다.

  • 쓰레기국가 2019.06.28 14:37:17

    쓰레기국가에 낮은 민도의 국민인식수준
    빈익빈부익부는 공산국가도 있다. 공산국가야 말로 소수의 공산당원만 사우나시설 딸린 저택에서 살고 (과거 소련이 그랬다.) 절대다수의 인민은 이념에 의해 국가의 노예로 집단농장에서 강제노역당하고 산다. 그리고 단순히 돈문제로 치부할 상황도 아니다.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가 심해 조금만 교육받은 간호사들도 다 대도시 나가서 살려고 한다. 원래 여자들 성향이 그렇다. 그러니 중국농촌서 여자가 없어서 북한여성 납치해다 3-4명의 남자랑 합동결혼식올리고 그러는것 아니냐? 돈문제라 쳐도 병원의 비용이란게 대부분 인건비인데 간호인력 월급많이 주면 원장은 뭐남는게 있겠는가? 인력도 없고 돈도 없는게 지방병원 실정인데, 획일적인 규제로 지방병원 무너지면, 그럼 지역사람들은 어찌하란 말인가? 의사야 다른 곳에 취직하면 그만이지만, 실직자되는 병원직원들이나 응급실의료 못받는 지역사람들은 어쪄란 말인가? 특히 지역주민의 의료혜택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제대로된 국가대책조차 없다. 아래 댓글단 사람들 지역주민의료공백문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지 답해봐라. 핵심은 찌르지못하면서 빙빙돌려 악법도 법이다란 공허한 원론이나 외치지말고... 이런 무책임한 법과 행정이 어디있는가?

  • 박약사 2019.06.28 13:42:28

    의료의 질을 유지 못하면 애석하게도 폐원해야지요.
    적절한 수입과 보상으로 문제해결을 해야할텐데.. 간호사 인력 부족문제를 의사 구인난으로 인식하니 해결 안되지요. 아마 인터뷰한 병원측은 간호사등 구인난에는 관심없고 의사 구인문제만 관심을 두고 언급했기 때문이지요. 비의사 의료진에 대한 존중심이 있다면 동등한 처우를!

  • 쓰레기국가 2019.06.28 11:45:21

    공산주의 사회주의나 신봉하는 쓰레기국가의 전형임.
    어디 나주뿐이겠는가? 병원을 옥죄는 여러 \"특별법\"들로 인해, 이젠 국가가 지방에선 병원사업 하지 말라는 지시나 다름없다. 인력이 풍부한 좋은 여건의 수도권과 간호사수급마저 안되는 지방병원이 어디 동등하겠는가? 공산권국가에서나 법조문 들먹이며 공무원들이 저렇게 탁상행정하며 규제들이대고 기관을 문닫게 하는거다. 실질적으로 \"국가가 나서서 지방서는 응급실 하지 말라는데 어쩌겠나?\" 근데 문제는 나주지역 주민들은 앞으로 어쩔거나? 사회주의 공산정권 뽑은 대가를 그대로 지역주민들이 고스란히 받아야할 판이다. 그럼 국립의료원에서 간호사 파견 와주던가 해야 맞는 상황 아닌가? 그러지도 못한다. 이게 쓰레기국가지 뭐겠는가?

  • 이창주 2019.06.28 11:35:47

    정말...너무...현실이 슬프다
    나역시 응급구조사이고 매번 이런소식을 볼때마다
    마음이아프고...언젠가 이직업이 유지가끝이보일지
    두렵다...

  • 지나가던의 2019.06.28 10:55:02

    기사 제목이 저게 맞나요?
    본문을 정독해보니 간호사를 구할 수 없어 이 사단이 난건데
    제목은 왜 ‘의사 구직난’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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