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만성폐쇄성폐질환기구, 2023년 보고서 공개
'Pre-COPD' 진단 기준 도입으로 환자 경각심 환기
세계만성폐쇄성폐질환기구(GOLD)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진단 기준을 세분화해 전COPD(Pre-COPD) 및 PRISm을 새로 추가했다.
COPD가 주로 흡연에서 기인하고 경증 환자는 증상이 없다는 점에서 전COPD 진단을 통해 경각심 및 초기 적극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환기시킨다는 계획이다.
GOLD가 15일 COPD 보고서를 통해 진단 기준 세분화, 메틸잔틴 사용 금지 권고 등을 포함한 2023년 지침을 내놓았다.
이번 지침의 가장 큰 변화는 진단 기준 세분화다. COPD 발생의 중요한 원인으로는 흡연이 꼽히는데 흡연자는 비흡연자 대비 흡연자에서 COPD 발생률은 3배 이상으로 알려졌다.
흡연으로 인한 COPD 발생 시 금연을 통한 질병 진행 억제가 중요하기 때문에 GOLD는 전COPD(Pre-COPD) 개념을 도입했다.
지침은 "COPD는 일반적으로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지만 광범위한 과소 진단 및 오진으로 인해 환자는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잘못된 치료를 받게 된다"며 "흡연 이외의 환경적 요인이 COPD에 기여할 수 있고, COPD가 생애 초기에 시작되어 젊은 개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경우 전COPD, PRISm이 있다는 인식은 COPD를 조기에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다"며 "이는 진단 이후 신속하고 적절한 치료 개입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진단 기준은 노력성 폐활량(FVC)과 1초간 노력성 호기량(FEV1)을 측정, FEV1/FVC 비율이 0.7 미만일 때 COPD로 진단하지만 전COPD는 FEV1/FVC 정상 비율에서도 진단이 가능하다.
지침은 "일부 개인은 기류 장애없이 호흡기 증상이나 구조적 폐병변, 저정상 FEV1, 가스 포획, 초팽창, 폐 확산 능력 감소와 같은 생리학적 이상을 가질 수 있다"며 "이런 경우는 FEV1/FVC 비율이 0.7 이상도 전COPD로 정의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지침은 "이 용어는 폐활량 측정 시 기류 방해가 없는 상태에서 호흡기 증상이나 기타 감지 가능한 구조적, 기능적 이상이 있는 모든 연령대 환자를 찾기 위해 고안됐다"며 "전COPD는 향후 기류 폐쇄가 발생할 수도 있어 최근의 연구는 전COPD와 COPD가 있는 젊은 사람들에서의 임상 연구 필요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의미에서 'PRISm'(Preserved Ratio Defamed Spirometry)이라는 진단 기준도 새로 추가됐다. PRISm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EV1/FVC 비율은 정상이지만 비정상적인 폐활량 측정치를 가진 사람을 식별하기 위해 제안됐다. 진단 기준은 기관지확장 후 FEV1/FVC 0.7 이상이지만 FEV1 및/또는 FVC이 80% 미만인 경우다.
인구 기반 연구에서 PRISm의 유병률은 7.1~20.3%이며 특히 현재 및 이전 흡연자에서 높으며 높은 체질량지수 및 낮은 체질량 지수 값 모두와 관련이 있다.
지침은 "PRISm 진단은 일관된 것은 아니므로 시간 경과에 따라 정상 폐활량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PRISM에 대한 문헌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병인 및 치료와 관련해선 아직 상당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COPD 또는 PRISm이 있다고 모두 COPD가 발생하지는 않지만 환자로 간주돼야 한다"며 "해당 환자는 관리 및 치료를 받을 자격이 있지만 문제는 이러한 환자들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증거가 아직 없어 연구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약제 사용과 관련해 베타2 효능제나 항콜린제 위주의 처방으로 재편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GOLD는 메틸잔틴 계열 약제에 대해선 부작용을 이유로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혀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렸다.
COPD에 처방되는 증상완화제(기도확장제)는 크게 ▲베타2효능제(SABA, LABA), ▲항콜린제(SAMA, LAMA) ▲메틸잔틴 계열로 구분된다.
지침은 악화를 치료하기 위한 초기 기관지 확장제로는 단기 작용의 항콜린제 유무에 관계없이 단기 작용 흡입 베타2-애고니스트를 권장하고, 장기간에 걸친 기관지 확장제 치료는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라고 제시했다.
증상이 자주 악화되고 혈중 호산구 수치가 높아진 환자에서는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이중 기관지 확장제 요법에 추가하는 것이 고려해야 한다.
심각한 악화가 있는 환자에서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FEV1과 산소화를 개선하고 입원 기간을 포함한 회복 시간을 단축할 수 있지만 치료 기간은 보통 5일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항생제를 투여하면 회복 시간을 단축하고 조기 재발 위험, 치료 실패 및 입원 기간을 줄일 수 있지만 치료 기간은 5일에 그쳐야 한다.
메틸잔틴은 부작용 프로파일이 증가하므로 권장하지 않는다고 제시했다.
실제로 메틸잔틴 성분인 테오필린 및 아미노필린은 혈중농도가 매우 높은 경우 경련, 심실상성 빈맥과 같은 중증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심장질환 환자에게 투여시 주의해야 한다.
이외 지침은 "코로나19 환자는 지시에 따라 COPD용 경구 및 흡입 호흡기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COPD 진단, 시술 또는 수술은 긴급하거나 필수적인 검사가 필요한 환자로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