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단계별로 추진…내년 초 주차공간 공사부터 돌입
'에어 모빌리티' '에어 앰블런스' 등 미래 혁신요소 설계에 반영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숙원과제였던 새병원 건립에 돌입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송영구 병원장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030년까지 추진하는 새병원 건립 계획을 공개했다.
송 병원장은 서울 강남지역 최초의 '도심형 스마트병원'을 마련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새병원은 '미래의료' 집약체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설계 단계부터 반영할 예정이다.
■ 새병원 건립, 0단계~2단계 2030년 완공 목표
새병원은 현재 부지에 역삼중학교 인근부지와 병원에 밀접한 서울시 부지를 매입, 총 216,500㎡(약 65,500평) 규모로 들어선다. 현재 추정하는 예산은 대략 3천억원 수준.
현재 820여병상으로 기준병상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중환자실, 감염병 병상 등 특수병상을 확보해 800병상 후반대 규모의 병원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새병원 건립은 진료를 진행하는 동시에 추진하는 만큼 0~2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먼저 2023년 초부터 0단계에 착수, 일단 주차장 확보 공사부터 시작한다. 수년째 고질적인 민원 1순위 협소한 주차공간 개선을 위해 병원 후면부와 도곡중학교 지하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주차 공간은 약 200여대. 병원 측은 이를 추진하고자 교육청은 물론 서울시를 설득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이어 1단계에선 새병원의 핵심인 수직 집중형 건물 공사에 들어간다. 해당 건물에는 응급부-진료부-수술부-병동부가 수직으로 연계해 중증도 중심 진료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해당 건물에는 지하는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지상으로도 건물을 높여 병원의 공간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2단계는 새병원 메인 건물과 기존 2·3동 철거 자리에 들어설 건물 건립 공사를 추진한다. 해당 건물은 수평 확장형 병원으로 외래 공간을 마련해 개방감을 살릴 예정이다. 이어 1동 리모델링을 통해 지원 공간으로 활용키로 했다.
송 병원장은 "마지막 단계인 1동 리모델링 마무리까지 2030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병원 운영 중단없이 진료를 유지하면서 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 미래 혁신 담은 새병원 어떤 모습?
강남세브란스병원 새병원 건립에서 주목한 부분은 미래의료에 가장 가까이 접근해 있다는 점이다.
첨단 의료장비를 갖추는 것은 기본이고 코로나19 경험을 반영해 감염병 병동 20여병상을 구축할 예정이다.
해당 병동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의료진이 방역복을 수시로 갈아 입지 않아도 비대면진료가 가능한 의료환경을 조성키로 했다. 생활치료센터 모델을 설계에 일부 반영할 예정이다.
최근 쾌적한 병동을 선호하는 환자들의 욕구에 맞춰 4인실로 구성하되, 모듈형 시스템을 구축해 언제든 필요한 경우 1, 2인실로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춘다.
새병원은 일반 대지를 개발해 기초를 다지고 건물을 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진료 중인 부지에 건물을 올리는 초고난도 공정을 적용키로 했다.
눈에 띄는 것은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로봇을 이용한 물류시스템을 도입해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등 혁신적 요소. 특히 미래 교통 및 운송 수단으로 각광 받는 도심 항공교통(UAM) 상용화에 대비해 건물 옥상부에 헬리포트도 구축할 예정이다.
송 병원장은 "새병원 건립이 끝나는 2030년에는 에어 모빌리티 시대가 올 수 있다. 이를 대비해 에어 모빌리티를 적용 가능한 환경을 마련할 것"이라며 "육지 중심의 교통 체증에서 벗어난 에어 앰블런스와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도 설계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책임경영제' 시범사업…강남세브란스 '독립' 경영 준비
송 병원장은 새병원 건립 이외 '책임경영제'에 무게를 싣었다.
책임경영제란, 연세의료원 중앙으로 집중했던 권한과 책임을 각각 병원에 이양해 경영 효율화와 성과를 높이기 위한 제도. 연세의료원은 시범사업 기관으로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선정해 올해 3월부터 도입했다.
말그대로 경영에 대한 '권한'을 위임받은 만큼 '책임'에 대한 부담도 큰 게 사실이다.
송 병원장은 "지난 19년 책임경영 TF를 발족하고 21년도 도입 간담회에 이어 올해 시범사업에 들어갔다"면서 "일단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점에서 경영효율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책임경영제 도입 이후 비정규직으로 이직이 잦았던 외래간호사를 정규직으로 전환한 데 이어 간호보조직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인력 안정화를 꾀했다.
송 병원장은 "책임에 대한 무게감에 힘들기도 하지만 시의적절한 결정이 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라며 "시행 이후 평가해 보완하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