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수급난에 저용량, 교차 접종 등 변칙 등장
전문가들 "접종 기한 연장 가능…교차 접종 불가 예측"
코로나19 백신 공급 부족과 예방률 증대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저용량 접종 및 접종 간격 증가 등의 변칙 방안이 나오면서 실제 효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아직 임상이나 과학적인 근거는 마련되지 않았지만 수급상황을 고려할 때 한 명에게 두 번 접종하는 것보다는 두 명에게 한번씩 접종하는 것이 집단면역 형성에 보다 기여하는 바가 클 수 있다는 단순 논리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한정된 자원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적 근거가 중요하다는 식으로 비중을 두는 바에 따라 의견이 나눠지고 있는 것.
전문가들의 합치된 의견이 없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방역당국의 의지가 곧 접종계획 수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주요 접종 이슈와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 및 방역당국의 해석을 들었다.
▲세 가지 논란…접종 기간·교차 접종·용량 분할
현재 백신 접종 계획과 관련해 논란은 크게 세 가지다. 임상에서 설계된 접종 기간을 늘릴 수 있는지, 타사 백신간 혼용 접종이 가능한지, 접종 기한을 늘리지 않는 대신 접종 용량을 낮출 수 있는지다.
논란 모두는 수급난과 관련돼 있다. 접종 기간을 늘리거나 용량을 낮춰 맞는 것 모두 한정된 백신 자원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분배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논란의 시초는 영국과 미국이다. 올해 초 영국은 1차 접종 후 3~4주 후 2차 접종하는 대신 이 기한을 12주까지 연장해 남은 분량을 1차 접종에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한달 두 번 접종을 3달 두 번 접종으로 기한을 늘려 수요 부족분에 대응하겠다는 것. 게다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이 타사 백신을 혼용하는 교차 접종을 언급했다가 철회하기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미국도 접종 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임상에서 모더나 백신을 풀도즈(100mg)의 절반으로도 접종해도 비슷한 예방률이 나타난다는 것을 근거로 저용량 분할 투약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접종 기한 연장은 당장의 유행을 차단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가성비로는 효과적"이라며 "다만 우리나라는 영국과 같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일면적으로 고려할 대상은 아니"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기간 연장 OK"
백신 및 감염 전문가들은 세 가지 이슈 중 접종 기간 연장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를 보인다. 2차 접종은 1차 접종의 부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한보다는 접종 횟수가 보다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최영준 한림대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백신 접종에 있어서 접종 간격이 짧은 것은 문제가 되지만 늘어나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며 "이는 백신 예방접종의 기본 원칙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프테리아, 폐렴구균 등 다양한 백신이 2, 4, 6개월의 접종 간격을 가지고 있지만 누적 차수를 잊고 있다가 1년 후 맞아도 유효차수로 인정해 준다"며 "2차 접종은 1차 접종의 부스트 효과에 그치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는 간격보다는 횟수"라고 덧붙였다.
2차 접종의 목표는 1차 접종후 항체 반응을 유도하는 면역세포의 활성화 및 항원 기억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1회 접종으로 100% 면역원성 획득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개념으로 추가 접종이 필요할 뿐 간격을 늘린다고 해서 예방률이 급감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21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관리지침에도 비슷한 내용이 발견된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처음 받는 경우엔 최소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권고하지만 2020년 백신을 총 2회 이상 누적 접종한 경우 1회 접종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강진한 가톨릭대 의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도 비슷한 입장이다.
강 소장은 "접종 기한에 정답은 없다"며 "성인 대상 2회 접종이라면 보통 4주간의 간격 설정이 가능한데 1차 접종후 면역력 유지 기간에 따라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1차 접종 예방률이 70% 이상과 같은 근거가 있다면 접종 간격을 4주 이상으로 늘릴 수 있지만 50% 내외라면 곤란하다"며 "보통 항체는 2주 후에 생기기 때문에 항체 형성률이 낮은지 아닌지 여부에 따라 접종 간격은 가변적"이라고 설명했다.
비용-효과성을 따질 때 두 번 접종으로 한명의 예방률을 90%로 끌어올리는 것보다는 각 두 명에게 접종해 70%의 예방률을 유지하는게 집단면역 형성에 보다 기여할 수 있다. 한명에게 백신 자원이 집중될 때 백신을 맞지 못한 사람은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차 접종 "절대 NO"
반면 백신을 혼용하는 교차 접종에 대해서는 절대 불가론이 득세하고 있다.
