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학회, 소아청소년 접종자에서의 이득·위험 분석
오미크론 예방 미미·11세 효과 11% 등 결과 도화선
각 나라 별로 정책이 혼재된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 최신 연구 데이터들이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백신 허가의 근거가 된 임상시험 데이터와 달리 실제 접종 후 예방 효과를 살핀 리얼월드데이터(RWD)에선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유효성을 살피기 어려운 수준의 결과값이 나와 실망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대한백신학회는 제19차 온라인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코로나19 팬데믹 3년간의 방역 체계 평가 및 향후 엔데믹 전환 상황에서의 대응 전략,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소아청소년의 접종 실익 여부를 확인했다.
각국 별로 소아청소년에 대한 접종 정책은 차이가 있다. 대다수는 백신 허가의 근거가 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예방효과를 인정, 접종을 권고하지만 해당 데이터는 변이를 반영하지 못할 뿐더러 소아청소년의 감염 시 중증도가 높지 않고 심근염과 같은 부작용 발생 이슈가 있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커지는 형국이다.
최영준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RWD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효과 및 실익 여부에 대해 접근했다.
최영준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의 억제 및 역학의 변화로 인해 예방접종 대상의 확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며 "소아 예방접종은 집단면역의 증가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를 추가적으로 예방한다는 목표와 접촉하는 고위험군의 질병의 중증도 감소 및 사망위험을 줄여 사회적 질병부담을 줄이고 개인적 이득을 높이려는 목표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소아 접종은 과학적 검토가 충분치 않으며 성인 대상의 코로나19 접종률이 증대, 충분히 활성화된 시점에서 소아청소년 접종의 실익에 대해 전문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오미크론 변이까지 포함한 RWD를 분석해 정책 근거 여부를 확인했다.
먼저 2021년 6~9월까지 미국 어린이병원 19곳에서의 mRNA 백신 효과 연구 결과 전반적인 소아청소년의 예방률은 93%, 2021년 7~10월 미국 31개 병원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의 효과를 살핀 연구 역시 청소년에서의 예방효과는 95%를 기록했지만 두 연구 모두 델타 변이 시점이라는 한계를 가진다.
최영준 교수는 "오미크론에 대한 효과를 보려면 올 초까지 축적된 RWD 추이를 살펴야 한다"며 "미리 공개된 최신 미국 연구는 응급실이나 집중케어실 방문, 입원에 대한 화이자 백신의 예방효과를 미접종군과 비교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과를 보면 5~11세 2회 접종 67일 후 오미크론 우세종 시기 백신 효과는 46%로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다"며 "12~17세 2회 접종 150일 이후 오미크론 유행기간의 백신 효과는 미미해 거의 유의미하지 않은 수준으로 나왔다"고 지적했다.
반면 해당 연구에선 16~17세 3차 접종 후 오미크론 우세종 시기 백신 효과는 81%로 부스터샷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켰다.
일주일 전 공개된 미국 뉴욕주의 RWD 역시 논란의 소지가 있다. 해당 연구는 1월 3일부터 30일까지 5~17세 화이자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에서 그 효과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1월 24~30일 동안 11세의 백신 효과는 11%, 바로 한 살 위인 12세는 67%로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격차가 나타냈다.
최영준 교수는 "생물학적으로 11세와 12세는 비슷하기 때문에 변수는 접종 시기와 백신 용량의 차이밖에는 없다"며 "해당 연구는 아직 피어리뷰(동료평가)가 완료되지 않았고 연구진들의 리뷰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결과 해석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영국 임상은 12~17세를 대상으로 작년 8월부터 시작됐다. 특히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인 2022년 2월까지 최신 데이터를 집계했다. 2회 접종후 코로나19 증상 발현의 예방 효과를 살핀 결과 델타 유행 기간동안 80.4%의 증상 예방 효과를 보였지만 오미크론 유행기에는 61.5%로 떨어졌다. 반면 오미크론 유행기에서 예방효과는 53.7%에서 63.7%로 상승해 결과 해석에 의문 부호가 달렸다.
국내에서 진행된 백신 효능 연구를 보면 고3 학생의 1회 접종 시 예방효과는 91.1%, 2회 접종 시는 99.1%에 달하지만 정식 임상연구가 아닌 생태조사(ecological study) 수준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다.
최영준 교수는 "접종받은 사람들과 접종받지 않은 사람들의 사전 조건이 달라 RWD 데이터 접근 및 해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현실 세계에선 건강을 좀 더 챙기는 사람들의 접종 경향이 강해 백신 효과가 과대평가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우선 접종 대상자인 고위험군은 코로나19 감염의 위험이 높아 효과가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아 코로나19 예방접종 정책 결정을 위한 고려사항으로 소아 접종이 과연 정책적인 정합성 및 과학적 타당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또 접종의 목표가 개인의 감염 예방인지 아니면 교육, 보육, 사회기능의 회복 및 고위험군의 안전인지 접종의 보건학적 목표를 먼저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예방 접종은 예상 이득이 잠재 위험을 능가하는 경우 정당화될 수 있으나 위 연구에서 살폈듯이 소아에 대한 효과, 유효성 데이터는 제한적"이라며 "따라서 코로나19 예방접종에 대한 개별 결정은 존중되고 접종, 미접종에 따른 낙인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