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사법부 잘못된 판단 공동연대…병협, 의료양극화 해결 과제
한의협, 한방물리·약침 급여 추진…간협, 간호법 올해 반드시 통과
계묘년 의료단체 핵심 키워드는 필수의료 실행방안과 수련제도 개선 그리고 한의사 초음파 판결 대응 등으로 점철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14만 의사 회원들이 안전하고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의료정책과 제도를 의사협회가 주도하고 제안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사회 전반은 물론 의료계는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지역사회 의료와 돌봄, 언택트 시대 대응 문제 그리고 불합리한 제도와 보건의료체계를 혼란시키는 비전문적인 시도 등 중요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고 진단했다.
필수의료 지원 대책을 올해 최대 추진과제로 삼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의정 협의체 일차 결과물로 필수의료 지원 대책이 마련됐다. 필수의료 기피 원인인 고위험진료 부담과 법적 분쟁 해소를 위해 '필수의료 사고처리 특례법'(가칭) 제정에 노력할 것"이라며 "필수의료 지원 대책이 국민 생명과 직결된 진료환경 개선을 위해 효과적이고 충실하게 추진되길 기대한다. 의사협회는 필수의료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한의사 초음파 허용 판결 반대와 간호법 제정 저지 등을 핵심 현안으로 꼽았다.
이 회장은 "최근 한의사 초음파진단기 사용 판결과 관련, 국민건강을 무책임하게 방임한 잘못된 사법부 판단기준에 대해 유관단체와 연대해 전문적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 나갈 것"이라며 "간호사만을 위한 간호법 제정 저지와 의료기관 기능을 무력화하는 의료인에 대한 폭력문제, 빅데이터 시대 의료정보 보호와 무분별한 상업적 플랫폼 난립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이필수 회장은 "보건의료체계를 훼손하고 안전하고 수준 높은 진료기능에 역행하는 끊임없는 문제에 최고의 해결방안을 도출할 것"이라며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
■의협 "의료 위협 용납 못해, 최고의 해법 도출"…병협 "경제한파,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병원계는 필수의료 확충과 전공의 수련제도 개선을 새해 화두로 제시했다.
병원협회 윤동섭 회장은 2023년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부터 논의 중인 필수의료 확충 및 강화, 전공의 수련 시스템 개선, 의료이용 쏠림과 양극화 해소는 건강한 의료생태계 조성을 위해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정부는 지난 연말 건강보험 지속가능성 제고와 필수의료 지원 계획안을 공개한 데 이어 합리적 의료이용을 위한 보건의료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며 "협회도 달라진 사회 및 의료 환경 속에서 병원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선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AI 활용 기술 발달로 질병의 치료에서 건강증진과 예방까지 확대되며 다양한 로봇과 웨어러블 기기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정부도 스마트병원 시범사업 추진과 디지털치료제 인허가까지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며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라며 헬스케어에 대한 병원계 대응을 예고했다.
윤 회장은 "전문가들은 올해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 한파를 전망하고 있다. 병원계도 위기를 기회로 삼아 역지사지 마음으로 직역 간 이기주의는 멀리하고 오로지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의사협회와 간호협회는 신년사 대부분을 한의사 초음파 허용 판결과 간호법 제정에 할애하며 의료계와 갈등을 예고했다.
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한의사의 의료선택권을 반드시 사수하고 보다 정확한 진단과 서비스로 봉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홍 회장은 이어 "경근간섭저주파요법(ICT)과 경피전기자극요법(TENS) 등 한방물리요법 급여화와 약침 급여화를 이뤄내겠다"고 주장했다.
간호협회 신경림 회장은 "지난해 5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간호법은 반드시 올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초고령사회 국민의 건강증진과 환자안전을 위한 간호사 확충과 간호법 제정은 이 시대 변개할 수 없는 대명제이자 진리"라며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간호법 제정 의지를 환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