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명 의료경제팀 기자
"수가 계약에 제도가 끼어들면 안 되지…"
수가 협상에 나선 한 공급자 단체의 볼멘소리다.
실제 수가협상 결과를 보면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책적으로 역할을 했거나 앞으로 역할을 할 유형에 인상률의 배려가 쏠려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역대 최고 인상률인 3.6%의 수치를 받은 약국은 지난해 마스크 공급에 기여했다. 4년만에 협상 타결에다 3% 인상률을 찍은 의원은 앞으로 정부가 집중할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 사업의 중심이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정책적 역할에 주목을 받지 못한 병원과 치과, 한의원은 협상에서 소외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마스크 공급에서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병상까지 내놓으면서 기여한 병원은 진료비가 다른 유형보다 늘었다는 이유로 수가 인상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 정부의 손실보상금 지원 등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손실이 일부 보전되지 않았나 하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병원은 협상 결렬을 선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치과 역시 자체적으로 방역비를 투입해 비말감염의 위험이 큼에도 진료에 매진했지만 진료비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협상은 결렬됐다.
진료비가 증가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다르게 해석하면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누구보다도 성실히 잘 협조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 병원은 비급여의 급여화로 정리되는 현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의 가장 큰 파트너다. 즉, 올해 수가협상에서 정책적 협조를 반영할 예정이었다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느 유형에게만 치우치는 결과를 내기에는 무리가 분명 있다.
이처럼 공급자 단체는 수가협상 후 '인상률'이라는 단순 수치를 대회원 메시지로 알리기에 바쁘다. 하지만 수가인상 투입 재정에서 나눠먹는 금액을 따져보면 단순 인상률에 일희일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가협상은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가능한 목표 진료비 증가율)을 적용해 도출해낸 건보공단의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SGR 모형을 적용하면 유형별 수가 인상의 '순위'와 각 순위 사이 격차의 크기가 나온다.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수가 인상에 투입할 재정의 크기를 정한다면 건보공단은 협상 과정에서 수가인상이 필요한 순서와 유형 사이의 간격을 '반드시' 지키면서 인상률을 정한다.
SGR 산출 모형에 따르면 약국은 늘 1위다. 건강보험에서 약국의 진료비 구성은 진료행위인 조제료와 약품비로 이뤄졌다. 기본진료비, 치료재료비, 정액수가 등으로 이뤄진 의료기관의 진료비 구성 보다 단순하다. 진료비 증가율이 다른 유형보다 낮을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1순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약국 수가협상에 나서는 대한약사회는 단순히 인상률 수치와 순위를 강조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속을 챙겼다고 이야기 하기에 무리가 있다. 수가 인상에 투입되는 건강보험 재정, 일명 밴딩에서 약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1% 수준이다. 올해 약국은 역대 최고의 인상률 수치를 받았지만 밴딩에서 점유율은 지난해 11.7%에서 올해 10.9%로 오히려 줄었다.
반면 수가 인상 순위에서 후순위를 차지한 치과는 추가 재정으로 765억원을 가져가며 점유율이 7.2%를 차지, 지난해보다 2.2%p 더 높아졌다. 한의원보다 뒤졌던 점유율도 불과 0.1% 차이로 비등해졌다.
가장 낮은 인상률을 받은 병원 역시 내년에 투입될 재정인 37.6%인 4014억원을 갖고 간다. 물론 해당 점유율을 비롯해 갖고가는 재정도 지난해 보다 줄어 아쉬움이 있겠지만 다른 유형보다 가장 많은 재정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수가협상 시기만 되면 등장하는 SGR 모형의 한계는 올해도 어김없이 나왔다. 건보공단은 수가협상 방식 개선을 위해 3년 전 제도발전협의체를 만들었고 수가협상 방식 개선에 대해 공급자 단체의 의견을 수렴했지만 수년째 같은 방식의 수가협상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수가협상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수가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문제가 있다"라며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관련 연구를 포함한 중장기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이 현실화 되길 바란다.
