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상근부회장으로 대구 선별진료소서 2주째 근무
"지역이 초토화 됐는데 정부 자화자찬에 분노 느껴"
2주. 대한의사협회 방상혁 상근부회장이 코로나19 격전지 '대구'에 머물러 있었던 시간이다.
그는 "처음에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만 보였는데 열흘이 넘도록 머물다 보니 주변이 보였다. 지역 경제가 심각할 정도로 무너져 있다. 피부로 실감할 정도"라며 현재 대구의 상황을 전했다.
메디칼타임즈는 12일 형사 재판 피고인 신분으로 법원에 출석해야만 했기에 서울로 잠시 외출 나온 방상혁 상근부회장을 만나 대구의 현재, 방 부회장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집중 발생한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방 부회장은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음성'이라는 결과를 받아들고서야 서울에 올 수 있었다.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의협 코로나19 대책본부 의료지원단장으로서 처음 대구에 내려갔다. 열흘이 넘게 그가 일하고 있는 곳은 대구 서구 구민운동장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Drive Through, DT) 선별진료소.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 평균 약 60명을 대상으로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 방호복을 입고 차가운 실외에서 하루 종일 서 있으니 숙소로 돌아오면 몸이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단다.
고글이 이마를 눌러 피가 안 통하고, 마스크가 코 뼈를 누르고 있어 멍이 들 지경이다. 방호복을 입으면 땀 범벅이 되는 병원과는 달리 실외 근무는 추위 때문에 땀이 날 겨를도 없다. 오히려 추워서 자동차가 들어오지 않을 때는 손난로 앞에서 손을 녹여야만 한다.
최근에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도 있었다. 함께 일하는 간호사 중 발열 증상이 있다고 한 것. 선별진료소 전체가 긴장했다. 확진 판정이라도 나오면 선별진료소 폐쇄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방 부회장이 직접 검체채취를 했다. 당일 저녁에 나온 결론은 다행히도(?) 음성이었다.
"코로나19에서 자유로운 사람 없다"
약 보름 동안 대구에서 먹고 자며 생활하다 보니 지역민의 목소리도 들렸다.
방 부회장은 "코로나19도 문제지만 굶어죽게 생겼다는 말을 공통적으로 하고 있다. 진료현장뿐만 아니라 지역이 초토화된 느낌"이라며 "저녁은 사 먹어야 하는데 문을 연 식당을 찾아다녀야 한다. 문을 열더라도 시간이 단축됐고 직원도 없이 혼자 식당을 하는 사람도 꽤 많다"라고 말했다.
대구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12일 기준 5867명이다. 대구 시민 약 243만명 중 0.24% 수준이다.
방 부회장은 "트럭 운전사가 드라이브스루를 들렀는데 다른 지역으로 가려면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며, 양성이면 오지 말라고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라며 "대구라고 하면 뭔가 기피하는 분위기가 가슴 아프다"라고 안타까움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대형병원들도 대구에서 왔다고 하면 일단 거르고 보는 분위기인데 0.24%라는 비율 때문에 환자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코로나19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해 줘야 하는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경제가 망가져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청와대는 연일 "방역이 세계 최고"라며 자화자찬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분노가 솟구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처음부터 중국발 입국을 막았더라면 이런 일이 안 벌어졌다"라며 "코로나19 때문에 사망에 이른 환자가 66명이다.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것이다. 방역대책을 잘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할 시점이 아니다. 정말 화가 많이 난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원인은 중국이다. 감염자는 억울한 피해자다"라며 "의학에 대해 정부가 잘못된 정치적 판단을 내리고 시행하려고 해도 국회에서,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제1당이었다면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통탄이 생긴다"라고 지적했다.
정치에 도전장 "정부 자화자찬에 분노 치민다"
대구에서의 경험과 정부의 움직임이 결국 '정치'를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셈이다.
방 부회장은 최근 미래통합당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에 총선 비례대표 신청을 하며 정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국회의원 역할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그 와중에 의료계를 대표해서 보건의료정책이 제대로 될 수 있게끔 의사들이 국회로 많이 진출해야 하는데 의협 집행부 차원에서도 도전하자는 의견들이 있었고 고민 끝에 (비례대표) 접수를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의원은 개인 행복을 돌보는 자리가 아니다.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4년이라는 시간을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 부회장의 정치 도전 소식에 코로나19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할 의협 고위 임원이 정치에 나서야 할 때냐는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지금'이기 때문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질병에 의한 국가적 재난 상황"이라며 "의료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가 정책 결정에 관여했다면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다. 의료계 대표단체인 의협이 국회로 나갈 수 있는 사람을 배출하는 게 현 상황에서 더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6년 전, 집단 휴진을 주도해 시장 질서를 흩트렸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법적 다툼을 벌여온 방상혁 상근부회장. 그는 '무죄'라는 판결을 받아들고 다시 대구로 향하는 차를 탔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서울로 올라올 계획은 없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만 보였는데 열흘이 넘도록 머물다 보니 주변이 보였다. 지역 경제가 심각할 정도로 무너져 있다. 피부로 실감할 정도"라며 현재 대구의 상황을 전했다.
