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 홍창형 교수팀, 미국과 국내 의료진 공동연구 결과
아밀로이드 양성 25%↑…"고령사회 치매 급증 조기 발견 도움"
인공지능(AI)이 예측한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높은 늙은 뇌가 치매에 걸릴 확률이 150% 높다는 임상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창형·손상준·노현웅 교수팀은 15일 미국 피츠버그 의과대학 Howard Aizenstein 교수(Helmet Karim 교수)팀을 비롯한 삼성서울병원, 인하대병원, 부산대병원, 전남대병원 공동 연구를 통해 실제 나이보다 '늙은 뇌'의 치매를 예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한국인체자원은행사업 만성뇌혈관질환 바이오뱅크를 통해 얻은 우리나라 650명의 뇌 MRI(자기공명영상)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여 뇌 나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이 예측한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더 높게 나타나면, 즉 '늙은 뇌'의 경우 2년 후 치매가 발생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뇌에 비해 약 150% 높게 나타났다.
현재 치매의 조기 발견을 위해 널리 사용 중인 인지저하 예측 설문검사가 22%, MRI 측두엽 시각측정법이 57%인 것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 예측 나이가 더 높은 경우, 치매 원인 중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병리 소견인 아밀로이드 양성이 나올 확률도 약 25% 더 높았다.
뇌영상 분석을 통해 얻은 인공지능 예측 뇌 나이와 실제 나이의 차이가 큰 경우 향후 치매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에 사용한 인공지능 모델은 손상준 교수와 Aizenstein·Karim 교수(Geriatric Psychiatry Neuroimage Lab)가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한 것으로 치매가 아닌 사람의 뇌 MRI 데이터를 기반으로 뇌의 부위별 부피 변화 패턴을 통한 나이 예측에 대한 학습 결과를 사용했다.
인공지능 모델에서 실제 보다 나이가 많게 예측될 경우, 아직 치매가 아니더라도 이미 퇴행성 뇌질환의 부피 변화 패턴을 보일 경우 향후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로 인한 노인 치매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효과를 보이는 약물이나 비약물적 방법의 개발이 요원한 실정이다.
치매 발병 이전에 위험요인인 신체질환·생활습관 교정, 인지 저하 조기에 약물치료 등에 주력하고 있어, 현재 보건소·병원·지역사회 등에서 치매 선별 검사들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치매 선별 검사들은 치매 관련 다양한 사회 인구학적 요인, 치매를 일으키는 복합적인 요인을 선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손상준 교수는 "인공지능을 통한 뇌 영상 분석을 통해 치매 진행의 조기 예측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초고령화 사회와 함께 치매 환자의 급증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치매를 조기에 발견하는 새로운 장을 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8월 국제학술지 'Molecular Psychiatry'(IF=13.437)에 게재됐다.
연구는 뇌질환융합연구센터(센터장 아주의대 박상면 교수) 및 연구중심병원(연구책임자 아주대병원 홍창형 교수) 지원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