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NECA 심포지엄, 6개 병원 항암치료 재택 효과 임상 진행
복지부 불참, 행사 취지 무색…환자단체 "암환자 교육·상담 시급"
의료계와 환자단체는 중증환자 재택의료 사업 필요성에 공감했다. 하지만 재택 방문에 필요한 충분한 정책적, 재원적 제도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 활성화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와 한국보건연구원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사업단(PACEN)은 3일 오후 의생명연구원에서 '진행암 환자를 위한 재택의료 역할과 방향' 온·오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2020년부터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암환자 대상 재택의료 시범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대병원과 경희대병원, 동국대병원 등도 임상시험 관련 참여중이다.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이선영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재택의료 임상연구 상황을 설명했다.
6개 대학병원에서 396명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치료 재택의료 제공 효과 다기관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패널 토의에서 환자단체는 재택의료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신장암환우회 백진영 대표는 "대학병원에서 치료받은 암 환자들이 요양병원으로 가고 있다. 의료진 입장에서 급성기 치료 후 회복기와 요양기 치료를 당연한 과정으로 여기나 환자들은 기존 병원에서 치료받기 원한다"며 중증환자의 현실을 전했다.
백 대표는 "병원 입원은 암 환자 뿐 아니라 가족의 삶도 변화한다. 재택의료를 한다면 사회적 비용 절감은 물론 가족의 삶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며 "3분 진료는 환자와 보호자의 궁금증을 해결할 시간이 못 된다. 재택의료를 통한 교육과 상담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백진영 대표는 "암환자는 항암치료 부작용을 느끼면 병원을 가야 하나 고민을 많이 한다. 전문가가 조율해주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재택치료가 어떤 항암제보다 암환자에게 필요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국대 일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김도연 교수는 재택의료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현장과 제도의 괴리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전공의들은 암환자 1명 보는 것이 일반 환자 7~8명에 해당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의료진 설명 시간 부족은 우리나라 의료체계 한계"라면서 "재택의료가 의료체계 공백을 메꿀 것으로 기대한다"고 긍정 평가했다.
다만 "의사와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팀으로 구성된 재택의료에서 의사들의 역할이 애매하다. 프로페셔널 케어를 전제해야 한다"며 "가정간호, 원격의료와 무슨 차이인지 해결해야 할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허대석 단장 "재택의료, 진료 효율성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야"
그는 "재택의료에 참여 중인 의사들 반응은 시니컬하다. 환자 중심 의료는 의사가 움직여야 한다. 말은 좋으나 자기에서 닥쳤을 때 의사들이 과연 움직일까라는 생각을 든다. 인센티브 등 유인책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제도개선 필요성을 시사했다.
좌장인 허대석 PACEN 사업단장(전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은 영국 경험담을 전하며 의료인들의 인식 전환을 주문했다.
그는 "과거 영국 연수 시 대학병원 교수가 3시간 걸린 왕진을 통해 1명의 암환자를 진료하는 것을 보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소형 아파트 침대에 누워있는 암환자를 찾아가면서 의문이 풀렸다. 환자는 아무도 오지 않은 상황에서 죽음을 두려워했다. 진료에서 하지 않던 말을 했다"고 전했다.
허 사업단장은 "진료 효율성을 따지면 3분 진료가 높다. 재택의료는 다른 측면에서 생각할 문제"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날 심포지엄 핵심 패널인 보건복지부 정성훈 보험급여과장은 일정 상 불참했다.
재택의료 사업 활성화를 위한 본사업 전환과 정책적 제도개선에 대한 정부 입장이 공백으로 남아 심포지엄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