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피플 서울대병원 이민경 의료사회복지사
암·호스피스·이식 등 활동 영역 점차 확대 중
의료사회복지사, 환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늘 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을 해온지 45년째. 최근 정부는 그들의 자격을 법제화하는 논의를 시작했다.
일각에선 내친김에 상급종합병원 등 의료기관 인력 기준에 100명상 당 1명씩 의료사회복지사를 채용할 것을 의무화하자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서울대병원 의료사회복지팀 내에 의료사회복지사로 13년째 근무 중인 이민경 씨를 직접 만나 병원 내 의료사회복지사들의 역할과 그들의 존재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의료사회복지사, 존재의 이유
일단 병원 내 그의 역할은 입원한 환자의 편의를 돕는 것. 특히 진료비 등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절차나 과정을 안내하고 지원해주는 게 그의 역할이다.
말로는 간단하지만 막상 만만찮다. 그의 1일 평균 상담 환자 수는 적을때는 3~4명, 많을 땐 7~8명까지 늘어난다. 이는 여기에는 복도에서 우연히 만나 질문을 던지는 환자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그의 업무는 단순히 상담에서 그치지 않는다. 가령, 진료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퇴원 이후 집으로 돌아갔을 때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역사회 커뮤니티와 연계하는 것까지가 그의 역할이다.
이 과정에서 시설 및 동주민센터로 보낼 공문 및 의뢰서, 추천서 등 부수적인 행정 업무도 그의 몫. 그래서 늘 시간에 쫓긴다.
가령, 의료수급자 상태의 암 수술 환자의 경우 퇴원 이후 당분간 생계를 꾸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되면 사전에 환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식이다.
"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상당수가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구토 등으로 입맛이 없고 직접 요리를 해먹는 것도 어렵죠. 또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경우 인근 지역사회에서 도시락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둡니다."
이런 서비스는 암 환자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면 제공하기 어려운 부분. 의료사회복지사가 필요한 이유다.
특히 서울대 암병원 개원 준비부터 근무를 시작한 이씨는 유방암 환자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유방 전절제 후 항암치료 환자들은 대개 탈모 스트레스가 큰 경우가 많아요. 달라진 외모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죠. 그래서 사전에 머리카락이 길었던 환자들은 미리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줄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의사가 진료에 바빠가 챙길 수 없는 소소한 것들, 하지만 환자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되는 부분을 저희가 풀어주는거죠."
장기기증 상담·호스피스 자문형 등 역할 확대 중
사실 의료사회복지사들의 영역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폭넓다. 이민경 의료사회복지사에 따르면 암 환자 상담부터 이식 환자 기증자 상담, 최근 급증하는 호스피스 자문형 상담까지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상황.
특히 자문형 호스피스의 경우에는 팀협진 수가(10만원) 인력기준에 의사 1인, 간호사 1인 이외 사회복지사 1인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의료사회복지사의 역할은 말기환자에게 남은 여생을 가족과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거에요. 사실 환자와 가족들은 생각보다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인식하기 못하거든요. 임종 이전에 대화를 나누고 가능하다면 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하기도하죠."
얼마 전, 40대 여성 말기암 환자는 남겨진 어린 딸을 위해 나중에 커서 초경 시작했을 때를 대비해 편지를 남겨두도록 권했다. 엄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도록, 또 엄마는 곁에 없지만 성장한 딸이 엄마가 남긴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도록 말이다.
평생을 무뚝뚝하게 살아오신 어르신들에게도 부인 혹은 남편에서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하고 어려우면 휴대폰 문자, 편지라도 쓰라고 귀띔해주기도 한다.
이식환자의 경우에도 법으로 장기기증 이전에 반드시 사회복지사와 상담을 통해 자발적 의사에 의한 기증인지 확인받도록 하고 있다. 즉, 장기기증을 받아 이식 수술을 진행하려면 사회복지사를 반드시 거쳐야하는 셈이다.
"기증자들은 생각보다 장기기증 이후 회복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아서 상담과정에서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꼭 얘기해 줍니다. 환자도 중요하지만 기증자까지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죠."
"100병상 당 1명 채용 의무화가 바람"
올해로 13년차인 그는 더 많은 환자들의 손을 잡아주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서울대병원은 전국에서 의료사회복지사 수가 꽤 많은 편이지만 총 9명이 전부. 의료진이 사회복지팀으로 의뢰한 상담요청건만 연 4천건. 환자 개인의 자발적인 상담 요청까지 포함하면 5천건에 달한다.
100병상당 의료사회복지사 1명을 의무적으로 채용하도록 했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그렇게 되면 서울대병원은 약 20명쯤이 된다.
"만약 그런 날이 온다면 의료사회복지 관련 연구를 하는 것이다. 환자에게 의료적 사회복지 혜택이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학술적으로 의미를 도출하고 싶어요."
