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도시 개발가치 3조원, 필수조건 병원 건립 지원 '달콤한 유혹'
5개 참여병원, 분원 건립 혈안…"투자사 먹튀 우려, 의료계 악영향"
인천 청라 의료복합단지는 의료계 새로운 블루오션일까 아니면 국제도시 개발 투자사의 농간일까.
인천 청라 의료복합단지에 도전장을 던진 5개 병원이 오는 8일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청라 의료복합타운 사업자 공모에는 한국투자증권컨소시엄(순천향대 부천병원), 서울아산병원케이티앤지하나은행컨소시엄(서울아산병원), 인하대국제병원컨소시엄(인하대병원), 메리츠화재컨소시엄(차병원), 한성재단컨소시엄(세명기독병원) 등 5개 병원이 지원했다.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2011년 9월 기재부(당시 지식경제부)와 협의해 기존 청라지구를 청라국제도시로 명칭을 변경했다.
청라국제도시 필수조건 병원 유치, 부지·건립비 무상 지원
계획 상 면적은 약 17.8㎢, 538만평으로 2019년 12월말 현재 10만 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청라국제도시를 통해 주거지구 개발을 비롯해 국제업무단지와 국제금융단지 컨벤션센터 그리고 바이오산업을 포함한 의료복합타운 등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는 지난 2014년 차병원그룹과 청라 의료복합타운 투자이행 협정을 체결했으나, 2019년 4월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가 해당 사업의 공정성을 위해 사업자 공모로 전환 추진했다.
또한 의료복합타운의 경우, 500병상 이상 병원 건립이 청라국제도시 개발의 필수조건으로 확정되면서 투자사와 대학병원 간 업무협약으로 이어졌다.
현재 청라국제도시 투자에 따른 가치는 약 2~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투자사 입장에선 청라국제도시 수주에 따른 3조원의 투자 가치를 감안하면 500병상 병원 신축 비용과 부지 제공은 대학병원과 업무협약의 기본 옵션에 해당한다.
따라서 컨소시엄에 참여한 5개 병원 중 최종 승자는 새로운 분원을 별도의 투자 없이 건립하는 셈이다.
5개 참여 병원 노림수 ‘분원’ 설치…“독이 든 사과” 우려
그렇다고 병원의 투자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부지와 건립비용을 제외한 의료 인력과 의료장비 및 시설 등을 선정된 병원이 자체 충당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이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라 의료복합타운에 800병상 병원 건립과 3500억원의 자체 예산 투입을 냉정히 보면 참여 병원이 당연히 부담해야 할 비용이다. 하지만 기존 분원 설립 비용에 비하면 현격한 예산 절감은 분명하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선정만 되면 천문학적 자본금이 들어가는 분원 설립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손 안 되고 코 푼다'는 소리도 나온다.
다만 청라 의료복합단지의 경제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참여 병원의 한 보직교수는 "청라국제도시의 발전 가능성은 높으나 거주 인구 증가세에 따라 병원 경영성면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분명한 것은 분원 개원이다. 부지와 병원 건립비용을 지원받는 기회는 앞으로도 흔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청라 의료복합타운 대형병원 간 경쟁을 바라보는 의료계 눈길은 곱지 않다. 대학병원 분원 건립은 의료 인력과 환자 쏠림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중소병원협회 유인상 부회장은 "청라 의료복합타운은 분원 설립에 목말라하던 대학병원과 분원을 더욱 확대하고 싶은 대학병원 간 경쟁"이라면서 "결국 분원 설립은 지역 중소 의료기관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 지역은 길병원과 인하대병원 등 대학병원 2곳에 불과해 지역 병원 간 경쟁이 다른 대도시에 비해 적었다"며 "의료복합타운은 인천 지역은 물론 지방 병의원 의료진 유출 등 의료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투자사의 유혹에 대학병원이 놀아나고 있다는 시각도 팽배하다.
