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마감 결과, 참여 의사 부재…경영 지속성·공동개원 등 불안감 작용
협력약국 약사 9명 접수, 선정 절차 진행…"의원급 분석·계약조건 보완"
의료계 관심을 모은 제주 서귀포시 민관협력의원 공모가 유찰됐다. 서귀포시 측은 개원 현실과 민관협력의원 간 괴리감을 보완해 재공모 한다는 입장이다.
6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지난 3일 마감된 서귀포시 민관협력의원 공개모집에 지원자가 없어 유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서귀포시는 지난달 14일 민관협력의원 및 민관협력약국 온라인 사업 설명회를 갖고 운영 의사와 약사 참여를 독려한 바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민관협력의원은 지자체 예산 47억원을 투입해 지난 1월 준공했다.
민간 의사 대상 365일 진료 및 평일과 휴일 22시까지 야간진료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의료 접근성을 제고한다는 목적이다. 민관협력의원 공모 조건은 의사 2~3명 이상으로 내과와 가정의학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소 1명 이상을 내걸었다.
5년 장기임대 방식으로 협력의원 시설사용료는 1000분의 5에 해당하는 연간 867만원이고, 의료장비 등 물품대부료 평가액 6%인 연간 1518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건물과 의료장비 등 개원 투자비용을 대폭 절감한 만큼 개원의들의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3일 마감된 공모 결과, 민관협력의원 참여 의사를 찾지 못했다.
■서귀포시 보건소 유찰 원인 분석 "개원가 현실 반영해 추후 재공모"
서귀포시 보건소 측은 개원 현실과 민관협력의원 간 차이점 등을 분석한 후 재공모할 예정이다.
보건소 공무원은 "민관협력의원 문의 전화는 많았다. 의사들이 무엇을 우려하는 민관협력의원 계약 조건과 경영 방식 등을 촘촘히 들여다보고 개원 현실을 반영해 보완 하겠다"면서 "내부 분석을 거쳐 새로운 내용으로 재공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관협력약국의 경우 약사 9명이 공모에 협력의원과 차이를 보였다.
해당 공무원은 "재공모는 민관협력의원을 대상으로 하고, 민관협력약국은 선정 절차를 거쳐 개별 통보할 예정"이라며 "다만, 민관협력의원 재공모가 불가피한 만큼 협력약국 개국은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타이트한 공모 기간과 촉박한 개원 시기(3월 20일 예정) 그리고 경영 지속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박형근 교수, 첫 시도 충분한 설명 부족…의료계 "365일 야간진료 불안감 내재"
사업 자문을 맡은 제주의대 박형근 교수(의료관리학교실)는 "지자체에서 바라보는 개원과 실제 개원가 현실 사이 적잖은 차이가 있다. 처음 시도하는 민관협력의원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여유기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서귀포시에서 유찰 원인을 분석하고 보완하기로 한 만큼 논의 과정에서 개원가 현실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서귀포시에서 서두른 감이 없지 않다. 행정 부서 업무와 개원은 다르다. 365일 야간진료에 따른 경영 지속성과 공동 개원, 지자체 소속 등 의사들 불안감이 내재되어 있다. 서귀포시에서 어떤 부분을 보완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