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CEO 언급 후 최적 간격·회수 기간 논란 점화
추가 변이 발생 땐 예방률 무력화…보수적 접근해야
화이자의 CEO 알버트 불라(Albert Bourla)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간격에 대해 1년에 한번이 이상적이라고 언급한 것을 계기로 이에 대한 임상적 근거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3차 접종에 이어 5개월만에 4차 접종까지 진행했지만 오미크론 예방 효과가 당초 기대보다 떨어지면서 효율적인 부스터샷의 접종 회수 및 간격 논란이 고개를 든 것.
전문가들은 백신 품목별, 개인의 기저질환 여부, 연령대, 추가 변이 발생 가능성 등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1년 1회 추가 접종은 희망사항에 가깝다는 쪽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22일(현지시각) 알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이스라엘 N12뉴스에 출연, 4~5개월마다 부스터샷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1년에 한번이 이상적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는 "(4~5개월마다) 접종하는 것은 좋은 시나리오가 아니"라며 "일년에 한번 백신 접종이 사람을 설득하기에도, 기억하기에도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므로 공중 보건의 관점에서 보면 1년에 한번 접종이 이상적인 상황"이라며 "오미크론 변이와 싸우기 위해 재설계된 백신을 승인 신청하고 이르면 3월에 대량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지금도 효율적인 백신 접종 간격 및 회수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린다.
무엇보다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이스라엘의 사례에서 5개월의 짧은 간격 및 4차에 이르는 접종 회수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변이 앞에 백신 예방률이 무력화된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백신 긍정론자는 지속적인 접종이 예방률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 반면, 희의론자는 변이 대응력이 떨어지는 백신으로는 한계라는 관점으로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김우주 백신학회 회장(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화이자의 CEO의 해당 언급은 오미크론에 대응하기 위한 새 백신 출신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며 "백신 개발 당시 각 업체들은 유효성 평가 방법들을 설정했을 뿐 무엇이 효과적인 부스터샷 간격인지, 접종 회수에 따른 변이 대응력 차이 등에 대한 연구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공개된 부스터샷 효용성 연구들은 추가 접종 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항체가 변화와 예방률)를 다뤘을 뿐 최적의 접종 주기, 회수를 다루진 않았다. 무엇보다 전세계적으로 4차 부스터샷 접종은 여전히 초기 진행 단계라 과학적 근거 도출을 위한 추적관찰 기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특히 백신은 품목별로 예방률 및 항체 유지기간이 달라 일괄적으로 언제 어떤 간격으로 맞아야 최적이라는 말을 할 수 없다"며 "연령대별 백신 효과도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각국의 고령화 진행 여부 등도 부스터샷 간격 설정 시 고려해야 할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에이즈 환자처럼 면역저하자나 기저질환을 보유한 사람, 고령층에서는 보다 높은 접종 빈도가 필요할 수 있다"며 "다만 변이에 무력화된 백신은 누적 접종에도 여전히 변이 대응력이 떨어질 수 있어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차 접종후 항체가 약 3개월 후 절반으로 감소한다. 화이자도 5개월만에 절반으로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변이 대응력 역시 백신마다 다르다. 이런 품목별 특성을 고려하면 일률적인 부스터샷 접종 간격을 적용하긴 어렵다는 뜻이다.
그는 "현재 상용화된 각 백신들은 초기 우한 바이러스를 타겟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오미크론 변이에 취약하다"며 "오미크론 대응 백신이 나온다면 1년에 한번 접종만으로 적정 예방률을 유지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또다른 변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가정에서 성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유행 초기 백신만 개발되면 항체가 1~2년 지속되고, 전체 인구의 70%가 접종하면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이는 팬데믹 2년이 지나면서 실망감으로 변했다"며 "과학적인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기대감들은 현재로선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