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 이어 지방 경북대‧전남대병원 등 도입 구체화
"노바티스 병원 4곳 우선인증 불만 있었지만, 도입이 우선"
'초고가 항암제'로 불리는 한국노바티스 CAR-T 치료제 '킴리아(티사젠렉류셀)'가 임상현장에서 본격적인 투여가 시작됐다.
국내 초대형병원 4곳에서 치료제 투여가 본격화됨에 따라 다른 대학병원들도 바빠졌다. 지난해 국내 허가 초기에는 관망하는 태도였으나 급여와 동시에 환자들의 문의가 늘어나면서 시설 완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아산병원을 필두로 경북대병원, 전남대병원, 부산대병원까지 수도권과 국·공립 대학병원 중심으로 킴리아 투여를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4월 건강보험 적용과 동시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상업용 GMP와 노바티스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인증 과정을 모두 마쳐 투여를 시작하거나 준비 중인 병원은 현재 4곳이다.
구체적으로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이다.
이후 지방 대학병원들은 킴리아 급여 적용이 국내 의료진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다고 평가하면서 도입 준비에 서두르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일부 지방 대학병원 소속 교수 중심으로 노바티스가 4곳에만 우선 인증 작업을 한 것을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됐지만, 더는 도입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우세하면서 해당 논란은 사그라졌다.
킴리아 급여 적용된 4월 이후에 상황이 뒤바뀌었다고.
익명을 요구한 서울 대학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지난해 킴리아 국내 허가 후 노바티스가 초대형병원 4곳을 우선 인증을 하면서 지방 대학병원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었다"며 "일부 교수는 킴리아 이후 도입될 다른 글로벌 제약사 CAR-T 치료제를 도입하겠다고 하면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고 여론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환자 수요가 분명한 상황 속에서 킴리아가 급여로 적용됨에 따라 지방 대학병원들도 CAR-T 치료제 도입 필요성이 높아져 불만보다는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큰 상황.
급여 적용 대상 중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 diffuse large B-cell lymphoma) 환자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DLBCL을 포함한 비호지킨림프종 환자는 한 해 1904명으로 집계된다.
또 다른 지방 대학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지난해에는 환자 세포를 채집해서 미국 노바티스에 보내는 과정 자체가 정립 되기 전이었다. 서울 초대형병원부터 우선 제약사가 추진하면서 볼멘소리가 있던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자체적으로 킴리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본격 논의가 지난해 11월부터였다. 올해부터 본격 논의가 진행되던 와중에 급여가 되면서 바빠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킴리아에 대한 환자 수요는 분명한 상황인데 초기에 서울 대형병원으로만 인증 작업을 거쳐 도입하니까 제약사를 향한 불만이 많았다"며 "이제는 급여가 됐기에 제약사가 아닌 병원 입장에서 바빠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으로 적극적으로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다가올 하반기 약 10곳이 넘는 대학병원들이 킴리아를 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입을 추진 중인 한 지방 국립대병원 교수는 "서울 초대형병원부터 킴리아 투입 인증을 진행한 터라 지방병원은 다소 늦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약 13곳이 넘는 대학병원에서 킴리아를 투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노바티스도 병원들과 계약을 진행하면서 노하우가 생겨 앞으로는 빠르게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걱정되는 것은 CAR-T 치료제가 킴리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바이오사들이 개발하고 있다"며 "이들에게도 똑같은 시설기준을 적용해야 할 것인데 현재 식약처 GMP 기준에 대한 평가 과정이 필요하다"고 개선 필요성을 지적했다.
한편, 노바티스 측은 킴리아를 우선 도입한 대학병원을 두고서 식약처 GMP 인증 상황 등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바티스 관계자는 "CAR-T 센터로 허가를 받은 병원(킴리아 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4개 병원이며, 곧 서울아산병원이 오픈 할 예정"이라며 "CAR-T 치료제는 완전히 새로운 절차를 필요로 하는 1인 맞춤형 치료제로, 식약처의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를 위해 여러 시설, 인력 및 기술적인 측면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4개 병원의 인증 절차가 마무리돼 우선적으로 킴리아 센터로 오픈 됐으며, 곧 서울아산병원에서도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와 함께 센터 인증이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