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출신 의원·공무원 지금보다 2~3배는 늘어야"

박양명
발행날짜: 2019-08-23 12:21:01
  • 23일 국회토론회 "의대교육 및 보수교육에 의료전문가 과정 필요
    소비자단체 "의협, 국민 신뢰 어떻게 받을지 먼저 생각해야"

국회와 정부, 정부 산하 기관으로 '의사' 진입이 현재 보다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 자리에서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는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과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보건의료 정책에서 전문가의 역할, 그리고 개선점은?'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5월 출범한 의협 총선기획단(단장 이필수)의 주도로 이뤄진 만큼 보건의료 정책에서 의사들의 적극적 참여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박은철 교수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은철 교수는 의사들의 공식적 정책 참여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정부와 산하 기관으로 의사들이 더 많이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국회에는 300명의 국회의원 중 3명이 의사고, 보건복지부에는 801명 중 17명이 의사다. 각각 1%, 2.1% 수준이다.

박 교수는 " 질병관리본부와 복지부에 모두 의사가 있지만 주요 정책을 생산하는 복지부로의 진입이 훨씬 더 많아져야 한다"라며 "현재보다 2~3배는 더 늘어야 한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의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국민 이익을 대변해야 하고 국민 의견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서 의사를 몰락시키지 않도록 경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의료전문가에서 나아가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로 만들기 위한 과정이 의대교육과 보수교육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연세대에서 16시간 교육시간 중 정책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딱 한 시간"이라며 "전국에서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인력을 50명 정도다.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정책의 기본 뼈대를 완성하는 숫자 치고는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의제가 필요하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며 의제를 집어넣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를 제시할 수 있는 의료전문가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윤명 사무총장, 유정민 서기관, 김동섭 기자, 김연희 변호사
법무법인 의성 김연희 변호사(가정의학과 전문의)도 보건의료정책 전문가 관련 교육프램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의사들이 보건의료정책 관련 교육을 들을 수 있는 통로가 많이 없다"라며 "보수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해서 지방에 있는 의사도 의사가 된 순간부터 꾸준히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정책 전문가까지는 아니더라도 협소한 시각을 갖고 본인 이익만을 주장하는 단순한 의료전문가 수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광명갑 김기남 지역위원장(의사)은 보건의료정책에 의사의 참여를 위해서는 보건과 보건의료를 분리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복지부 장관과 차관은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사람들"이라며 "보건의료와 사회복지는 전혀 다른 분야다. 보건의료를 분리부터해야 의료 전문가가 의료 정책을 많이 입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자유한국당 신상진 의원과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의사 대표하는 의협부터 환골탈태해야"

보건의료정책에서 전문가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의사를 대표하는 의협의 방향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의협 이상운 부회장은 "의협은 정책을 개발하고 의견을 제출해 의료 정책이 산으로 가지 않고 바른길로 갈 수 있도록 전문가 역할을 꾸준히 해야 한다"며 "지금은 의협이 투쟁 단체로만 비춰지는 상황으로 온 것에 대해 암울하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의협이 먼저 환골탈태해야 한다"라며 "의사들이 정치와 정책에 심도있게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의협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은 의협이 국민의 시각에서 먼저 생각해주길 당부했다.

윤 사무총장은 "서로 상생하고 같은 편에서 정부와 입법부를 상대로 투쟁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라며 "의협은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 의견을 어떻게 들을 것인가, 신뢰를 어떻게 받을 것인가, 어떻게 같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 전문가들이 보건의료 정책에서 국민 의견을 얼마나 잘 담을 수 있을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며 "앞으로 국민과 의료인이 같은 사이드에서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낼 때 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유정민 서기관도 "최근 정책은 정부 단독으로 할 수 있는게 거의 없다"라며 "정부에서 많은 이해당사자의 생각을 생각보다 많이 검토하고 있다. 주장의 근거가 되는 구체적인 데이터가 있다면 좀 더 신경을 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구체적인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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