영국은 1차에 화이자 백신을, 2차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하는 교차 접종을 검토했지만 이내 비판에 직면하자 철회했다. 반대 목소리는 임상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강 소장은 "교차 접종은 안 된다"며 "근거도 없고 윤리적으로도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 설계는 2차까지 동일 백신을 두고 진행됐다"며 "따라서 각각 다른 백신을 혼용하면 어떤 결과가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망자나 확진자 수 급증에도 불구하고 백신이 태부족인 극한의 상황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보건의료체계가 작동하는 상황에서 교차 접종이 논의 대상으로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기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최영준 한림대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교차 접종은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며 "아직까지 교차 접종과 관련해 확립된 이론이나 데이터는 없다"고 덧붙였다.
교차 접종에 우려는 각 제품간 백신의 원리가 다르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다.
화이자&바이오엔텍이 공동 개발한 BNT162 및 모더나가 개발한 mRNA-1273은 mRNA 방식이다. mRNA는 바이러스 배양 및 이를 약화시켜 주입하는 기존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생산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운반체(벡터)에 바이러스 유전자를 실어 인체에 주입하는 벡터 방식을 사용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침팬지의 아데노 바이러스를 벡터로 사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스파이크 돌기)를 조합했다.
시노백(중국), 시노팜(중국)이 개발하는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약화시키거나 죽은 상태로 소량 포함한 불활성화 백신이다. 각각의 방식 및 변수가 다양하기 때문에 임상을 통해 각 제품 조합별 유효성, 안전성을 확인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미국 CDC 역시 코로나19 백신 가이드라인을 통해 "2차 접종까지는 같은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A series started with COVID-19 vaccine should be completed with this product)하고 있다.
▲저용량 분할 접종 가능할까? "글쎄"
풀도즈(full-dose) 대신 용량을 낮춰 접종하는 것은 어떨까. 유효성 면에서 아직 입증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
이론적으론 풀도즈가 유효성 입증에는 최적이지만 코로나19 백신에서는 저용량에서 보다 효과가 좋은 기현상이 목격됐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AZD1222 백신 2/3상 임상은 18세 이상 성인 1만 여명 등록자를 대상으로 1개월 간격으로 백신 2회 접종 후 2주 뒤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살폈다.
결과를 보면 중간 도즈를 맞은 2741명에서 90%, 풀도즈를 맞은 8895명에서 62%의 예방 효과가 관찰됐다. 오히려 저용량 백신에서 예방률이 28%p 높아진 것.
모더나 백신은 풀도즈의 절반으로도 접종해도 비슷한 예방률이 나타난다는 연구가 있다. 보통 용량을 줄이면 풀도즈 대비 비슷하거나 다소 약화된 유효성을 나타내야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보다 더 나은 효과를 나타냈다.
감염학회 관계자는 "저용량이 고용량보다 효과가 더 좋게 나온 것은 적절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이를 신뢰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영준 교수는 "2017년도에 황열병이 유행할 때 백신이 부족했다"며 "당시 백신 수급난 해결책으로 용량을 나눠 분할 투약하는 방법이 시도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백신 용량의 절반에서 1/4까지 분할 해 투약했는데 면역 확보에는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백신이 부족한 점, 코로나19 백신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보장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용량 분할 접종 시도에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교수는 "미국 행정부의 몬세프 슬라위 책임자가 모더나 백신 투약 용량을 줄여서라도 투약자를 늘리는 방안을 언급했다"며 "의학단체 및 FDA는 근거가 없다고 반대한 것처럼 이런 주장은 방역당국 차원에서 상황의 시급성을 대변하는 것이지 임상적 근거에 기반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의 결정은? "수급 상황 변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일 500명대로 다소 완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차 접종 및 백신 투약 기간 연장 조치 등의 급진적 접종 계획 도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특별한 방역 위기 상황을 제외하고 백신은 임상을 근거로 한 허가사항에 기반해야 한다"며 "저용량 투약 및 접종 기한 연장에서 일부 연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근거가 있다면 접종 계획에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접종 계획 수립은 질병청이 주관한다"며 "주로 감염병의 확산 추이와 백신의 수급 상황에 따라 임상(허가) 외적인 사용도 고려될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모두가 가정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질병청은 백신 보급 및 접종까지 분기 이상의 시간이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전문가 의견을 통해 세부 접종 계획을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세부내용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직 임상이나 과학적인 근거는 마련되지 않았지만 수급상황을 고려할 때 한 명에게 두 번 접종하는 것보다는 두 명에게 한번씩 접종하는 것이 집단면역 형성에 보다 기여하는 바가 클 수 있다는 단순 논리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한정된 자원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적 근거가 중요하다는 식으로 비중을 두는 바에 따라 의견이 나눠지고 있는 것.
