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민 실장 "사용량 급증 시기 반영 등 다양한 보정 방안 검토 중"
사용량-약가연동제 협상 기준 강화에도 1개 제품 빼고 협상 완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매출이 상승한 주요 치료제들이 약가인하 위기에 놓이자 정부가 제도 '완화'에 중점을 두고 청구량 급증 시기 제한, 치료제 성분 등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지난 4월 사용량-약가연동제 협상 제외 기준을 강화한 건강보험공단은 '유형 다' 협상 결과 1개 제품군 2개 품목을 제외한 52개 제품군 173개 품목 모두 협상을 완료했다.
건보공단 정해민 약제관리실장은 23일 전문기자협의회와 가진 간담회에서 현안인 코로나19 치료제의 사용량-약가연동협상 연계 및 올해 진행된 사용량-약가연동협상 결과를 공유했다.
건보공단은 2020년 12월 코로나19 치료제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선제적으로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세부운영지침을 개정했다. 코로나19 치료제가 일시적으로 사용량이 증가하면 국가적 위기 해소를 위해 사용량을 보정해 인하율을 완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건보공단은 보정 방안 마련을 위해 코로나19 치료제의 사용량 모니터링에 돌입했다.
정 실장은 "여러 가지 방식의 보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2~5월에 코로나가 많이 유행했으니 이 기간을 제외해야 한다는 제약사 건의가 있었다. 청구가 8월 말 정도에 들어오니 2~5월 부분을 제외했을 때 사용량이 얼마나 변동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코로나 관련 질환 성분의 약을 발표한 적이 있는데 이들 약의 사용량도 얼마나 늘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며 "사용량 보정 방안이 마련되면 코로나19 치료제가 협상 대상으로 선정했을 때 적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건보공단은 사용량-약가연동제 '유형 다' 협상 결과를 공개했는데 총 37개사 53개 제품군 175개 품목 중 52개 제품군 173개 품목에 대해 협상을 완료했다. 협상에 실패한 1개 제품군 2개 품목은 재협상을 진행한다. 협상 합의 품목은 오는 다음 달 약가 인하 고시가 이뤄진다.
다만 협상에 이르지 못한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병약 직듀오는 재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평균 약가 인하율은 지난해 6.7%보다 줄었고, 재정절감액은 지난해 267.4억원 보다 증가했다.
유형 다 협상은 협상하지 않고 등재된 약제 중 지난해 의약품 청구금액이 2020년 청구금액 대비 ▲60% 이상 증가한 경우 ▲10% 이상 증가하고 그 증가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제약사와 건보공단이 협상을 통해 약가를 인하하는 제도다.
건보공단은 지난 4월 사용량-약가 연동협상 제외 기준을 개정해 이번 협상에 적용했다. 산술 평균가를 기존 100%에서 90%로 적용하고 연간청구액 합계도 15억원에 20억원으로 상향했다.
정 실장은 "산술평균가 조정으로 추가된 약제의 동일제품군 평균청구액은 약 162.3억원이고, 청구액 상향조정으로 제외된 약제의 평균청구액은 17억원"이라며 "청구금액이 적은 약제의 협상 제외로 행정비용 감소 및 보험재정 영향이 큰 약제의 사후관리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건보공단이 올해 상반기 진행한 신약 약가협상은 76품목에 대해 실시했으며 그중 한 품목을 제외한 75품목이 협상을 완료했다. 한국페링제약의 뇌하수체호르몬제인 '미니린나잘스프레이'는 내년까지 공급이 불가하다는 사유로 약가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늘고 있는 약제비 적절히 관리하기 위한 방안은?
건보공단 약제관리실은 해마다 늘고 있는 약제비 지출을 적절히 관리해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게 주요 목표.
지난해 약제비 지출은 21조2097억원으로 총 진료비의 24%를 차지하고 있다. 전년보다도 6.5% 증가한 액수다.
건보공단은 목표 달성을 위해 우선 킴리아, 졸겐스마 등 초고가신약이 잇따라 급여권으로 진입하고 있는 만큼 환자 단위 성과기반 환급 등 위험분담계약을 다양화할 예정이다. 예상청구액 설정 방식을 고도화하고 경제성 평가 생략 약제에 대한 합리적 협상 방안도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정 실장은 "사용량 약가협상 대상 선정 기준 및 협상 참고 산식 등을 보다 정교화하고 협상대상 선정 시 관리단위를 동일 제품군에서 동일 성분군과 효능군 등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제네릭은 2023년까지 대부분의 약제에 대해 공급 및 품질관리 의무 협상을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