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내과 전공의 10명 중 7명 "수련교육 질 저하"

박양명
발행날짜: 2021-10-14 16:55:34
  • 대전협, 내과 전공의 125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공개
    "다양한 환자 볼 기회 적고 임상기회 경험 없다"

코로나19 병동 출입시에는 레벨D 보호장구를 필수 착용한 후 출입해야 하고 병동에 들어간 후에는 보호장구 착용 후 전자기기가 제안되는 경우가 많아 코로나 병동 밖에서 발생하는 환자 상태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 병동 업무과중으로 '내과' 전공의 수련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자료사진. 기사와 직접적 관계가 없습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국 수련병원 내과 전공의 12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병상 운영 관련 실태조사를 실시, 그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대전협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병동은 88.8%가 중환자실로 운영되고 있지만 병원별로 중환자 관리를 위한 장비 등의 부족으로 기존 중환자실을 분리해 코로나 병동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병동 입원 환자에 필요한 처치도 지연되고 있었다. 95%의 병원에서 야간에 코로나 병동을 담당하는 내과 전공의가 1명만 있었다. 이 중 74%는 다른 병동 환자들까지 동시에 담당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병동 출입시에는 레벨D 보호장구를 필수 착용한 후 출입해야 하고 병동에 들어간 후에는 보호장구 착용 후 전자기기가 제안되는 경우가 많아 코로나 병동 밖에서 발생하는 환자 상태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 전공의는 "코로나 발생 이전에는 인공호흡기까지 유지하고 있는 환자가 중환자실 자리가 부족해 일반 병동에 있었던 적은 없었다"라며 코로나 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이 중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환자 처치뿐만 아니라 전공의 수련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었다. 설문에 참여한 내과 전공의 중 91.7%가 수련 교육의 질적 저하를 경험했고 72.9%는 근무시간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수련 교육의 질 저하가 발생한 이유로는 ▲감염내과 수련 과정에서 다양한 환자를 보면서 경험을 쌓아야 하나 주간에 코로나 병동만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다양한 환자를 볼 기회가 적다 ▲행정명령으로 급하게 코로나 병동이 마련되어 구체적 지침이나 교육 없이 무작정 코로나 병동에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 ▲코로나 환자를 통해 배울 수 있는 내용들은 대부분 중환자실 수련을 받으며 배울 수 있는 내용과 중복 ▲특정 분과에 편중된 업무만 하게 되면서 다양한 임상 경험을 접할 기회 감소 등을 꼽았다.

대전협은 코로나19 전담 치료병상 운영이 장기화 될 것을 고려해 내과에 국한하지 않고 응급의학과, 가정의학과 및 각 병원 전공의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코로나 업무 지원에 차출된 전공의의 민원을 접수해 추가적으로 조사해 나갈 예정이다.

대전협 여한솔 회장은 "코로나 병상을 확보하라는 정부의 갑작스런 행정명령을 이행하기 위해 충분한 정부 지원이나 대책없이 코로나 병상만 늘린 결과 전공의 특별법 조차 준수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내과 전공의들이 수련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 환자를 포함한 모든 환자의 안전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나아가 피교육자 신분인 내과 전공의를 값싼 코로나 대응 인력으로 내몰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내과 수련 환경을 마련해 향후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책임질 수 있는 내과 의사로 키우기 위한 아낌없는 투자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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