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로슈 자진취하 사실 공개…국내 시장 철수 마무리
명인제약 명도파 등으로 처방 시장 주도권 변화 본격화
장기간 파킨슨병 치료에 쓰였던 주요 오리지널 의약품인 '마도파'가 결국 국내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임상현장에서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지만 결국 시장 논리에 따른 철수를 막지 못한 것이다.
1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한국로슈의 마도파정, 마도파정125 2개 품목 자진취하 사실을 공지했다.
마도파는 1992년 국내에 처음 허가된 이후 국내 파킨슨증후군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염산벤세라짓‧레보도파 성분의 복합제다.
레보도파 제제는 도파민의 전구체로 도파민과 달리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 뇌혈관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파킨슨 치료제로 다빈도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실제로 임상현장에서는 파킨슨병 치료에 레보도파 계열인 마도파, 시네메트 등에 도파민 길항제들을 병용하는 처방 전략을 활용해왔다. 여기에 리사길린 제제를 추가로 사용해 레보도파 계열 약물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이 주된 치료 방법.
하지만 이처럼 주요 약제로 장기간 활용되던 레보도파 계열 마도파와 MSD 시네메트 등이 자진취하 과정이 마무리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미 시네메트는 지난 2021년 자취 취하되면서 국내 시장을 철수한 상태다.
임상현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약가와 복제의약품(제네릭) 등장이 국내 시장 철수의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특히 마도파의 경우 지난 2021년 명인제약 급여로 등재되면서 국내 시장에서 공급을 유지할 필요성이 더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임상현장에서는 시네메트에 이어 마도파까지 국내 철수 계획이 진행되자 적극적으로 해당 사실을 공유하는 등 능동정적으로 대처해왔다.
하지만 오리지털 품목의 국내 철수 사실을 놓고 아쉬움이 크다는 입장.
실제로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학회 임원은 A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다른 질환도 마찬가지지만 파킨슨병은 약에 대한 의존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같은 오리지널들의 철수는 환자의 약물 선택권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명인제약 등에서 제네릭을 공급한다고 하지만 분명하게 오리지널 약물에 대한 처방 선호도는 남아 있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이어 그는 "제네릭 생산은 당연한 결과인 만큼 이들 제약사를 탓할 문제는 아니지만 레보도파 계열 약물 중 오리지널이 한 개도 남아있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 환자들의 걱정이 크다"며 "이러한 부분에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로슈 마도파의 국내 철수가 확정됨에 따라 해당 처방 시장은 명인제약 명도파 등으로이동 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1년 로슈 마도파의 한 해 국내 매출액은 96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시장 철수가 본격화되면서 3분기까지 35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데 불과했다.
그 사이 명인제약 명도파는 지난해부터 본격 처방시장에 등장하면서 3분기까지 1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마도파의 시장 철수 확정에 따라 해당 시장의 주요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