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많은 코로나 치료제 클로로퀸 안전성 검증한다

발행날짜: 2020-05-26 05:45:57
  •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주관 심혈관 부작용 등 이슈 점검
    심평원 데이터 등 코호트 분석…칼레트라 등도 동시 진행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로 이름을 올리면서부터 끊임없이 부작용 이슈가 제기되고 있는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에 대해 국내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성 연구가 시작된다.

QT 연장 등 심혈관 질환 위험 이슈가 실제로 국내 환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함께 치료제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칼레트라와 리바비린, 1형 인터페론 등의 안전성도 함께 검토될 예정이다.

QT 연장 등 심혈관 부작용 논란…치료제 신뢰성 흔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중심으로 심혈관 질환 부작용 이슈에 대한 자체 연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등 코로나 치료제에 대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 연구가 시작된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중앙임상위원회를 비롯해 대한내과학회 산하 10개 학회가 공동으로 마련한 코로나 치료지침에서도 1순위로 꼽히는 치료제지만 지속적인 부작용 이슈로 논란이 되고 있는 약물이다.

특히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45건의 임상시험이 이뤄질 정도로 코로나 치료제 중 가장 기대감이 높은 약물이다. 여기는 말라리아 치료제로 개발돼 각 국가에 충분한 재고가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코로나 치료제 후보물질로 이름을 올린 동시에 QT간격 연장 등 부작용 논란에 휩쌓인 것도 사실이다. 특히 속속 공개되는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증명하지 못한 것은 물론 이같은 부작용 우려를 씻어내는데도 실패하고 있다.

실제로 가장 최근에 진행돼 영국의학저널(BMJ)에 실린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에서도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을 처방받은 환자의 21일째 전체 생존율은 89%로 대조군 91%보다도 오히려 더 낮았다(doi.org/10.1136/bmj.m1844).

중국에서 진행된 대조 임상시험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28일간 진행된 추적 관찰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받은 환자의 음성 전환율은 85.5%로 표준치료군 81.3%에 비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doi.org/10.1136/bmj.m1849).

하지만 부작용 비율은 압도적으로 높았다. 대조군에서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9%에 불과했지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받은 환자들은 30%가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심혈관 위험에 대한 우려만 확인한 셈이다.

이로 인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코로나 환자 치료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부작용와 오남용을 주의하라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

국내 환자 대상 심혈관 안전성 집중 검토…치료제 전반 종합 점검

급하게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 연구에 들어간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사실상 1순위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하고 있는 가운데 심혈관 부작용 이슈가 계속해서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안전관리원 등은 한국인 데이터 기반의 부작용 이슈를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코로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동정적 요법으로 약물을 처방하고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의약품안전관리원은 우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처방 내역과 환자 데이터를 요청한 상태다.

처방 내역에 대한 빅데이터와 코로나 환자 데이터를 동시에 분석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심혈관 부작용 이슈를 점검하기 위해서다.

또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이상 사례 발생 현황도 함께 분석해 심혈관 부작용 이슈를 총체적으로 점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의약품안전관리원이 10개 병원 1360만명의 환자 자료를 통해 구축한 빅데이터 모델도 함께 활용한다. 이를 통해 관리원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처방받은 환자들 중 심혈관 위험 요인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번 안전성 연구는 비단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심혈관 이슈가 발생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중심으로 하되 칼레트라와 1형 인터페론, 리바비린, 면역글로불린 등 치료제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국내에서 처방되고 있는 모든 약물도 함께 점검에 나선다.

의약품안전관리원 관계자는 "심혈관 부작용 이슈가 제기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중심으로 하겠지만 이번 연구의 목적은 국내에서 처방되는 코로나 치료제의 안전성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단 심장 질환 부작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망 및 이상 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초기 설계 단계에 있는 연구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유의미한 의학적 근거가 도출될 경우 현재 코로나 치료지침은 물론 허가 사항 변경까지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에서 그 특성에 맞게 후속 조치가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의약품안전관리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의학적 근거를 도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연구 설계를 마치고 본격적인 분석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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