수가 협상에 나선 한 공급자 단체의 볼멘소리다.
실제 수가협상 결과를 보면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책적으로 역할을 했거나 앞으로 역할을 할 유형에 인상률의 배려가 쏠려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역대 최고 인상률인 3.6%의 수치를 받은 약국은 지난해 마스크 공급에 기여했다. 4년만에 협상 타결에다 3% 인상률을 찍은 의원은 앞으로 정부가 집중할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 사업의 중심이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정책적 역할에 주목을 받지 못한 병원과 치과, 한의원은 협상에서 소외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마스크 공급에서 역할도 중요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병상까지 내놓으면서 기여한 병원은 진료비가 다른 유형보다 늘었다는 이유로 수가 인상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 정부의 손실보상금 지원 등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손실이 일부 보전되지 않았나 하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병원은 협상 결렬을 선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치과 역시 자체적으로 방역비를 투입해 비말감염의 위험이 큼에도 진료에 매진했지만 진료비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협상은 결렬됐다.
진료비가 증가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다르게 해석하면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누구보다도 성실히 잘 협조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 병원은 비급여의 급여화로 정리되는 현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의 가장 큰 파트너다. 즉, 올해 수가협상에서 정책적 협조를 반영할 예정이었다면 코로나19 상황에서 어느 유형에게만 치우치는 결과를 내기에는 무리가 분명 있다.
이처럼 공급자 단체는 수가협상 후 '인상률'이라는 단순 수치를 대회원 메시지로 알리기에 바쁘다. 하지만 수가인상 투입 재정에서 나눠먹는 금액을 따져보면 단순 인상률에 일희일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가협상은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가능한 목표 진료비 증가율)을 적용해 도출해낸 건보공단의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SGR 모형을 적용하면 유형별 수가 인상의 '순위'와 각 순위 사이 격차의 크기가 나온다.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수가 인상에 투입할 재정의 크기를 정한다면 건보공단은 협상 과정에서 수가인상이 필요한 순서와 유형 사이의 간격을 '반드시' 지키면서 인상률을 정한다.
SGR 산출 모형에 따르면 약국은 늘 1위다. 건강보험에서 약국의 진료비 구성은 진료행위인 조제료와 약품비로 이뤄졌다. 기본진료비, 치료재료비, 정액수가 등으로 이뤄진 의료기관의 진료비 구성 보다 단순하다. 진료비 증가율이 다른 유형보다 낮을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1순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약국 수가협상에 나서는 대한약사회는 단순히 인상률 수치와 순위를 강조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속을 챙겼다고 이야기 하기에 무리가 있다. 수가 인상에 투입되는 건강보험 재정, 일명 밴딩에서 약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1% 수준이다. 올해 약국은 역대 최고의 인상률 수치를 받았지만 밴딩에서 점유율은 지난해 11.7%에서 올해 10.9%로 오히려 줄었다.
반면 수가 인상 순위에서 후순위를 차지한 치과는 추가 재정으로 765억원을 가져가며 점유율이 7.2%를 차지, 지난해보다 2.2%p 더 높아졌다. 한의원보다 뒤졌던 점유율도 불과 0.1% 차이로 비등해졌다.
가장 낮은 인상률을 받은 병원 역시 내년에 투입될 재정인 37.6%인 4014억원을 갖고 간다. 물론 해당 점유율을 비롯해 갖고가는 재정도 지난해 보다 줄어 아쉬움이 있겠지만 다른 유형보다 가장 많은 재정을 차지한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수가협상 시기만 되면 등장하는 SGR 모형의 한계는 올해도 어김없이 나왔다. 건보공단은 수가협상 방식 개선을 위해 3년 전 제도발전협의체를 만들었고 수가협상 방식 개선에 대해 공급자 단체의 의견을 수렴했지만 수년째 같은 방식의 수가협상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이상일 급여상임이사는 수가협상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수가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문제가 있다"라며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관련 연구를 포함한 중장기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이 현실화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