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청장, 주식거래 자료 미제출 버티기 행보에 일파만파
복지위, 전체회의 열고 자료제출의 건 의결…미제출시 고발키로
복지부·식약처도 최근 5년간 이해충돌 위반 자료 요구 받아
질병관리청장 주식 리스크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직원들로 확산될 조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의원들은 20일 종합국감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백경란 청장의 주식거래 자료제출을 촉구했지만 질병청장은 '버티기'로 일관했다.
결국 복지위 정춘숙 위원장은 여·야 간사간 합의에 따라 '2022년도 국정감사 서류 제출 요구의 건'을 의결, 이달 28일 오후 6시까지 질병관리청은 국회가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고 이를 어길 시 질병청장을 고발키로 했다.
■백경란 청장 주식거래 자료 끝내 미제출
종합국감 질의를 거듭할수록 백 청장을 향한 야당 의원들의 자료제출 압박은 거세졌다. 특히 2차질의가 끝난 이후 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을 시작으로 압박을 수위를 높였다.
질병청장은 향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자를 징계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수장이라는 점에서 이와 관련 의혹은 문제가 크다고 봤다.
강훈식 의원을 비롯해 강선우 의원, 김원이 의원들은 "언제까지 자료를 제출할 것인지 답변하라"며 거듭 몰아세웠지만 백 청장의 명쾌한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 백 청장은 "최선을 다하겠다"는 답변을 유지했다.
백 청장을 향한 제출 요구자료는 주식거래 자료 이외에도 최근 질병청이 감사원에 제출한 2만5천여명의 코로나19 확진 자료 또한 국회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백 청장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원이 의원은 질병청장의 즉답이 나오지 않자 질병청 감사관실 직원까지 국감장으로 불러들여 백 청장 관련 질의를 이어가기도 했다.
급기야 강선우 의원은 청장의 자료제출을 거부를 두고 국회법 위반에 따라 고발을 요구했다. 국회 증언·감정 증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회는 자료제출을 거부한 피감기관장을 고발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처럼 야당 의원들은 질병청을 넘어 복지부, 식약처까지 대상을 확대해 주식거래 자료제출 요구하면서 백 청장을 강하게 압박했지만 끝내 자료 제출을 받지 못했다.
이날 백 청장의 '버티기'는 복지부, 식약처로 불똥이 튀었다.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오전 질의에서 질병청 및 식약처 전체 직원들의 제약바이오 등 직무 관련성 주식 소유 여부를 문제 삼았다. 질병청장의 주식 리스크가 직원으로까지 확대된 셈이다.
야당 의원들은 오후 질의에서 본격적으로 복지부, 식약처로 확전시켰다. 이날 오전까지 자료제출을 요구했던 강훈식 의원(더불어민주당, 간사)은 "청장이 버틴다고 해결될 문제 아니다. 이는 복지부, 질병청 전체 공무원 전반에 대한 주식거래 직무연관성 조사까지 불가피하다"고 압박했다.
이어 김원이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정확히 이유를 밝히지만, 질병청장 자료 미제출로 확전된 것"이라며 "질병청과 더불어 복지부, 식약처 3개 부처는 최근 5년간 이해충돌 규정을 어겨서 감사를 받은 사례를 모두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해당 부처 모두 지식재산권 인허가권을 다루는 관리감독기관으로 이해충돌방지법을 잘 수행해야하는 부처인 만큼 이번 기회에 현황을 짚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혜영 의원은 "이미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변명보다 거취를 표명해 달라"고 요구했으며 한정애 의원은 2만 5천여명의 코로나19 확진 자료를 감사원에 통째로 넘긴 것은 질병청장으로서 자격이 없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나. 거취를 표명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힘 강기윤 간사, 질병청장 감싸기 안간힘
야당 의원들이 질병청장을 향해 자료제출 요구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여당 간사인 강기윤 의원이 백 청장 감싸기에 적극 나섰다.
강 의원은 "여·야를 떠나 자료제출에 충실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종합감사를 진행하는 입장에서 슬기롭게 마무리 하는 것도 복지위를 위해서도 그게 좋다"며 무난한 국감 진행을 이끌었다.
그는 "청장 개인의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야당의원 의견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제출할 수 있는 부분 있다면 그렇게 해달라. 자료를 제출을 할 수 있겠나"라며 백 청장의 답변을 이끌었다. 백 의원은 거듭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야당 의원들의 질병청장을 향한 자료제출로 자정이 다가오자 여당 의원들은 표정이 어두워졌다.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은 "국감은 인사청문회 자리가 아니며 청장은 국감 대상도 아니다.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법적 절차를 밟으면 되는 부분이지 해당 내용으로 국감이 길어지는 부분은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종성 의원(국민의힘) 또한 반복적으로 자료제출 요구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유감을 드러냈다.
강기윤 의원(국민의힘)은 "피감기관장에게 답변을 너무 강요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 또 다른 적법한 절차에 따라 하면 될 것"이라며 국감을 마무리 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야당 간사인 강훈식 의원은 즉각 나서 "질병청에 대한 별도의 감사를 진행하는 대신 차수변경을 해서라도 질의를 이어가야 한다"면서 새벽 1시를 넘어 질의를 마무리 지었다.
백경란 청장은 "국감을 통해 국민들의 기대와 눈높이가 높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면서 "앞으로 더욱 주의하고 국민건강을 위해 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