일각에선 내친김에 상급종합병원 등 의료기관 인력 기준에 100명상 당 1명씩 의료사회복지사를 채용할 것을 의무화하자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서울대병원 의료사회복지팀 내에 의료사회복지사로 13년째 근무 중인 이민경 씨를 직접 만나 병원 내 의료사회복지사들의 역할과 그들의 존재이유에 대해 들어봤다.
의료사회복지사, 존재의 이유
일단 병원 내 그의 역할은 입원한 환자의 편의를 돕는 것. 특히 진료비 등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절차나 과정을 안내하고 지원해주는 게 그의 역할이다.
말로는 간단하지만 막상 만만찮다. 그의 1일 평균 상담 환자 수는 적을때는 3~4명, 많을 땐 7~8명까지 늘어난다. 이는 여기에는 복도에서 우연히 만나 질문을 던지는 환자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난다.
그의 업무는 단순히 상담에서 그치지 않는다. 가령, 진료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퇴원 이후 집으로 돌아갔을 때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지역사회 커뮤니티와 연계하는 것까지가 그의 역할이다.
이 과정에서 시설 및 동주민센터로 보낼 공문 및 의뢰서, 추천서 등 부수적인 행정 업무도 그의 몫. 그래서 늘 시간에 쫓긴다.
가령, 의료수급자 상태의 암 수술 환자의 경우 퇴원 이후 당분간 생계를 꾸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되면 사전에 환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식이다.
"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상당수가 항암치료 부작용으로 구토 등으로 입맛이 없고 직접 요리를 해먹는 것도 어렵죠. 또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경우 인근 지역사회에서 도시락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둡니다."
이런 서비스는 암 환자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면 제공하기 어려운 부분. 의료사회복지사가 필요한 이유다.
특히 서울대 암병원 개원 준비부터 근무를 시작한 이씨는 유방암 환자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유방 전절제 후 항암치료 환자들은 대개 탈모 스트레스가 큰 경우가 많아요. 달라진 외모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죠. 그래서 사전에 머리카락이 길었던 환자들은 미리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줄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의사가 진료에 바빠가 챙길 수 없는 소소한 것들, 하지만 환자에게는 큰 스트레스가 되는 부분을 저희가 풀어주는거죠."
장기기증 상담·호스피스 자문형 등 역할 확대 중
사실 의료사회복지사들의 영역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폭넓다. 이민경 의료사회복지사에 따르면 암 환자 상담부터 이식 환자 기증자 상담, 최근 급증하는 호스피스 자문형 상담까지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상황.
특히 자문형 호스피스의 경우에는 팀협진 수가(10만원) 인력기준에 의사 1인, 간호사 1인 이외 사회복지사 1인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서 의료사회복지사의 역할은 말기환자에게 남은 여생을 가족과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거에요. 사실 환자와 가족들은 생각보다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인식하기 못하거든요. 임종 이전에 대화를 나누고 가능하다면 여행을 다녀올 수 있도록 하기도하죠."
얼마 전, 40대 여성 말기암 환자는 남겨진 어린 딸을 위해 나중에 커서 초경 시작했을 때를 대비해 편지를 남겨두도록 권했다. 엄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도록, 또 엄마는 곁에 없지만 성장한 딸이 엄마가 남긴 메시지를 받아볼 수 있도록 말이다.
평생을 무뚝뚝하게 살아오신 어르신들에게도 부인 혹은 남편에서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하고 어려우면 휴대폰 문자, 편지라도 쓰라고 귀띔해주기도 한다.
이식환자의 경우에도 법으로 장기기증 이전에 반드시 사회복지사와 상담을 통해 자발적 의사에 의한 기증인지 확인받도록 하고 있다. 즉, 장기기증을 받아 이식 수술을 진행하려면 사회복지사를 반드시 거쳐야하는 셈이다.
"기증자들은 생각보다 장기기증 이후 회복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아서 상담과정에서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고 꼭 얘기해 줍니다. 환자도 중요하지만 기증자까지 보호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죠."
"100병상 당 1명 채용 의무화가 바람"
올해로 13년차인 그는 더 많은 환자들의 손을 잡아주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서울대병원은 전국에서 의료사회복지사 수가 꽤 많은 편이지만 총 9명이 전부. 의료진이 사회복지팀으로 의뢰한 상담요청건만 연 4천건. 환자 개인의 자발적인 상담 요청까지 포함하면 5천건에 달한다.
100병상당 의료사회복지사 1명을 의무적으로 채용하도록 했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그렇게 되면 서울대병원은 약 20명쯤이 된다.
"만약 그런 날이 온다면 의료사회복지 관련 연구를 하는 것이다. 환자에게 의료적 사회복지 혜택이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학술적으로 의미를 도출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