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백 공보의, 이들의 안전은 누가 책임지나?

황병우
발행날짜: 2020-02-08 05:45:50
  • 의료경제팀 황병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하 신종코로나) 사태가 난후로 가장 많이 언급된 직역 중 하나는 '역학조사관'이다. 이들은 격리조치나 검체추출 등의 업무를 맡고 있어 그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조사관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는데 있다. 현재 각 시도별로 역학조사관은 많이 필요하지만 기준에도 못미치는 등 수급체계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공백을 민간조사관, 공무원, 공중보건의사(이하 공보의) 등이 맡고 있다.

하지만 검체추출은 사실상 의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어려운 영역이다. 단순 가래만 모으면 되는 하기도 검체확보와 달리 상기도 검체 추출의 경우 도구가 비강과 구강의 깊숙한 곳까지 도달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 환자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 등 위험요소가 다분하다.

이런 역할을 머릿수나 채우려고 넣어놓은 공무원이나 민간조사관이 잘할리는 만무하다. 결국 일하는 사람은 공보의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인 것이다. 취재 중 만난 한 역학조사관 공보의는 "한 지역의 역학조사관은 3명이지만 그중 의사는 한명이며 사실상 모든 역학조사관 업무를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답해 했다.

이렇다보니 사실상 환자관리, 검체추출, 업무보고 등까지 사실상 모든 업무를 공보의가 맡게되는 열악한 현실이 수일간 계속되고 있다. 민간 역학조사관 투입이 대안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대부분 비전문가다. 이들은 단순 자문인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당장 현장에서 필요한 24시간 대기인력이다.

이쯤에서 생각해야 하는 문제는 공보의 안전이다. 공보의의 업무로딩이 과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결책은 막연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일부는 과로에 따른 어려움도 호소하고 있는 상황. 현재 공보의들의 업무로딩 수준은 빨간불이 들어온지 오래다.

기본적으로 제대로된 방역 체계를 갖추려면 그에 걸맞는 효율적인 인력수급이 전체가 돼야하는데 이번 사태를 취재하면서 현장에서는 허술함 그 자체인 셈이다. 이런 현실속에서 대부분의 공보의들은 메르스의 경험으로 방역대응 체계가 성장했다는 말에 전혀 공감을 못하는 분위기다.

하루빨리 과도한 업무로부터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이라도 인력수급 해결을 해야할 때다. 전문학회들이 전문인력 활용 및 확대를 강조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다행인 것은 현재 정부도 부족한 역학조사관 확충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의원도 역학조사관 등 검역인력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법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당장 필요한만큼 하루빨리 통과시켜주길 바랄뿐이다.

현장의 어려움은 역할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메르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역설적으로 현장은 공보의 역학조사관의 업무를 요구하고 있다. 정답은 하나다. 이제는 말이 아닌 역할에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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