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학술팀 최선 기자
이달부터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됐다. 2년 3개월만의 해제지만 실감할만한 변화는 크지 않다.
음식점이나 카페 등 실내 시설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쓰지 않은 사람보다 착용한 사람들 더 쉽게 볼 수 있다.
실제로 방역 당국이 마스크 착용 의무를 권고로 바꾼 이후에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 한국인을 두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이 이를 분석한 기사를 내놓을 정도.
외신은 생활습관 및 예의범절, 미세먼지 차단용으로 마스크가 유지된다고 해석했지만 덧붙이고 싶은 지점이 있다.
방역 당국은 해제 대상에서 의료기관, 요양시설뿐 아니라 버스, 택시, 지하철을 제외했다.
지하철 개찰구와 역사 내부에선 굳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전철을 타기 위해선 다시 마스크를 꺼내야 한다.
마스크를 준비하지 않고 전철을 탔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 굳이 마스크를 벗고, 쓰는 수고로움 대신 처음부터 마스크를 쓰고 있는 편이 사람들의 입장에선 더 효용도가 높은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매장 입구에선 마스크를 쓰고, 음료를 마시거나 식사를 할 때는 마스크를 벗는 눈가리고 아웅식 행태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수도권 거주자 대다수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이번 정책은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방역 전문가들조차 '빽빽'한 출근길 대중교통 안에서의 마스크 착용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마당에 대중교통을 제외한 것은 과연 과학방역에 근거한 것일까.
다른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데 대중교통에서 마스크를 강제하는 것은 바이러스 전파 차단에 어떤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것일까.
제도는 사람들의 행동 양식을 결정하는 주요한 동인이다.
외신들은 한국 사람들이 당분간은 마스크를 벗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스크로부터의 완전한 해방까진 적잖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