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국가 관리 체계 개선안 제시
'이상지질혈증-당뇨병-고혈압' 통합 관리 필요성 제기
이상지질혈증 관리체계가 이상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유병률이 적정 유지되는 고혈압, 당뇨병과 달리 2000년대 초부터 20년간 유병률이 지속 증가하면서 관리체계 부실 우려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관련 학회는 고혈압, 당뇨병에 적용되는 확진 검사 비용 지원 및 질환 분류 체계에서의 '차별'이 이 같은 '차이'를 만든 원인으로 지목하고 고혈압, 당뇨병에 준하는 통합 관리체계 적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16일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콘래드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 ICoLA 2022를 개최하고 현행 이상지질혈증 국가 관리 체계의 문제점 및 개선안을 공유했다.
이상지질혈증은 국내 사망 원인 2위인 심뇌혈관질환의 선행 질환이자 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위험인자로 관리의 중요성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상지질혈증의 위험도와 달리 여러 만성질환 관리 정책에서 패싱 현상이 계속돼 2000년대 초부터 20년간 유병률이 증가하는 '관리 누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같은 기간 당뇨병의 유병률은 유지됐고, 고혈압 유병률은 등락을 거듭했지만 결과적으로 2005년 대비 2019년 소폭 하락해 이상지질혈증과 대조를 이룬다.
최성희 대외협력이사는 "20세 이상 성인의 48.2%, 20대에서 25%가 이상지질혈증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흔해졌다"며 "이상지질혈증 환자 4명 중 3명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지만 치료율은 55.2%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은 이후 약을 계속 복용하는 환자는 절반에 그치고 질환별 인지율도 고혈압, 당뇨병에 뒤쳐져 있다"며 "이에 새로운 관리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유병률 증가의 배경에는 검진 주기 조정 및 일반 질환 분류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지질혈증과 같은 만성질환은 질병의 조기 진단을 통한 예방이나 적절한 치료 개입이 중요하지만 2018년 시작된 주기 변경으로 치료 필요성 인식 저하를 부추겼다는 것이 학회 측 판단.
최성희 이사는 "건강검진 체계상 다수의 미비점들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 증가 및 낮은 인지율의 원인으로 꼽힌다"며 "검진 주기를 기존 2년 1회에서 4년 1회(남성 24세, 여성 40세)로 바꾼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같은 검진 주기는 낮은 연령대에서 증가하는 유병률 경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이런 지적에 따라 정부는 제3차 국가건강검진 종합계획에서 검사 시작 연령 및 주기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고 환기시켰다.
학회가 마련한 개선안은 크게 ▲2년 1회로 검진 주기 환원 ▲건강검진 결과 통보 방법 구체화 ▲확진 검사 비용 지원 등이다.
최 이사는 "일반건강검진 결과 통보서는 고혈압, 당뇨병 의심과 일반질환 의심으로 구분한다"며 "이상지질혈증은 일반질환으로 분류돼 질환 관리의 필요성 및 경각심을 저해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건강검진 실시 기준은 고혈압, 당뇨병, 폐결핵 의심 수검자에게 해당 분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지만 이상지질혈증은 지침 상 안내 대상에서 빠져 있다"며 "고혈압, 당뇨 의심 판정 시 확진 검사는 무료지만 이상지질혈증은 역시 제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고혈압, 당뇨병에 준하는 관리 체계 도입으로 심혈관질환 주요 위험인자인 이상지질혈증-고혈압-당뇨병을 통합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학회 측 해법.
최 이사는 "이상지질혈증 건강검진 결과 통보 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질환 의심으로 질환군을 통합해야 한다"며 "이상지질혈증 확진 검사 역시 비용 지원을 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사후 관리 방안으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등록대상에 이상지질혈증 단독 또는 고혈압/당뇨와 복합 질환자도 포함시켜 달라"며 "이에 대한 관리모형을 마련해 보다 체계적으로 질환을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