전문가들의 합치된 의견이 없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방역당국의 의지가 곧 접종계획 수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주요 접종 이슈와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 및 방역당국의 해석을 들었다.
▲세 가지 논란…접종 기간·교차 접종·용량 분할
현재 백신 접종 계획과 관련해 논란은 크게 세 가지다. 임상에서 설계된 접종 기간을 늘릴 수 있는지, 타사 백신간 혼용 접종이 가능한지, 접종 기한을 늘리지 않는 대신 접종 용량을 낮출 수 있는지다.
논란 모두는 수급난과 관련돼 있다. 접종 기간을 늘리거나 용량을 낮춰 맞는 것 모두 한정된 백신 자원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분배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논란의 시초는 영국과 미국이다. 올해 초 영국은 1차 접종 후 3~4주 후 2차 접종하는 대신 이 기한을 12주까지 연장해 남은 분량을 1차 접종에 활용한다고 발표했다.
한달 두 번 접종을 3달 두 번 접종으로 기한을 늘려 수요 부족분에 대응하겠다는 것. 게다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이 타사 백신을 혼용하는 교차 접종을 언급했다가 철회하기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미국도 접종 용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임상에서 모더나 백신을 풀도즈(100mg)의 절반으로도 접종해도 비슷한 예방률이 나타난다는 것을 근거로 저용량 분할 투약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접종 기한 연장은 당장의 유행을 차단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가성비로는 효과적"이라며 "다만 우리나라는 영국과 같은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일면적으로 고려할 대상은 아니"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기간 연장 OK"
백신 및 감염 전문가들은 세 가지 이슈 중 접종 기간 연장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를 보인다. 2차 접종은 1차 접종의 부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한보다는 접종 횟수가 보다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최영준 한림대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백신 접종에 있어서 접종 간격이 짧은 것은 문제가 되지만 늘어나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며 "이는 백신 예방접종의 기본 원칙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프테리아, 폐렴구균 등 다양한 백신이 2, 4, 6개월의 접종 간격을 가지고 있지만 누적 차수를 잊고 있다가 1년 후 맞아도 유효차수로 인정해 준다"며 "2차 접종은 1차 접종의 부스트 효과에 그치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는 간격보다는 횟수"라고 덧붙였다.
2차 접종의 목표는 1차 접종후 항체 반응을 유도하는 면역세포의 활성화 및 항원 기억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1회 접종으로 100% 면역원성 획득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개념으로 추가 접종이 필요할 뿐 간격을 늘린다고 해서 예방률이 급감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21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관리지침에도 비슷한 내용이 발견된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처음 받는 경우엔 최소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권고하지만 2020년 백신을 총 2회 이상 누적 접종한 경우 1회 접종이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강진한 가톨릭대 의대 백신바이오연구소장도 비슷한 입장이다.
강 소장은 "접종 기한에 정답은 없다"며 "성인 대상 2회 접종이라면 보통 4주간의 간격 설정이 가능한데 1차 접종후 면역력 유지 기간에 따라 다양한 설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1차 접종 예방률이 70% 이상과 같은 근거가 있다면 접종 간격을 4주 이상으로 늘릴 수 있지만 50% 내외라면 곤란하다"며 "보통 항체는 2주 후에 생기기 때문에 항체 형성률이 낮은지 아닌지 여부에 따라 접종 간격은 가변적"이라고 설명했다.
비용-효과성을 따질 때 두 번 접종으로 한명의 예방률을 90%로 끌어올리는 것보다는 각 두 명에게 접종해 70%의 예방률을 유지하는게 집단면역 형성에 보다 기여할 수 있다. 한명에게 백신 자원이 집중될 때 백신을 맞지 못한 사람은 생명을 잃을 위기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차 접종 "절대 NO"
반면 백신을 혼용하는 교차 접종에 대해서는 절대 불가론이 득세하고 있다.
영국은 1차에 화이자 백신을, 2차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하는 교차 접종을 검토했지만 이내 비판에 직면하자 철회했다. 반대 목소리는 임상적 근거가 희박하다는 것에서 기인한다.
