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났다 생각했는데" 조국 자녀 논문 논란 의대 불똥?

발행날짜: 2019-08-29 06:45:59
  • 의대교수 자녀 공저자 재조사에 일선 교수들 "왜?"
    교수들, 핵심은 논문의 '기여도'…정부 행보에 의구심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논문 논란 이후 복지부가 의대교수 자녀의 공저자 재조사에 착수하면서 의학계가 또 다시 달아오르고 있다.

28일 서울의대, 연세의대, 성대의대 등 의과대학 3곳의 일선 교수들은 "연구윤리에 적합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밝혀야겠지만 앞서 자진신고까지 받았던 사안을 재조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논란의 발단은 올해초 교육부가 복지부에 요청한 '국가연구개발사업 관련 논문에 대한 연구부정 검증'에서 시작됐다.

당시 복지부는 해당 의과대학으로부터 무혐의 소명자료를 제출받아 제출했지만, 보건산업진흥원 연구윤리심의위원회 측은 의과대학 측의 해명이 연구윤리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재조사를 지시했다.

복지부 등 정부 측은 최근 조국 후보자 이슈와는 무관하게 진행하고 있는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실제 해당 의과대학 교수들은 시기적으로 볼 때 무관할 수 없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성대의대 한 교수는 "전체 교수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의과대학 교수만 재조사한다면 '왜'라는 의구심이 생긴다"며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튄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올해초에 이미 조사를 했고, 당시 자진신고까지 받아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이 시점에 급하게 서둘러 재조사를 진행하는 것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의과대학 교수들은 논문에 미성년자 자녀를 논문의 공저자로 올린 것을 두고 '기여도'로 판단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봤다.

상당수 의대교수들은 "논문에 기여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공저자 명단에 자녀 이름을 올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논문 공저자에서 배제하는 것 또한 문제다. 중요한 것은 기여도"라고 입을 모았다.

성대의대 교수는 "결국 중요한 것은 논문에 얼마나 기여했는가 하는 점이 논란의 핵심"이라며 "미성년자 여부보다 기여도가 관건"이라고 봤다.

즉, 고등학생이라도 논문에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통계를 분석하는 등 적극 참여했다면 공저자로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연대의대 교수는 "단순히 영어를 번역하고 통계 수치를 입력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는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곤란하다"며 "이는 파트타이머로 맡길 수 있는 수준의 참여로 기여도를 논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조국 후보자 자녀의 제1저자 건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연대의대 또 다른 교수는 "단순히 공저자로 제4, 제5저자인 공저자와 제1저자는 완전히 다른 얘기로 하늘과 땅차이"라며 선을 그었다.

서울의대 한 교수는 "제1저자라고 하면 해당 논문을 직접 작성한 연구자"라며 "번역을 돕는 수준의 역할이라면 논문 하단에 '감사의 글'에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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