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관절·골절 환자 입원 못시키는 현실…기준 미충족 5개소 퇴출 절차
이상운 회장, 뇌졸중·상종 평가 의뢰회송 반영 건의 "제도·수가 개선 시급"
재활의학과 활성화를 위한 엄격한 기준 덫에 재활의료기관이 발목을 잡인 것일까.
회복기 환자군 40% 기준 준수를 위해 질환군 확대가 절실하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대한재활의료기관협회 이상운 회장은 지난 5일 전문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슬관절과 골절 등 회복기 환자군 질환 확대 없이는 정부가 목표한 재활의료기관 수요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1기 재활의료기관은 45개소(1차 26개소, 2차 19개소)이다.
협회의 당면 과제는 회복기 환자군 40% 기준 준수.
■임총에서 재활병원협회와 통합 의결…'재활의료기관협회'로 일원화
단일 부위 고관절과 골반, 대퇴 치환술, 파킨스병, 길랑-바레증후군 등 일부 질환에 국한된 회복기 질환군 만으로 40%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45개소 중 회복기 환자군 40% 기준을 미충족한 5개소는 지정 취소 절차를 밟고 있다.
이상운 회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은 "무릎 위인 고관절은 회복기 질환군이고 무릎 아래인 슬관절은 안 되는 불합리한 잣대"라면서 "골절 환자가 와도 회복기 질환군에 해당하지 않아 입원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기준을 지속할 경우, 내년도 2기 지정될 신규 재활의료기관과 기존 재활의료기관 중 상당 수 퇴출이 불가피하다"면서 "질환군을 확대하면 해결된 문제를 언제까지 원칙만 따질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석한 우봉식 부회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은 "일본의 경우, 회복기 환자군에 골절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의료현장에 맞지 않은 법과 제도는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면서 "의료인력은 재활환자 치료와 사회복귀를 위해 엄격한 기준을 정해놓았지만 정착 질환군을 축소해 환자를 가려 입원시켜야 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본, 골절 환자 회복기 질환군 50% 차지…"언제까지 원칙만 고수할 셈인가"
협회는 급성기 병원과 재활의료기관 간 의뢰 회송 활성화 방안도 추진한다.
대학병원 등에서 수술을 마친 환자들이 재활의료기관으로 전원 되는 비율은 전체 입원 환자의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뇌졸중 적정성 평가와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항목에 회복기 환자군의 재활의료기관 의뢰 시 점수를 부여하는 방안을 복지부에 건의했다"면서 "재활의료 전달체계가 부재한 상태에서 제도와 수가 개선 없이 재활의료기관을 지탱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요양병원협회가 주장하는 재활 병동제 관련 "재활의료기관 병동제를 실시할 경우 대학병원 참여가 쇄도할 수 있다. 병동제를 요양병원에 국한해 시행하기 힘들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복지부는 재활의료기관 본사업 시작 전 로드맵을 통해 ▲1기 30개소(2019~2022년, 5천병상) ▲2기 50개소(2023~2025년, 7천병상) ▲3기 100~150개소(2026~2028년, 1만 5천~2만 5천병상) 등을 목표로 발표한 있다.
대학병원 교수들과 전문가 중심으로 현 재활의료기관 지정기준을 마련해 시행한 후 재활의학과 전문의 채용과 몸값은 상승했지만 정작 재활의료기관을 운영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 출신 병원장들의 고심은 커지는 상황이다.
한편, 재활의료기관협회는 6월 24일 일산 킨텍스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재활병원협회와 통합을 의결했다. 명칭은 재활의료기관협회로 일원화하고, 재활병원협회를 7년간 이끌던 우봉식 회장을 재활의료기관협회 부회장으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