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불황 개최 어려워지자 수도권 지방 눈돌려
학회 메카 스위스그랜드호텔도 대관 접수 안받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근 현실화되고 있는 호텔업계 불황이 주요 의학회 학술대회 개최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서울 내 주요 호텔 폐업 혹은 매각절차를 밟아 나가면서 2000~3000명이 참여할 수 있는 학술대회 장소가 서울 내 찾기 어려워진 것이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의학회 별로 서울 내 학술대회 개최할 만한 호텔 등을 찾지 못해 수도권 및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호텔업계의 불황이 직접적인 영향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서울 남산에서 40년간 자리를 지켜온 밀레니엄 힐튼 호텔이 2022년을 끝으로 문을 닫게 닫고 오피스, 호텔로 구성된 복합시설로 탈바꿈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반포 팔레스, 이태원 크라운 등 이름난 호텔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모두 주거시설이나 오피스텔로 탈바꿈하고 있다.
여기에 주요 의학회에 따르면, 그동안 대형 학술대회 개최 시마다 주요 장소로 활용됐던 서대문구 홍제동 소재 '스위스그랜드호텔'도 앞으로 장소 대관이 어렵다는 의사를 학회 측에 전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의학회 별로는 학술대회 개최 시 2000~3000명 정도 인원이 참여하는 중대형 학회가 이 같은 상황에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대한외과학회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대형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의학회들은 수도권 혹은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보통 춘‧추계로 연 2회로 이뤄지는 학술대회 중 한 번은 서울 혹은 수도권 중심으로 학회들이 행사를 개최해왔는데 앞으로는 서울 내 개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대한외과학회의 경우 서울 특정 장소에서 학술대회 개최가 어려워지자 수원 등 수도권 개최로 계획을 변경한 상태다.
대한외과학회 임원인 한 상급종합병원 외과 교수는 "춘‧추계 학술대회 중 한 번은 서울 혹은 수도권에서 개최하는 것이 관례였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호텔 상황 속에서 서울 개최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수원컨벤션센터 등 수도권 중심으로 개최를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대한당뇨병학회도 춘계학술대회의 경우 전라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관례대로라면 추계학술대회를 겸해 국제학술대회로 개최하는 'ICDM 2023'은 서울 혹은 수도권에서 개최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최근 호텔업계 상황에 맞물려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당뇨병학회 임원은 "2000~3000명 정도 대규모 회원이 참여하는 중대형 학회가 앞으로 서울에서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이다. 서울 내에서는 이제 코엑스 정도만 개최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주차 등 전체적인 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서울보다는 수도권 개최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송도 등 수도권 내 다른 개최 후보지를 내년부터 고려하고 있다"며 "올해는 광주와 경주에서 춘‧추계 학술대회를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