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들 "제품명만으로는 라니티딘이 주성분인지 몰라" 지적
소비자 단체들도 "성분명 도입해야 할 때" 공감대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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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는 12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발사르탄, 라니티딘 사태를 통해 본 소비자 보호 대책의 현주소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현재 약사회는 성분명처방을 내포하고 있는 국제일반명제도(INN, International Non-proprietary Name)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도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는 성분명처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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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사는 "라니티딘 대상 환자가 발사르탄 사태 때보다 훨씬 더 많았음에도 현장에서는 혼란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환자가 회수 대상 의약품을 복용하고 있는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의원에서 발행하는 처방전을 보면 제품명만 쓰여있고 주성분이 라니티딘인지 알 수 없다"며 "약국도 조제약 봉투에 약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여기서도 성분명이 빠져있는 경우가 있어 환자 본인이 먹는 약 이름에 대해 소비자가 알아차리기 어려운 환경에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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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사는 개선책으로 ▲처방전, 복약지도서 개선 ▲의약품 제품명에 성분명 도입 ▲제네릭의약품 품목 수 축소 ▲처방조제 행태 변화 등을 제시했다.
약사회는 지난달 전국 500명의 약사를 대상으로 라니티딘 대처 현황 온라인 설문조사 실시,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라니티딘을 회수 조치하면서 그 업무를 일선에서 담당한 약사들은 소비자 전화문의 응대, 재처방 조제, 일반약 교환 또는 반품 등의 업무 부담을 떠맡아야 했다.
환자는 이미 복용한 위해 의약품으로 인한 건강 이상 등에 대한 우려감, 자신이 먹는 약이 회수 대상인지 안내가 부족하다는 불만을 약사들에게 호소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절반 이상인 58%는 불필요한 처방 제한 등 적정 사용을 유도해야 한다고 답했다. 제네릭약 품목 수 축소, 환자가 복용하는 약 성분명에 대한 인지 향상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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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 소비자연구소 조윤미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성분명 처방이 불가능한 게 아니다"라며 "폭넓은 사회적 토론을 통해 지금의 시스템 안에서도 얼마든지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제 직능의 문제가 아니라 적극적 토론과 노력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시민모임 황선옥 상임고문도 "이제는 꼭 필요한 문제"라며 의약품 성분명처방 운동 추진을 예고했다.
정부는 현재법 테두리 안에서 성분명처방이 가능하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정재호 기술서기관은 "성분명처방은 현행 법령에서도 가능하다"며 "의무화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현재는 상품명이나 성분명이나 둘 중 어떤 방식으로든 처방이 가능하다"고 짧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