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환점마다 멘토 역할 "진정한 의사, 어른의 모습 존경"
의사로서 삶의 물음에 답해준 스승들…자문과 응원 그리고 존중
코로나 완화 시점에서 맞이하는 스승의 날(5월 15일)을 앞두고 의사 사회에서 스승을 향한 존경과 갈망이 일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진료실과 헬스케어 분야에서 활약 중인 의사들의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스승이 누구인지 취재했다.
이들의 멘토로 불리는 스승의 공통점은 의사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을 준 의사 선배들이다.
이대목동병원 신경외과 김명현 교수는 뇌수술 권위자로 평가받은 고려의대 신경외과 이기찬 명예교수를 존경하는 스승으로 꼽았다.
병원 내 신경외과 최고참인 김 교수에게도 풋내기 전공의 시절 이 교수가 인생 멘토로 작용했다.
고려의대를 나온 그는 "전공의 시절 이기찬 교수님의 뇌수술 과정과 후배 의사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수술은 저렇게 하는 거구나, 저게 의사의 모습이구나'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 김명현 교수 "고려대 이기찬 교수님 뇌수술 과정 보고 감탄"
김 교수는 "이 교수님의 수술은 한 마디로 깔끔했다. 수술 환자 모두 일주일 내 완치 후 퇴원했다. 교수님은 전공의들에게 싫은 소리 한 마디 안했다. 아침 컨퍼런스 때 발표 내용에 문제가 있으면 뒤돌아 앉은 게 전부였다. 약주 한잔 안하시면서 회식 자리에서 비용을 다 지불하고 재미있게 놀라고 하고 가셨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올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여의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서연주 전임의는 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 안유배 교수를 '존경하는 스승'이라고 표현했다.
서 전임의는 "통합수련 인턴 시절 안유배 교수님과 첫 만남을 가졌다. 안 교수님은 전공의 한명 한명의 이름을 기억해 불러주며 전공의들을 의사로서 항상 존중하고 응원했다"고 말했다.
■여의도성모 서연주 전임의 "성빈센트병원 안유배 교수님은 참된 어른"
그는 "전공의 파업 당시 전공의들이 다칠지 몰라 걱정하면서 안부 연락을 해줬다. 소화기내과를 선택했을 때도 '이제 다른 인생을 살도록 해라. 병원 밖으로는 내가 뛰쳐 나가겠다'고 지지해 주셨다. 의사로서 인간으로서 존경하는 참된 어른"이라며 감사의 뜻을 피력했다.
진료실 밖으로 눈을 돌린 헬스케어 분야 의사들의 스승은 자신들 만큼 독특한 스토리이다.
디지털치료제 개발 선두주자인 웰트 강성지 대표는 연세의대 시절 만난 1년 선배인 이훈상 연세대 보건대학원 객원교수를 주저 없이 스승으로 칭했다.
■웰트 강성지 대표 "연대 보건대학원 이훈상 교수가 진료실 밖 세상 알려줬다"
강 대표는 "미국 시카고대 졸업한 후 연세의대를 들어온 10살 터울 이훈상 선배는 KOICA 등 다양한 보건영역에서 활동했다. 의사가 진료실에만 있어야 하나라는 고민에 빠졌을 때 맥킨지 입사에 도움을 주며 진료실 밖 세상에 눈을 뜨게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싶은 저의 계획을 듣고 쉽지 않은 길이라며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보의 근무처로 보건복지부를 선택한 이유도 이 선배의 영향이 컸다"면서 "지금의 강성지를 있기 하는 데 실질적인 멘토였다"고 전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의료정보 분야 권위자인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중 교수를 스승으로 택했다.
■카카오헬스케어 황희 대표 "서울대 김기중 교수님, 이직할 때 그럴 줄 알았다고 응원"
그가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시절 조교수였던 김기중 교수는 인생의 전환점마다 자문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황 대표는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그만두고 카카오로 이직한다고 했을 때 김 교수님은 '너 그럴 줄 알았다. 언제 가나 싶었다'고 웃음을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조교수 시절 서울대병원 전산실장을 맡은 얼리어답터인 김 교수님은 내가 자신을 뛰어넘을지 몰랐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지금도 만나 조언을 구하는 인생의 멘토"라며 존경의 뜻을 피력했다.
이들 4명의 의사들은 이번 주 중 스승이자 멘토인 선배 의사를 만나 안부를 묻고 인생의 조언을 경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