강 소장은 "교차 접종은 안 된다"며 "근거도 없고 윤리적으로도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 설계는 2차까지 동일 백신을 두고 진행됐다"며 "따라서 각각 다른 백신을 혼용하면 어떤 결과가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망자나 확진자 수 급증에도 불구하고 백신이 태부족인 극한의 상황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보건의료체계가 작동하는 상황에서 교차 접종이 논의 대상으로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기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최영준 한림대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교차 접종은 데이터를 확인해야 한다"며 "아직까지 교차 접종과 관련해 확립된 이론이나 데이터는 없다"고 덧붙였다.
교차 접종에 우려는 각 제품간 백신의 원리가 다르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다.
화이자&바이오엔텍이 공동 개발한 BNT162 및 모더나가 개발한 mRNA-1273은 mRNA 방식이다. mRNA는 바이러스 배양 및 이를 약화시켜 주입하는 기존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를 이용해 생산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운반체(벡터)에 바이러스 유전자를 실어 인체에 주입하는 벡터 방식을 사용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침팬지의 아데노 바이러스를 벡터로 사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스파이크 돌기)를 조합했다.
시노백(중국), 시노팜(중국)이 개발하는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약화시키거나 죽은 상태로 소량 포함한 불활성화 백신이다. 각각의 방식 및 변수가 다양하기 때문에 임상을 통해 각 제품 조합별 유효성, 안전성을 확인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미국 CDC 역시 코로나19 백신 가이드라인을 통해 "2차 접종까지는 같은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권고(A series started with COVID-19 vaccine should be completed with this product)하고 있다.
▲저용량 분할 접종 가능할까? "글쎄"
풀도즈(full-dose) 대신 용량을 낮춰 접종하는 것은 어떨까. 유효성 면에서 아직 입증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
이론적으론 풀도즈가 유효성 입증에는 최적이지만 코로나19 백신에서는 저용량에서 보다 효과가 좋은 기현상이 목격됐기 때문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AZD1222 백신 2/3상 임상은 18세 이상 성인 1만 여명 등록자를 대상으로 1개월 간격으로 백신 2회 접종 후 2주 뒤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살폈다.
결과를 보면 중간 도즈를 맞은 2741명에서 90%, 풀도즈를 맞은 8895명에서 62%의 예방 효과가 관찰됐다. 오히려 저용량 백신에서 예방률이 28%p 높아진 것.
모더나 백신은 풀도즈의 절반으로도 접종해도 비슷한 예방률이 나타난다는 연구가 있다. 보통 용량을 줄이면 풀도즈 대비 비슷하거나 다소 약화된 유효성을 나타내야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보다 더 나은 효과를 나타냈다.
감염학회 관계자는 "저용량이 고용량보다 효과가 더 좋게 나온 것은 적절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이를 신뢰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영준 교수는 "2017년도에 황열병이 유행할 때 백신이 부족했다"며 "당시 백신 수급난 해결책으로 용량을 나눠 분할 투약하는 방법이 시도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백신 용량의 절반에서 1/4까지 분할 해 투약했는데 면역 확보에는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백신이 부족한 점, 코로나19 백신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보장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용량 분할 접종 시도에는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교수는 "미국 행정부의 몬세프 슬라위 책임자가 모더나 백신 투약 용량을 줄여서라도 투약자를 늘리는 방안을 언급했다"며 "의학단체 및 FDA는 근거가 없다고 반대한 것처럼 이런 주장은 방역당국 차원에서 상황의 시급성을 대변하는 것이지 임상적 근거에 기반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의 결정은? "수급 상황 변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일 500명대로 다소 완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교차 접종 및 백신 투약 기간 연장 조치 등의 급진적 접종 계획 도입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특별한 방역 위기 상황을 제외하고 백신은 임상을 근거로 한 허가사항에 기반해야 한다"며 "저용량 투약 및 접종 기한 연장에서 일부 연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런 근거가 있다면 접종 계획에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접종 계획 수립은 질병청이 주관한다"며 "주로 감염병의 확산 추이와 백신의 수급 상황에 따라 임상(허가) 외적인 사용도 고려될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모두가 가정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질병청은 백신 보급 및 접종까지 분기 이상의 시간이 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재 전문가 의견을 통해 세부 접종 계획을 세심하게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세부내용은 추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