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중 13%가 감염으로 입원 후 신규 진단
40%는 퇴원 후 정상 복귀…"기회 진단도 많아"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하지만 이렇게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당뇨병은 인슐린 결핍 등의 원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일시적인 증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지시각으로 27일 국제학술지 당뇨병과 합병증지(Journal of Diabetes and Its Complications)에는 코로나 입원 환자 중 신규로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에 대한 추적 관찰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doi.org/10.1016/j.jdiacomp.2022.108145).
현재 당뇨병은 코로나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대표적 기저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코로나가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학적 근거가 미비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 입원 환자 중 당뇨병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많은 추적 연구에서 보고된 바 있다. 일각에서 당뇨병이 코로나의 합병증이라는 가설을 내놓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에 따라 하버드 의과대학 데보라(Deborah Wexler)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인 코로나 확진 뒤 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 연구를 진행했다. 과연 코로나가 실제로 당뇨병 발병에 영향을 주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코로나는 분명하게 당뇨병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었다. 코로나로 입원한 1902명 중 594명이 당뇨병 환자로 분류된 것.
특히 이중 77명(13%)는 코로나 확진 전 당뇨병 증상이 없었던 환자였다. 코로나 확진으로 입원한 뒤에 당뇨병을 신규로 진단받은 셈이다.
데보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코로나와 당뇨병 사이에 연관성이 밝혀지고 있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인과관계는 여전히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이 코로나의 중증 악화에 영향을 주는 것을 넘어 반대로 코로나가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 근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발병한 당뇨병은 타 병증과 확연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었다. 한번 발병하면 사실상 평생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 정설이지만 이러한 경향을 보이지 않았던 것. 다시 말해 코로나가 완치되자 당뇨병 증세도 없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코로나로 입원한 뒤 신규로 당뇨병 진단을 받은 77명의 환자들을 계속해서 추적 관찰한 결과 40.6%의 환자가 퇴원 후 정상 혈당으로 돌아간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1년 후 계속해서 인슐린 치료를 받는 환자는 8%에 불과했다. 신규로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의 상당수가 코로나 완치 후 당뇨병 증세가 사실상 없어진 셈이다.
데보라 교수는 "코로나가 일으킨 당뇨병이 급성 스트레스와 관련된 매우 일시적 상태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부분"이라며 "인슐린 결핍이 원인이 되는 당뇨병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코로나가 급성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러한 증상이 영구적이지 않다는 것을 함께 제시한다"며 "코로나 확진 후 나타난 당뇨병에 대해 더욱 주의를 기울여 치료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