메디칼타임즈는 12일 형사 재판 피고인 신분으로 법원에 출석해야만 했기에 서울로 잠시 외출 나온 방상혁 상근부회장을 만나 대구의 현재, 방 부회장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집중 발생한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방 부회장은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음성'이라는 결과를 받아들고서야 서울에 올 수 있었다.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의협 코로나19 대책본부 의료지원단장으로서 처음 대구에 내려갔다. 열흘이 넘게 그가 일하고 있는 곳은 대구 서구 구민운동장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Drive Through, DT) 선별진료소.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하루 평균 약 60명을 대상으로 검체채취를 하고 있다. 방호복을 입고 차가운 실외에서 하루 종일 서 있으니 숙소로 돌아오면 몸이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단다.
고글이 이마를 눌러 피가 안 통하고, 마스크가 코 뼈를 누르고 있어 멍이 들 지경이다. 방호복을 입으면 땀 범벅이 되는 병원과는 달리 실외 근무는 추위 때문에 땀이 날 겨를도 없다. 오히려 추워서 자동차가 들어오지 않을 때는 손난로 앞에서 손을 녹여야만 한다.
최근에는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도 있었다. 함께 일하는 간호사 중 발열 증상이 있다고 한 것. 선별진료소 전체가 긴장했다. 확진 판정이라도 나오면 선별진료소 폐쇄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방 부회장이 직접 검체채취를 했다. 당일 저녁에 나온 결론은 다행히도(?) 음성이었다.
"코로나19에서 자유로운 사람 없다"
약 보름 동안 대구에서 먹고 자며 생활하다 보니 지역민의 목소리도 들렸다.
방 부회장은 "코로나19도 문제지만 굶어죽게 생겼다는 말을 공통적으로 하고 있다. 진료현장뿐만 아니라 지역이 초토화된 느낌"이라며 "저녁은 사 먹어야 하는데 문을 연 식당을 찾아다녀야 한다. 문을 열더라도 시간이 단축됐고 직원도 없이 혼자 식당을 하는 사람도 꽤 많다"라고 말했다.
대구 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12일 기준 5867명이다. 대구 시민 약 243만명 중 0.24% 수준이다.
방 부회장은 "트럭 운전사가 드라이브스루를 들렀는데 다른 지역으로 가려면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한다며, 양성이면 오지 말라고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라며 "대구라고 하면 뭔가 기피하는 분위기가 가슴 아프다"라고 안타까움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대형병원들도 대구에서 왔다고 하면 일단 거르고 보는 분위기인데 0.24%라는 비율 때문에 환자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코로나19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해 줘야 하는 시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경제가 망가져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청와대는 연일 "방역이 세계 최고"라며 자화자찬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분노가 솟구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처음부터 중국발 입국을 막았더라면 이런 일이 안 벌어졌다"라며 "코로나19 때문에 사망에 이른 환자가 66명이다.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것이다. 방역대책을 잘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할 시점이 아니다. 정말 화가 많이 난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원인은 중국이다. 감염자는 억울한 피해자다"라며 "의학에 대해 정부가 잘못된 정치적 판단을 내리고 시행하려고 해도 국회에서,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제1당이었다면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통탄이 생긴다"라고 지적했다.
정치에 도전장 "정부 자화자찬에 분노 치민다"
대구에서의 경험과 정부의 움직임이 결국 '정치'를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 준 셈이다.
방 부회장은 최근 미래통합당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에 총선 비례대표 신청을 하며 정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국회의원 역할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그 와중에 의료계를 대표해서 보건의료정책이 제대로 될 수 있게끔 의사들이 국회로 많이 진출해야 하는데 의협 집행부 차원에서도 도전하자는 의견들이 있었고 고민 끝에 (비례대표) 접수를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의원은 개인 행복을 돌보는 자리가 아니다.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4년이라는 시간을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 부회장의 정치 도전 소식에 코로나19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할 의협 고위 임원이 정치에 나서야 할 때냐는 비판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오히려 '지금'이기 때문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질병에 의한 국가적 재난 상황"이라며 "의료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가 정책 결정에 관여했다면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다. 의료계 대표단체인 의협이 국회로 나갈 수 있는 사람을 배출하는 게 현 상황에서 더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6년 전, 집단 휴진을 주도해 시장 질서를 흩트렸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법적 다툼을 벌여온 방상혁 상근부회장. 그는 '무죄'라는 판결을 받아들고 다시 대구로 향하는 차를 탔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서울로 올라올 계획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