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 긍정적 의견 전달
승인 시 전체 심부전 영역 유효성 확인 유일 치료제 등극
지난해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에서 최초로 유효성을 입증하며 새 이정표를 세운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이 유럽 시장 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베링거인겔하임과 일라이 릴리는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증상이 있는 성인 만성 심부전(HFpEF) 환자 치료에 자디앙을 권고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자디앙은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성인 환자의 치료에 승인된 바 있다.
EMA가 CHMP의 긍정적 의견을 바탕으로 심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에서도 허가를 결정하면, 좌심실 박출률(LVEF) 전체 스팩트럼에 걸친 성인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적응증이 확대되는 셈이다.
이번 CHMP의 권고는 EMPEROR-Preserved 3상 임상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해당 연구는 좌심실 박출률(LVEF)이 40% 이상인 성인 심부전 환자 5988명을 대상으로 일반적 치료에 1일 1회 추가한 엠파글리플로진 10mg과 위약의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결과 엠파글리플로진은 1차 평가변수인 심혈관계 사망 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복합 상대적 위험을 위약 대비 21%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심박출률과 당뇨병 상태와 관계없이 효과를 보였다.
EMPEROR-Preserved 임상연구의 수석 연구원인 스테판 앙커 교수(독일 샤리테 베를린 대학병원)는 "심부전 환자들의 절반은 좌심실 박출률이 보존된 환자이나 기존 승인된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보통 예후가 좋지 않았다"며 "CHMP의 긍정적 의견은 진료 지침을 재정의하는 데 있어 큰 진전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가 지난 해 유럽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ESC 2021)에서 발표될 당시 국내 전문가들도 심부전 환자를 위한 신약이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최동주 대한심부전학회 회장은 국내 심부전 환자가 100만 명을 돌파하고 있는 가운데 그 절반을 차지하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를 위한 새로운 약이 나왔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또 원주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손정우 교수는 "그동안 박출률 보전 심부전에 대한 치료제 개발이 모두 실패한 상황에서 처음으로 1차 평가 변수를 달성했다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다"며 "심혈관 사망 부분 지표는 아쉽지만 다른 부분에서 충분한 이득이 생겼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허가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임상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확실한 무기가 생긴 것"이라며 "그동안 여러 가지 처방으로도 개선되지 않았던 박출률 보전 심부전 환자에게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약물사용자문위원회가 환자 치료 권고 결정을 내린 만큼 유럽의약품청 역시 조만간 적응증 확대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적응증 확대가 결정되면 임상현장에서 리얼월드데이터(RWD) 축적이 가능한 만큼 추후 미국 식품의약국(FDA) 그리고 국내 적응증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다. 국내의 경우 자디앙의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적응증 허가 신청은 아직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링거인겔하임 와히드 자말 부사장은 "CHMP가 좌심실 박출률과 무관하게 성인 심부전 치료제로 엠파글리플로진을 권고한 결정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의학계의 가장 큰 도전과제인 당뇨병에서부터 심부전까지 치료 솔루션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