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학회, 입장문 통해 치료 체계 개선 촉구
"의료기관 연중 무휴 진료 환경 구축 지원해야"
대한뇌졸중학회가 최근 간호사의 뇌출혈로 사망 사건과 관련 24시간 365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4일 대한뇌졸중학회는 입장문을 내고 "뇌졸중안전망의 구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안전망 없이는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최근 모 대형대학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졸중으로 쓰러졌으나, 근무하던 병원에서 골든타임 내 수술이 가능하지 않아 다른 병원으로 이송된 후 끝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뇌졸중은 '골든타임'으로 부르는 시간내 빠른 치료가 환자의 예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학회는 "뇌졸중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증상 발생 후 가능한 빨리 적절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례와 비슷한 경우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비일비재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대형대학병원에서도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할 정도이니, 상대적으로 의료자원이 부족한 지역은 어떠했을 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자료에 따르면 뇌경색 환자의 15-40%는 첫번째 방문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골든타임이 지난 후 다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시작한다"고 꼬집었다.
24시간 365일 작동하는 뇌졸중 치료체계의 부재가 이러한 상황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학회 측 판단.
학회는 "뇌졸중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뇌졸중 치료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24시간/365일 뇌졸중 환자의 치료를 즉각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며 "이런 체계를 갖춘 병원이 지역별로 잘 분포돼 있고, 119체계와 잘 연동돼 있을 때 우리사회가 뇌졸중 안전망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회는 "일개 병원이 24시간/365일 뇌졸중 치료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이야기하려면, 첫째 내원 즉시 뇌졸중 환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항상 뇌졸중집중치료실 및 신경계중환자실이 일정 부분 비어 있어야 한다"며 "둘째 수술적 치료나 중재술을 시행할 수 있는 공간 역시 항상 일정 부분이 비어 있어야 하고, 뇌졸중치료팀이 즉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병원에서 24시간/365일 작동하는 치료체계를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할 때 뇌졸중치료체계의 구축이 시급하다는 것.
학회는 "지난주 발표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 결과에 의하면 뇌졸중집중치료실을 갖추고 있는 병원은 233개 평가대상병원 중 42.5%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며 "학회의 직접조사에 의하면 전국 163개 응급의료센터 중에서 30% 이상이 24시간 뇌졸중 진료가 가능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중앙-권역-지역센터에 이르는 전달체계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며 "일부 취약 지역 중심의 단계적 지역센터 지정으로는 뇌졸중 안전망의 구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적어도 100개 정도의 권역 및 지역센터를 가능한 빨리 지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뇌졸중은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지 여부가 예후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초급성 질환"이라며 "즉각적인 체계의 개혁 없이는 이번과 같은 안타까운 사고는 또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어 당장 행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