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정신질환 입원 157만명 퇴원 후 30일 자살률 비교 연구
정신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 중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이 가장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현병, 양극성정동장애(불안장애)가 뒤를 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자체 빅데이터와 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해 '정신질환 퇴원 환자의 자살률 추세'를 연구, 그 결과를 정동장애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는 심평원 심사평가연구소 채송이 주임연구원이 주도했으며 김경훈 국제정책연구부장이 교신저자다.
연구진은 2010~18년 정신질환으로 입원한 15세 이상 환자 157만명의 퇴원 후 30일 내 자살률을 비교, 분석했다. 정신질환별로 자살률을 산출해 시계열적 변화를 파악하고, 표준화 사망비를 산출해 정신질환자와 일반 인구집단 사이 자살률을 비교했다.
2018년 정신질환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 중 30일 안에 자살한 환자 수는 퇴원 환자 10만명 당 198.1명이었다. 2010년(206.6명) 이후 연간 1.2% 줄었지만 눈에띄는 변화는 아니었다.
질환별로 보면 차이가 있었다. 우울증 환자의 퇴원 후 30일 내 자살률은 퇴원 환자 10만명 당 364.4명으로 가장 높았다. 조현병(167.8명), 양극성정동장애(158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현병과 불안장애로 치료받은 환자의 퇴원 후 30일 내 자살률은 해마다 평균 각각 3.2%, 6.5%씩 감소했다.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의 자살률은 일반 인구집단 보다 확실히 많았다. 2016~18년 정신질환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후 30일 안에 자살한 환자 수는 일반 인구집단에서 자살한 사람의 66.8배 더 많았다. 연령으로 보면 20~39세 환자의 표준화 사망비는 114.9로 가장 높았고 80세 이상 환자는 27.3으로 가장 낮았다.
여성 환자의 표준화 사망비는 107.5로 남성 54보다 약 2배 높았고, 우울증 환자(122.7)가 다른 정신질환자 보다 표준화 사망비가 높았다.
김경훈 부장은 "정신질환자는 다른 환자 보다 자살률이 높고, 특히 퇴원 후 단기간에 자살 위험이 높으므로, 퇴원 후 조기에 외래 진료를 받거나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으로 관리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한 퇴원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심평원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은 "이번 연구는 심평원 빅데이터와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를 연계해서 보건학적으로 중요한 이슈인 정신질환자의 자살률을 세부적으로 비교․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약 10년 동안 조현병과 불안장애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의 30일 자살률은 유의미하게 감소했지만, 우울증과 같이 일정한 추세를 보이지 않는 정신질환자의 자살률 감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