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추진에 보건의료 특성 반영
"경영평가 부담이지만 정부 취지 공감" 혁신안 막바지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들이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 막바지 작업으로 분주하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이달말까지 각 부처별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28일 복지부 등 산하기관들은 새 정부의 혁신기조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새로운 가이드라인 마련 방식에 어떻게 준비해야할 지 고민이다.
복지부 전명숙 혁신행정담당관은 전문기자협의회와의 만남에서 "이번 혁신 가이드라인의 취지는 자발적으로 혁신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한달 채 안되는 기간에 혁신안을 마련하려니 바쁘다. 산하기관도 마지막까지 수정작업을 진행하느라 분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지부 산하 기관은 성격도 기능도 제각각으로 일괄적인 혁신방안 지침을 제시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기재부로부터 산하기관에 강제적으로 지침을 내리지 않도록 거듭 당부를 받은 만큼 우리(복지부)또한 산하기관에 열심히 준비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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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는 코로나19 대응과 국정과제 수행 등을 보건의료 특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여전히 코로나19 대응에 주력해 야하고 새 정부의 굵직한 국정과제를 추진해야하는 상황에서 인력, 조직을 효율화 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복지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또다시 거세지면서 중앙사고수습본부 역량을 끌어 올려야 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올 하반기 대유행 가능성을 제기하는 만큼 방역대응 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필수의료 강화부터 비대면진료, 디지털헬스케어 활성화 등 국민 의료서비스 개선과 직결된 굵직한 국정과제를 추진해야하는 미션도 받은 상태다.
의료계 한 인사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 복지부 공무원이 대거 중수본에 파견됨에 따라 정책 논의가 늦어졌다"면서 "혹여라도 혁신가이드라인 일환으로 안 그래도 부족한 인력을 더 쥐어짜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복지부 인력 중 일부는 중수본에 파견, 방역 대응인력으로 투입하면서 계획했던 의료정책을 연기하는 등 여파가 있었다. 윤 정부가 인력 효율화 및 예산절감 방안을 언급하면서 의료정책을 추진하는데 차질을 빚는 등 나비효과를 우려하는 것이다.
전명숙 혁신행정담당관은 "이번에 정부 혁신 가이드라인은 각 기관별 특성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면서 "복지부의 경우 직면과제인 코로나19대응과 국정과제 추진 등 국민에게 중요한 정책을 추진하는 부분에서는 예외를 인정해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기재부도 방만한 예산을 절감하고 효율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국정과제를 잘 수행하는 것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 만큼 합리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혁신 가이드라인을 경영평가에 반영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만큼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본다. 최근 정부기관에 대한 운영효율화에 대해 국민들의 요구가 큰 게 사실이고,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정부기관이 앞장 선다는 취지에서도 필요한 부분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또한 그는 "호화 청사 및 리조트 운영 논란은 일부 공기업에 해당하는 사례로 복지부 산하 기관과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기능을 조정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