의료계, 의료인력·환자 쏠림 우려…선정 후 공정성 논란 ‘불가피’
청라국제도시에 의료복합타운이 들어서는 데 약 10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청라국제도시 거주인구 10만여명 중 외국인은 5%에 불과하다.
참여 병원 5곳은 800병상에서 1000병상 이상 건립을 비롯해 의과대학 청라 이전, 중입자치료기 도입, 외국인 환자 유치, 수익금의 지역사회 환원 그리고 지역 병의원 상생 등 병원별 우위성과 타당성을 계획서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컨소시엄 병원의 한 보직자는 "은평성모병원 건립에 1병상 당 약 4억 7000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안다. 투자사는 부지와 건립비용 지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800~1000병상 병원 건립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투자사가 청라국제도시 개발로 인한 부동산 과실만 따먹고 선정 후 나 몰라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참여 병원의 경영진은 "세브란스병원이 2006년 송도에 병원과 국제캠퍼스 건립 협약을 체결했으나 국제캠퍼스만 개교했을 뿐 세브란스 송도병원과 교육연구시설은 진척 사항이 없다"며 "청라 의료복합타운은 10년 장기 계획인 만큼 송도 경험을 살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라 의료복합타운 최종 병원 선정 이후 파장도 예측된다.
5개 참여 병원 중 떨어진 4개 병원의 불복 사태와 인천 시민단체의 심사과정 공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정치적 유착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진보단체인 보건의료연합 변혜진 정책위원은 "공공병원 건립은 예비타당성을 이유로 불허하면서 청라 의료복합타운 대학병원 분원 신설을 용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보건당국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혜진 정책위원은 "특히 케이티앤지를 포함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은 건강에 유해한 담배 제조사와 협약을 맺어서는 안된다는 국제규정 위반에 해당한다"며 "투기성 자본에 얽매인 청라 의료복합타운에 어떤 병원이 선정되더라고 의료 상업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오는 8일 참여 병원 5곳을 대상으로 발표 20분과 질의응답 40분 등 병원별 60분씩 블라인드 방식으로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선정 결과는 7월 말경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 청라 의료복합단지에 도전장을 던진 5개 병원이 오는 8일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앞두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청라 의료복합타운 사업자 공모에는 한국투자증권컨소시엄(순천향대 부천병원), 서울아산병원케이티앤지하나은행컨소시엄(서울아산병원), 인하대국제병원컨소시엄(인하대병원), 메리츠화재컨소시엄(차병원), 한성재단컨소시엄(세명기독병원) 등 5개 병원이 지원했다.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2011년 9월 기재부(당시 지식경제부)와 협의해 기존 청라지구를 청라국제도시로 명칭을 변경했다.
청라국제도시 필수조건 병원 유치, 부지·건립비 무상 지원
계획 상 면적은 약 17.8㎢, 538만평으로 2019년 12월말 현재 10만 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청라국제도시를 통해 주거지구 개발을 비롯해 국제업무단지와 국제금융단지 컨벤션센터 그리고 바이오산업을 포함한 의료복합타운 등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는 지난 2014년 차병원그룹과 청라 의료복합타운 투자이행 협정을 체결했으나, 2019년 4월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가 해당 사업의 공정성을 위해 사업자 공모로 전환 추진했다.
또한 의료복합타운의 경우, 500병상 이상 병원 건립이 청라국제도시 개발의 필수조건으로 확정되면서 투자사와 대학병원 간 업무협약으로 이어졌다.
현재 청라국제도시 투자에 따른 가치는 약 2~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투자사 입장에선 청라국제도시 수주에 따른 3조원의 투자 가치를 감안하면 500병상 병원 신축 비용과 부지 제공은 대학병원과 업무협약의 기본 옵션에 해당한다.
따라서 컨소시엄에 참여한 5개 병원 중 최종 승자는 새로운 분원을 별도의 투자 없이 건립하는 셈이다.
