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협과 정례적 논의 합의…중증응급·공공정책수가 불만 '고조'
대학병원 중심 정책 방향 비판…"실효성 있는 개선방안 마련해야"
지역병원계가 중증응급의료센터와 공공정책수가 등 대학병원 중심 보건정책 기조에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보건당국이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는 등 중소병원 달래기에 들어가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0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중소병원협회(회장 이성규)와 보건복지부는 최근 세종청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지역병원 활성화를 위한 협의체 구성에 잠정 합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필수의료 지원 대책에 대한 중소병원들의 반발을 의식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소병원협회는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중증응급의료센터로 명칭을 변경해 확대 지정하고, 지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기관을 경증 환자 중심으로 전환하는 정책 방향에 강한 유감을 공표한 바 있다.
뇌출혈과 심근경색 등 중증응급 환자를 중증응급의료센터, 사실상 대학병원에서 전담할 경우 지역병원 응급실 붕괴와 응급의학과 전문의 대규모 이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복지부가 2월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보고한 공공정책수가 운영방안도 불만을 가중시켰다.
복지부는 행위별 수가 보완을 위해 필수성과 공공성, 균형성을 고려해 공공정책수가 신설을 발표했다.
건강보험 새로운 보상체계인 공공정책수가는 필수의료 분야를 대상으로 수가 인상과 예산 연계, 의료서비스 질과 성과기반 보상 그리고 지역 특성과 수요 공급을 반영한 보상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문제는 공공정책수가 모형 대부분이 시설과 인력기준을 충족한 기관을 전제로 중증응급과 중증소아, 분만, 심뇌혈관, 중증진료 등 상급종합병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
수도권 종합병원 병원장은 "중증응급의료센터와 공공정책수가 모두 대학병원 일변도 정책 기조"라면서 "의료인력 쏠림과 의료 양극화를 부채질할 뿐 중소병원을 위한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중소병원들, 필수의료 대책 인력 쏠림과 의료 양극화 '부채질'
중소병원들 내부에서 지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기관 지정 반납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복지부는 간담회를 열고 진화에 나섰지만 미지근한 반응이다.
중소병원협회 임원은 "간담회에서 복지부가 중증응급의료센터 명칭과 역할을 고수했다. 지역병원에서 응급실은 경영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경증 위주의 24시간 진료센터로 전환하면 응급실을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빠른 시일 내 협의체를 구성해 정례적 만남을 통해 지역병원을 위한 개선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복지부가 중소병원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보여주기 식 협의체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중소병원협회는 의료질평가지원금 별도 평가지표 마련과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지역병원 역할 부여, 의료전달체계 개편 등을 협의체 주요 안건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