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뒤바뀐 빅5병원 순위권

발행날짜: 2022-02-08 05:30:00 수정: 2022-02-08 12:43:42
  • [기획]상급종병 진료비 변화①
    메르스 여파 3위 밀려난 삼성서울, 코로나 직후 2위 탈환
    서울아산, 1위 유지…CMC, 치고 나오는 분당서울대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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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를 집어 삼킨 코로나19라는 신종감염병은 좀처럼 바뀌지 않았던 빅5병원의 순위를 뒤바꿔 놨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국회에 제출한 '최근 4년간(2018~2021년 3분기) 상급종합병원 요양급여 청구액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을 기점으로 삼성서울병원이 신촌세브란스병원을 제치고 2위를 탈환했다.

삼성서울병원은 2020년 뒤바뀐 순위를 2021년 3분기까지 유지하면서 굳히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삼성서울병원은 빅5병원 중 독보적 1위인 서울아산병원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현대, 삼성 등 대기업을 근간에 둔 대학병원의 저력을 다시한번 보여줬다.

심평원 자료를 기반으로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주요병원 진료비 청구액

흥미로운 사실은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015년 국내 발생한 신종 감염병인 메르스 당시 홍역을 겪으면서 수년 째 유지해왔던 2위 자리를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내줬다가 5년만에 창궐한 신종감염병을 기점으로 제자리를 찾았다는 점이다.

삼성서울병원 요양급여 청구액을 살펴보면 2015년 기준 5720억원에 그치면서 신촌세브란스병원에 2위 자리를 양보한 바 있다.

다음해부터 맹추격에 나섰지만 신촌세브란스병원 또한 모처럼 잡은 2위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이어 지난 2019년 기준 삼성서울병원의 요양급여 진료비는 1조 877억원으로 신촌세브란스병원의 1조1154억원과 간발의 격차가 존재했다.

하지만 2020년, 삼성서울병원의 요양급여 청구액은 1조1382억원으로 신촌세브란스병원의 1조1295억원 대비 종잇장 차이로 앞서기 시작했다.

삼성서울병원은 2021년 3분기까지도 요양급여 청구액 8960억원을 기록하면서 신촌세브란스병원의 8813억원을 앞섰다.

이렇게 지난 2015년 메르스만 종식되면 바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삼성서울병원은 빅 5병원 중 2위를 탈환하는데 5년이 걸렸다.

삼성서울, 어떤 변화가 있었나

삼성서울병원 통계 연보를 살펴보면 외래뿐만 아니라 입원환자가 계속해서 급증세를 유지했지만 지난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감소했다. 외래 환자 수는 지난 2017년 수준까지 빠졌고 입원환자 수 또한 급락하면서 하락 곡선을 그렸다.

즉, 삼성서울병원 또한 코로나19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상황. 그럼에도 2위 탈환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어떤 노력(?)이 있었던 것일까.

자료: 삼성서울병원 2020년도 연보

삼성서울병원 이우용 암병원장은 "중증환자에 전념한 성과가 지표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본다"면서 "수년 전부터 선언적으로 중중에 집중하자고 했지만 2019년부터 본격화됐다. 그 결과과 이번에 나타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 병원장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암 등 중증환자 진료에 주력하는 반면 재원일수를 최소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말인즉, 삼성서울병원 또한 코로나19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한 것이 이번 성장의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얘기다.

삼성서울병원 이상철 커뮤니케이션실장은 "메르스 당시 타격으로 순위권에 변동이 있었던 게 제자리를 찾은 것으로 본다"면서 수년째 적정진료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전담병원 역할한 '서울대병원' 청구액 현황 격차↑

코로나19는 국립대병원인 서울대병원과 다른 빅5병원과의 격차를 더 크게 벌려 놨다.

서울대병원은 빅5병원 중 4위로 순위권에는 변동이 없었지만 요양급여 청구액 격차에서는 큰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서울대병원의 요양급여 청구액은 8392억원으로 당시 3위였던 삼성서울병원 9845억원과 1000억원도 차이가 나지 않았던 상황.

하지만 2019년 삼성서울병원이 신촌세브란스병원을 맹추격에 나서면서 1조 877억원으로 1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당시 여전히 8793억원에 그치는 서울대병원과 격차가 벌어졌다.

게다가 2020년 기준 삼성서울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 두 병원 모두 요양급여비 청구액을 1조1000억원을 훌쩍 넘겼지만, 서울대병원은 전년 청구액보다 낮아진 8713억원을 기록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서울대병원 중환자실 개선 공사 모습. 이후 코로나19 상황에서 병상을 대거 확보해 중증환자 진료에 나섰다.

서울대병원의 진료비 청구액 감소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있었다.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전담병원 병상을 대거 확보하는 등 공공병원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의료발전위원회에서 활동한 김민선 교수는 "최근 2~3년간 경증환자 전원 이외에도 서울대병원이 꼭 진료해야 하는 환자가 아니라면 지역으로 적극 회송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상당수 의료진 또한 병원의 방향성에 공감하면서 동참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더불어 병원 자체적으로 '환자 늘리기'를 그만두고 복합 질환 리스트를 마련, 그에 해당하는 환자 중심으로 진료를 하는 등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중환자실을 신속하게 확보, 공사를 감행해야 하는 과정에서 병상도 축소 운영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감수했다"면서 일련의 변화가 최근 진료비 청구액이 감소한 원인이라고 봤다.

서울아산 독보적 1위…서울성모도 추격자 분당서울대 견제에 성공

한편, 이밖에 빅5병원의 순위는 변동이 없었다.

서울아산병원은 2715병상으로 국내 최대 병상 규모의 위엄을 거듭 확인하며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6년 요양급여 청구액 1조 571억원으로 첫 1조원을 넘긴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9년 1조3636억원, 2020년 1조4383억원으로 코로나19 대확산 중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아산병원 전경

2021년 3분기(9월 기준) 1조130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도 1분기 3727억원, 2분기 4051억원, 3분기 3523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할 때 2021년도 총 진료비가 1조1500억원도 가능해 보인다.

서울성모병원 또한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의 추격을 견제하는데 성공하면서 빅5병원으로서의 명성을 이어갔다.

서울성모병원의 요양급여 청구액은 지난 2018년 6562억원, 2019년 6748억원, 2020년 6631억원을 기록하면서 분당서울대병원의 2018년 5789억원, 2019년 6204억원, 2020년 6216억원 대비 소폭의 격차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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