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3M 등 잇따라 분사 상장 결정…독립 경영 체제 갖춰
투자 및 리스크 분산 목적 분석…J&J 등 리브랜딩으로 방향
GE 등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을 주도하는 공룡 기업들이 잇따라 의료기기 나아가 헬스케어 분야의 분사를 추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헬스케어 분야의 확장에 따른 투자와 리스크 분산의 목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이러한 분사가 어떠한 영향을 가지고 올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10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의료기기 분야에 대한 스핀오프를 선언하고 이에 대한 진행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일단 가장 최근에 분사 계획을 발표한 곳은 바로 3M이다. 3M은 얼마전 투자설명회를 통해 의료기기 산업 부분의 분사를 공식화하며 내년도까지 이를 완료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마이크 로만 3M 회장은 "2023년까지 의료기기 분야를 완전히 독립시킬 예정"이라며 "지분 등은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스핀오프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3M은 현재 상처 봉합용 테이프와 드레싱 도구, 청진기 등을 주력으로 혈당기 등 소형 의료기기는 물론 만성 질환 모니터링, 암 스크리닝 등 소프트웨어 부분까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매출만 9억 달러(한화 약 1조 1천억)에 달할 만큼 상당한 규모를 가지고 있는 사업부. 이에 걸맞게 현재 사업부 자체의 이사회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이렇게 이사회와 증권거래위원회의 승인이 끝나면 3M 의료기기 부분은 이르면 2024년부터 홀로서기에 나서게 된다. 다만 3M은 현재 보유중인 19.9%의 지분은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이렇듯 의료기기 분야의 독립을 선언한 곳은 비단 3M 뿐만이 아니다. 막대한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 공룡들의 분사 결정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추세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말 헬스케어 분야의 스핀오프를 결정한 GE가 대표적인 경우다. 실제로 GE는 현재 그룹 체계의 지배 구조를 완전히 전환해 의료기기 분야의 분할을 최종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GE의 헬스케어 사업부는 GE헬스케어라는 독립된 기업으로 재출범하게 된다. 아울러 GE는 항공 사업을 GE에어로스페이스로, 에너지 사업부는 GE베르노바로 분사를 결정했다. GE가 총 세개의 회사로 찢어지는 셈이다.
현재 GE의 헬스케어 사업부는 MRI 등 대형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매출이 180억 달러(한화 약 20조원)에 달할 만큼 초대형 사업부 중 하나다.
마찬가지로 GE 또한 20%의 지분을 그대로 유지한 채 분사 개념으로 나스닥에 GE헬스케어를 독립 상장시킬 계획이다.
H. 로렌스 컬프 주니어 GE 회장은 "오랜 기간 유지해 온 GE의 통합 체계를 3개의 독립 기업으로 재탄생시킬 것"이라며 "하지만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GE 의 글로벌 브랜드 가치는 공유하며 경쟁 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사실상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산하 기업의 시너지를 한 곳으로 모으는 통합 전략을 선택한 기업도 있다. 바로 존슨앤존슨이다.
실제로 존슨앤존슨은 최근 의료기기 사업 부분을 메드텍으로 리브랜딩하고 통합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재탄생을 선언했다.
현재 존슨앤존슨 메드텍은 외과 부분의 에티콘과 정형외과 부분의 드퓨신테스, 혈관 질환의 CSS 등 총 세계의 독립적 기업들이 속해있는 상황.
수십년간 지배 구조만 유지한 채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기업들의 시너지를 모아 과거 한정된 의료기기 제품 중심에서 하이 테크 기술을 활용한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는 것이 존슨앤존슨의 전략이다.
3개 사업부에 총 16개 의료기기 사업부가 별도로 운영되는 체제에서 벗어나 솔루션 방식으로 통합 운영하는 것이 골자.
앱과 센서를 통해 정밀 진단을 진행하고 3D 의료 영상을 통해 수술 계획을 세우며 정밀 로봇으로 수술한 뒤 수술 후 관리까지 존슨앤존슨의 기기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갖추겠다는 목표다.
존슨앤존슨 메드텍 오진용 북아시아 총괄 사장은 "존슨앤존슨의 의료기기 사업 부분이 상당한 규모와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드퓨신테스는 드퓨신테스대로 에티콘은 에티콘대로 다른 기업처럼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라며 "존슨앤존슨 메드텍이라는 하나의 강력한 브랜드로 이를 통합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의료기기 부분에 대한 재정립이 이뤄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투자와 리스크 분산의 목적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임원은 "기업마다 상황은 다를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헬스케어 산업이 지속적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그룹의 사업부로서는 이러한 실적 등이 제대로 반영되기 힘든 구조인 것이 주요한 배경이라고 본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이번에 분사를 결정한 기업의 경우도 수년간 다양한 사업부를 매각하며 일부 주요 사업부의 부채를 정리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연일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는 헬스케어 부분의 성과가 가려지는 것이 아쉽지 않겠느냐"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