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재평가 조건부 유예…한미‧SK케미칼 잠정 합의 전해져
건보공단, 미합의 제약사 고려 협상기간 추가 연장 계획 검토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 전문의약품을 보유한 제약사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제 환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협상 기간이 추가로 연장되며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해당 성분 전문의약품을 보유한 제약사 중 핵심 기업들이 건보공단과 협상에서 잠정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향성을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것.
14일 제약업계와 건보공단에 따르면, 소염효소제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 품목을 보유한 제약사들이 지난달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 급여적정성 재평가 결과에 따라 약제 환수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심평원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 회의를 통해 '2022년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 약제'를 선정하고,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 품목을 1년 동안 조건부 유예한 바 있다.
기존 결정과 마찬가지로 '급여적정성 없음'으로 평가한 것은 분명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재평가 진행에 따른 환수 협상에 합의한 품목은 1년 동안 해당 결정을 유예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제약사가 1년 이내 임상 재평가를 통해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해야 하며, 미입증 시 급여에서 제외된다. 환수 협상을 체결하지 않은 회사 품목도 급여목록에서 제외된다.
여기서 최근 주목되는 점은 관련 제약사와 건보공단이 줄다리기 하고 있는 임상 재평가 실패 시에 따른 '환수율'이다.
조건부 유예에 따른 임상 재평가 '실패' 시 해당 기간 동안 청구된 건강보험금 환수율 규모를 놓고 벌이는 협상이다.
이 가운데 메디칼타임즈 취재 결과 스트렙토키나제·스트렙토도르나제' 성분 품목을 보유한 일부 제약사가 건보공단과 환수율에 대해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성분의 경우 국내 처방시장에서 SK케미칼 '바리다제정'이 오리지널약품이고, 시장에서는 한미약품 '뮤코라제정'이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사실상 두 품목이 국내 처방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한미약품 뮤코라제정의 경우 올해 3분기까지 약 36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SK케미칼 바리다제정은 3분기까지 약 12억원의 매출을 처방시장서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공통적으로 두 품목 모두 전년도 처방액인 각각 31억원, 14억원을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들 두 제약사는 건보공단과 25%에 못 미치는 환수율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건보공단은 지난해 20%였던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환수율보다는 높아야 한다는 기조 아래였던 반면, 제약사들은 10%대의 환수율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제약사는 환수율 협상을 거부한 사례도 존재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두 제약사가 건보공단과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안다"며 "25%에는 못 미치는 환수율로 해당 처방시장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리는 두 제약사가 합의한 만큼 향후 나머지 제약사들에게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매출 규모 면에서 액수가 가장 큰 두 제약사가 환수율 협상에서 합의한다면 추가 제약사들이 합의도 이끌어낼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도 "일부 제약사는 환수협상을 거부하고 해당 품목을 정리하려는 곳도 존재한다"고 귀띔했다.
한편, 건보공단은 환수협상 미합의 제약사와의 추가 협상을 위해 협상기간을 추가 연장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복지부와 환수협상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고 있다"며 "추가협상 기간 연장을 통해 아직까지 환수협상에 합의 하지 않은 제약사와 추가로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