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바이오센서부터 씨젠, 미코바이오메드 등 기술력 선봬
본격적인 미국 진출 기반 마련 총력전…"북미 시장 신호탄"
코로나 대유행을 기점으로 이른바 K-헬스로 불리며 초고속 성장을 지속해온 국내 체외진단 기업들이 대거 미국임상화학회(AACC 2022)에 참여해 미국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차세대 기기들을 모두 들고 나서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총력전을 펼친 것. 이들은 이번 AACC가 미국 시장 진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며 수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29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체외진단기업들이 현지시각으로 28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진행된 미국임상화학회에 참여해 해외 시장에 차세대 기술을 선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로 74회 미국임상화학회 연례 회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진단검사 분야 학술대회로 2만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만큼 200개 이상의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차세대 기술을 선보이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말 그대로 차세대 진단 기술에 대한 올림픽인 셈. 코로나를 기점으로 위상이 크게 올라간 국내 체외진단기업들이 대거 시카고로 몰려간 이유다.
그만큼 이번 미국임상화학회에는 국내 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글로벌 시장에 나서기 위한 공략 방안을 제시했다.
국내 체외진단기업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SD바이오센서와 씨젠이 대표적인 경우다.
SD바이오센서는 이번 학회에서 차세대 주력 상품으로 꼽히는 신속분단진단기기 '스탠다드 엠텐(STANDARD M10'을 전면에 내세워 대형 부스를 마련했다.
또한 부스 내부에 위치한 터치스크린에는 신속진단을 위한 STANDARD Q와 형광면역진단 STANDARD F, 분자진단 STANDARD M, 혈당측정기 Chronic care 등 라인업을 전부 배치해 이목을 끌었다.
SD바이오센서가 단순히 코로나 진단 키트 등에 특화된 기업이 아닌 풀 라인업을 갖춘 체외진단기업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다.
특히 SD바이오센서는 올해 미국의 체외진단기업인 머리디언바이오사시언스를 한화로 약 2조원에 막대한 금액을 주고 인수한 뒤 처음으로 참가한 전시회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받았다.
SD바이오센서 조혜임 전무는 "미국 체외진단기업에 대한 인수 결정 이후 진행된 첫 전시회라는 점에서 수많은 전문가들이 부스를 방문했다"며 "미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크게 높인 만큼 이번 학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기업 홍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씨젠 또한 지난 15일 시장에 내놓은 따끈따끈한 신제품인 'AIOS(All in One System)'를 중심으로 대형 부스를 마련해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AIOS는 핵산 추출부터 유전자 증폭, 결과 분석 등 PCR의 전 과정을 완전 자동화한 시스템으로 검체만 투입하면 결과가 자동으로 산출된다는 점에서 전문가없이 누구나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 등 호흡기 바이러스는 물론 HPV(인유두종바이러스), STI(성매개감염증), GI (소화기감염증), DR(약제내성) 등 30여종의 시약을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검사가 한번에 가능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PCR에 필요한 기기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조합형으로 AIOS 전체를 신규로 구비할 수도 있고 보유중인 검사장비와 새로운 ‘AIOS’ 모듈을 조합해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가 절차가 쉽고 유지나 보수 등 사후 관리도 용이하다.
이러한 장점을 기반으로 씨젠은 이미 독일과 이탈리아, 스페인, 벨기에 등 유럽 국가는 물론 태국, UAE 등 이미 20여개국에서 주문 요청을 받은 상태.
씨젠 관계자는 "올해 초 미국 법인장과 의과학부문총괄 등을 새로 영입해 미국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번 학회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단 이들 기업들만 미국임상화학회를 장식한 것이 아니다. 코로나로 위상이 올라선 국내 체외진단기업들도 각자의 무기를 들고 일제히 시카고로 향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트리니티 바이오테크와 스페클립스, 앱솔로지 등 국내외 진단기업들이 한데 모여 이른바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공동 부스를 활용해 각 회사의 주력 제품 라인업 홍보에 나선 것. 그만큼 미코바이오메드는 이번 학회에서 원천기술(Lab-on-a-Chip)을 기반으로 개발한 리얼타임(real-time) PCR 장비(Veri-Q PCR 316)와 다양한 분자진단 시약, 면역진단 장비, 코로나19 항체 항원 신속진단키트 등을 모두 들고 전시에 나섰다.
미코바이오메드 김성우 대표이사는 "최근 모회사 미코와 함께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아일랜드 진단업체 트리니티 바이오테크와 현지 CRO를 인수하고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를 통해 확보한 신뢰도와 인지도를 활용해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제놀루션과 엔젠바이오 등 차세대 기업들도 이번에 학회에 참여해 현장 전시를 이어갔다.
제놀루션은 이번 전시회에서 기존 분자진단 장비들인 NX 시리즈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물론 신규 장비인 NX-Duo와 NX-24SA 및 초대형 전자동 추출장비와 원숭이두창 검사용 핵산추출 키트를 포함한 시약 등 다양한 제품군을 선보였다.
김기옥 제놀루션 대표이사는 "제놀루션은 이미 최근 미국 생명공학 전문지인 라이프 사이언스 리뷰에서 2022 아시아 태평양 유전체 솔루션 기업 Top 10에 선정된 바 있다"며 "독보적인 핵산 추출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NGS 기업인 엔젠바이오도 이번에 학회에 참여해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닦았다.
엔젠바이오는 이번 학회에서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기술(NGS) 기반의 유방암 및 난소암 정밀진단 제품 BRCAaccuTest와 혈액암 정밀진단 검사 제품 HEMEaccuTest를 선보였다.
또한 새롭게 내놓은 고형암 정밀진단 검사 제품 ONCOaccuTest와 조직적합항원 정밀진단 검사 제품 HLAaccuTest, 질병 유전체 분석 소프트웨어도 전면에 내세웠다.
최대출 엔젠바이오 대표이사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에 엔젠바이오의 대표적인 NGS 기술 기반 암 정밀진단 제품을 알리기 위해 이번 학회 참여를 결정했다"며 "현지 CLIA랩 및 고객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통해 미국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기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