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2022년도 '관리 합의문' 마련
조기 진단 강조…고강도 스타틴→에제티미브·PCSK9 병용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FH)에 대한 지침을 개정했다.
가장 중점적인 변화는 치료지침으로 유전성 질환으로 중증의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질환 특성상 고강도 스타틴를 활용한 조기 치료 및 콜레스테롤 저하에 강력한 효과를 지닌 PCSK9 억제제를 스타틴에 병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1일 의학계에 따르면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2022년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관리 합의문을 마련하고 내과학회지 KJIM 8월호에를 통해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LDL 대사 관련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FH는 유전성 질환으로 양쪽 유전자에 이상이 있는 경우 LDL-C가 500~900mg/dL까지 상승하는 등 중증의 동맥경화를 유발해 조기 발견과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
진단 기준에는 임상 소견, 가족력 또는 LDL 대사 관련 유전자인 LDLR, APOB 또는 PCSK9의 이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학회는 LDL-C ≥ 190mg/dL 또는 조기 관상동맥질환(CAD)과 CAD나 중증 고콜레스테롤혈증 가족력이 있는 성인에서 더치 또는 사이먼 브룸(Dutch, Simon Broome) 기준을 활용해 진단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유전자 검사에는 LDLR, APOB, PCSK9의 3가지 유전자가 포함되지만 변이가 없더라도 FH 진단을 배제할 수 없다. LDL-C ≥ 190 mg/dL이고 FH 가족력이 있는 성인의 경우 유전자 검사가 권장될 수 있다.
LDL-C 수치 측정은 FH의 조기 발견 및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학회는 조기 CAD(남성에서 55세 미만 또는 여성에서 60세 미만) 또는 성인에서 190 mg/dL 이상, 소아에서 150 mg/dL 이상 LDL-C의 심각한 상승이 있을 경우, 또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스크리닝 대상으로 지목했다.
조기 치료가 중요한 만큼 치료는 고강도 스타틴으로부터 시작해 에제티미브, PCSK9 억제제 순의 병용이 권장된다. 지질 저하 요법의 조기 시작과 다른 위험 요인의 제어가 중요하기 때문에 1차 약제는 스타틴, 이후 필요에 따라 에제티미브, PCSK9 억제제 순으로 추가할 수 있다.
이상적인 치료 목표는 심혈관질환이나 주요 위험 인자가 있을 경우 LDL-C의 55mg/dL 미만 유지, 없을 경우 70mg/dL 미만 유지이지만 보통 LDL-C 수치의 50% 감소와 같은 덜 엄격한 목표도 현실적인 목표로 활용될 수 있다.
학회는 "FH가 진단되면 조기 지질 저하 요법(lipid-lowering therapy, LLT)이 중요하다"며 "다른 심혈관 위험 요소의 동시 제어 및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1차 약제는 일반적으로 고강도 스타틴으로 시작하고 에제티미브를 2차 약제로 추가할 수 있다"며 "환자가 최대 허용 용량의 스타틴/에제티미브 조합으로 LDL-C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 PCSK9 억제제를 추가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실제로 유럽, 미국 등 대부분의 국제 가이드라인은 현재 FH 환자의 1차 요법으로 최대 허용 용량의 스타틴을 권장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코호트 연구에서는 현재 가이드라인보다 낮은 용량으로 스타틴 요법을 받은 FH 환자에서 관상동맥 심장질환 위험이 76%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네덜란드의 후향적 연구에서는 중등도에서 고강도 스타틴 요법으로 CAD 발생과 사망률을 50%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지질동맥경화증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FH 환자에서 최대 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에 의한 LDL-C 100 mg/dL 미만 또는 LDL-C 50% 감소 달성률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학회는 "FH 환자에서 최대 허용 용량의 스타틴/에제티미브를 사용한 후에도 LDL-C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매우 위험하다"며 "심혈관 관련 FOURIER 임상 및 알리로쿠맙 치료 중 급성 관상동맥 증후군 후 심혈관 결과를 평가한 ODYSSEY OUTCOMES 임상은 PCSK9 억제제 사용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이러한 약제는 스타틴 불내증을 경험하는 환자에게도 고려할 수 있다"며 "그러나 다른 경구용 제제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비용 효율성을 고려해 특정 위험군에서 PCSK9 억제제를 시작하기 위해 적절한 LDL-C 수치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이외 학회는 중증 고콜레스테롤혈증의 경우 담즙산 결합 레진을 추가를 고려할 수 있지만 LDL-C 저감 효과에도 불구하고 신뢰할 만한 임상 결과 연구가 없어 제한적 사용을 당부했다.
한편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omozygous 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HOFH)과 관련해 학회는 치료 목표로 성인, 소아 및 ASCVD 환자에서 각각 100, 135 및 70 mg/dL을 설정했다.
치료 방법으로는 생활습관 교정, 스타틴/에제티미브, (가능한 경우) 지단백 성분채집술을 제시했고, 치료제로는 PCSK9 억제제, 미포머센과 로미타피드와 같은 새로운 치료제 추가를 고려할 수 있다.
학회는 "항 ANGPTL3 항체인 에비나쿠맙은 일부 국가에서 HoFH 치료에 승인됐고, 식약처에서 HoFH에 대한 PCSK9 억제제를 승인했지만 미포머센과 로미타피드는 아직 한국에서 사용할 수 없다"며 "다른 심혈관 위험 인자의 조절을 위해 아스피린 투약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