5개 참여 병원 노림수 ‘분원’ 설치…“독이 든 사과” 우려
그렇다고 병원의 투자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부지와 건립비용을 제외한 의료 인력과 의료장비 및 시설 등을 선정된 병원이 자체 충당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이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청라 의료복합타운에 800병상 병원 건립과 3500억원의 자체 예산 투입을 냉정히 보면 참여 병원이 당연히 부담해야 할 비용이다. 하지만 기존 분원 설립 비용에 비하면 현격한 예산 절감은 분명하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선정만 되면 천문학적 자본금이 들어가는 분원 설립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손 안 되고 코 푼다'는 소리도 나온다.
다만 청라 의료복합단지의 경제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참여 병원의 한 보직교수는 "청라국제도시의 발전 가능성은 높으나 거주 인구 증가세에 따라 병원 경영성면에서 어떻게 작용할지 단정하기 어렵다"면서 "분명한 것은 분원 개원이다. 부지와 병원 건립비용을 지원받는 기회는 앞으로도 흔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청라 의료복합타운 대형병원 간 경쟁을 바라보는 의료계 눈길은 곱지 않다. 대학병원 분원 건립은 의료 인력과 환자 쏠림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중소병원협회 유인상 부회장은 "청라 의료복합타운은 분원 설립에 목말라하던 대학병원과 분원을 더욱 확대하고 싶은 대학병원 간 경쟁"이라면서 "결국 분원 설립은 지역 중소 의료기관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천 지역은 길병원과 인하대병원 등 대학병원 2곳에 불과해 지역 병원 간 경쟁이 다른 대도시에 비해 적었다"며 "의료복합타운은 인천 지역은 물론 지방 병의원 의료진 유출 등 의료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투자사의 유혹에 대학병원이 놀아나고 있다는 시각도 팽배하다.
의료계, 의료인력·환자 쏠림 우려…선정 후 공정성 논란 ‘불가피’
청라국제도시에 의료복합타운이 들어서는 데 약 10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청라국제도시 거주인구 10만여명 중 외국인은 5%에 불과하다.
참여 병원 5곳은 800병상에서 1000병상 이상 건립을 비롯해 의과대학 청라 이전, 중입자치료기 도입, 외국인 환자 유치, 수익금의 지역사회 환원 그리고 지역 병의원 상생 등 병원별 우위성과 타당성을 계획서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컨소시엄 병원의 한 보직자는 "은평성모병원 건립에 1병상 당 약 4억 7000만원이 소요된 것으로 안다. 투자사는 부지와 건립비용 지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800~1000병상 병원 건립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투자사가 청라국제도시 개발로 인한 부동산 과실만 따먹고 선정 후 나 몰라라 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른 참여 병원의 경영진은 "세브란스병원이 2006년 송도에 병원과 국제캠퍼스 건립 협약을 체결했으나 국제캠퍼스만 개교했을 뿐 세브란스 송도병원과 교육연구시설은 진척 사항이 없다"며 "청라 의료복합타운은 10년 장기 계획인 만큼 송도 경험을 살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라 의료복합타운 최종 병원 선정 이후 파장도 예측된다.
5개 참여 병원 중 떨어진 4개 병원의 불복 사태와 인천 시민단체의 심사과정 공정성과 투명성 그리고 정치적 유착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진보단체인 보건의료연합 변혜진 정책위원은 "공공병원 건립은 예비타당성을 이유로 불허하면서 청라 의료복합타운 대학병원 분원 신설을 용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보건당국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혜진 정책위원은 "특히 케이티앤지를 포함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은 건강에 유해한 담배 제조사와 협약을 맺어서는 안된다는 국제규정 위반에 해당한다"며 "투기성 자본에 얽매인 청라 의료복합타운에 어떤 병원이 선정되더라고 의료 상업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오는 8일 참여 병원 5곳을 대상으로 발표 20분과 질의응답 40분 등 병원별 60분씩 블라인드 방식으로 최종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선정 결과는 7월 말경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